2027년의 청바지는 망가질수록 멋집니다
찢어진 청바지에 대한 추억을 갖고 있는 분이라면 반가울, 디스트로이드 진이 화려하게 귀환했습니다.

2027 봄/여름 남성복 컬렉션에 바래고, 닳고, 해진 흔적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청바지가 대거 등장했죠. 가학적인 더위에 지쳐버린 모델들에겐 숨구멍이 되어주었고요. 1990년대를 그리워하는 이들에겐 그런지의 노스탤지어를 완벽히 자극하는 장면이었죠.
이제 패션은 불완전함을 예찬합니다. 단정하고 흠 없는 생지 청바지가 남성복의 정석처럼 여겨지던 10여 년이 저물고, 낡을수록 멋져 보이기 시작한 거죠. 이 오래된 미학의 역사는 런웨이를 훨씬 앞섭니다. 청바지는 1873년 광부와 철도 노동자의 삶을 견디기 위해 탄생했죠. 고된 노동과 세탁, 반복적 착용을 통해 자연스럽게 부드러워지고, 종국에는 닳고 해져버리는 것이 하나의 서사를 이뤘고요. 오늘날 스톤 워시드 기법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각각의 마모와 탈색이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품어내는 디스트로이드 청바지는 완벽하지 않지만, 유일한 것이죠. 완벽함보다 개성이 중요한 시대에 딱이고요.
구멍 나고, 바래고, 찢어지고, 망가진 채로 입는 데님
2027년 봄/여름 런웨이 속 데님들은 자신의 결함을 자랑스럽게 드러냈습니다. 디올의 청바지는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에서 격렬한 주말을 보내고 돌아온 것 같은 인상을 풍겼죠. 구멍과 찢어진 자국, 강렬한 마모로 가득했고요. 그 결과 낭만이 살짝 서린 네오 부르주아풍 빈티지 스타일이 완성되었고요. 흐트러진 결함은 오히려 매력으로 느껴졌습니다. 루이 비통은 햇볕에 바랜 듯한 자연스러운 워싱의 스트레이트 진을 선보였습니다. 돌체앤가바나 역시 선명한 마모와 닳은 흔적으로 개성 강한 데님을 완성했죠.

Dior 2027 S/S Menswear

Dior 2027 S/S Menswear

Louis Vuitton 2027 S/S Menswear

Dolce & Gabbana 2027 S/S Menswear
이 트렌드는 오라리, 랄프 로렌를 비롯해 블루마블(Bluemarble), 에튀드(Études)의 실루엣으로도 이어졌습니다. 파우더리한 블루부터 의도적으로 망가뜨린 버전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바랜 블루의 뉘앙스를 탐구했죠. 매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청바지는 여러 계절을 통과한 듯 보일 겁니다. 재킷도 예외가 아니었죠. 끝단은 해지고, 솔기는 낡았으며, 균일하지 않은 워싱에 의도적으로 손상된 표면까지, 프라다 2026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보여준 ‘해짐의 미학’은 데님 트렌드 전체를 뒤덮은 모양새였습니다. 아미는 이를 이어 ‘오래 입은 옷’의 미학을 보여주었고요. 완벽함보다 개성을 추구하는 시대, 메가 트렌드보다 나만의 것을 아끼게 된 시대에 재해석된 데님은 어느 때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Auralee 2027 S/S Menswear

Ralph Lauren 2027 S/S Menswear

Bluemarble 2027 S/S Menswear

Études 2027 S/S Menswear

Ami Paris 2027 S/S Menswear

Dior 2027 S/S Menswear

Dior 2027 S/S Menswear

Ami Paris 2027 S/S Menswear
관련기사
-
패션 트렌드
2026년, 우리가 입게 될 청바지에 대한 모든 것
2026.01.09by 소피아, Melisa Vargas
-
패션 트렌드
물 빠진 청바지의 귀환! 2026년 살짝 바뀐 청바지 트렌드
2026.01.16by 황혜원, Alexandre Marain
-
패션 아이템
2000년대에 가장 크게 유행한 청바지가 돌아온다
2026.01.27by 안건호
-
패션 아이템
덥다고만 하지 말고, 청바지 딱 이렇게 입어보세요
2026.06.12by 하솔휘, Héloïse Salessy, Barbara Amadasi
-
패션 아이템
청바지도 두껍게 느껴지는 날엔, 얄브스름하고 예쁜 바지 2
2026.05.27by 하솔휘, Mayte Salido
추천기사
-
워치&주얼리
트렁크에서 시계까지, 루이 비통의 길 위에서
2026.06.27by 손기호
-
웰니스
'홈트'의 유혹, 집에서 필라테스 리포머를 몇 달간 사용해봤습니다
2026.06.26by 하솔휘, Kristine Thomason
-
워치&주얼리
지구의 기억을 찾아서
2026.06.27by 손은영
-
패션 아이템
올여름 가장 많이 신게 될 신발은?
2026.06.30by 소피아, Alice Cary, Minty Mellon
-
라이프
비츠×샌디 리앙, 한층 사랑스러운 헤드폰의 등장
2025.03.05by 오기쁨
-
워치&주얼리
찬란한 당신에게
2026.06.27by 신은지
인기기사
지금 인기 있는 뷰티 기사
PEOPLE NOW
지금, 보그가 주목하는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