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고받고 의식하며 비추는 2인전 4
서로 주고받고, 의식하며, 비추는 작가들의 2인전.
호의와 경계 사이
<사과와 과도>
낯선 이의 손에 사과와 과도가 들려 있다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그 사람이 낯선 이가 아니라 엄마라면 또 어떨까요? 김정아, 유창창 작가의 2인전 <사과와 과도>는 관계에 따라 심리가 변하는 미묘한 지점에 주목합니다. 김정아 작가는 천 조각과 실, 나뭇가지 등 일상에서 수집한 재료를 엮어 경계가 사라진 느슨한 구조를 만듭니다. 서로를 밀고 당기는 나뭇가지와 실, 완전히 닫히지 않은 채 열려 있는 구성은 어디까지 마음을 열고 닫을지를 고민하는 대화의 순간을 떠올리죠. 한편 유창창 작가의 작품 역시 완결된 형태로 수렴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김정아 작가의 작품과 맞닿아 있지만 방식은 다릅니다. 인물의 실루엣이 겹쳐 있거나 풍경의 단서 정도만 남은 화면 구성은 이미지가 확정되는 것을 끊임없이 유예해요. 부드러움 속에 불가해한 여백과 고요함을 머금은 채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하기보다 감각의 순간으로 붙들어두죠. 한 손에 들린 사과와 과도의 의미가 관계에 따라 달라지듯, 함께 놓인 두 작가의 작품 역시 관람객마다 다른 의미를 남길 겁니다. 전시는 3월 28일까지. 장소 눈 컨템포러리 예약 무료 관람 인스타그램 @nooncontemporary




두 작가의 실뜨기
<What happens in Between>
이연진, 조성재 작가는 ‘실뜨기 놀이’를 하듯이 협업한 작품을 선보입니다. 두 작가는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어떤 모양을 만들지 미리 약속하거나 대화를 나누지 않았습니다. 대신 어릴 적 즐긴 ‘실뜨기 놀이’를 하듯이 한 사람이 만든 작업을 상대에게 넘기면 받은 사람이 그 위에 다시 자기 방식으로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반복했죠. 이들이 이렇게 파격적인 방식을 택한 이유는 ‘자신을 가두는 통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다고 해요. 작가로서 자기 검열이나 과도한 계획을 내려놓으려고 일부러 타인의 개입을 끌어들였죠. 그림의 존재 방식을 고찰하는 이연진과 회화 구성 구조에 집중하는 조성재는 서로 다른 방법론을 가졌는데도 상대에게 다음 전개를 온전히 내맡기는 ‘통제의 유보’를 통해 미묘한 긴장과 조형적 에너지를 가감 없이 드러냅니다. 서로의 본질을 알아가는 것이 대화의 목적이라고 한다면, 침묵도 때론 좋은 방법이 됩니다. 전시는 3월 14일까지. 장소 케이스 서울 예약 무료 관람 인스타그램 @case_seoul



서로를 비추고 기대는 작가들
<리바이어던의 톱밥들>
3월 9일까지 열리는 최규범, 최휘소 작가의 2인전 <리바이어던의 톱밥들>은 성서 속 괴물이자 국가의 강력한 힘을 상징하는 ‘리바이어던’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톱밥’ 같은 존재에 주목합니다. 두 작가는 한국 사회의 남성이라면 대부분 겪는 ‘병역’이라는 경험이 개인의 현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하죠. 최휘소 작가는 최규범 작가의 병역법 위반 소송과 부친의 부상 사건을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재구성해 제도가 남긴 흔적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응답하듯 최규범 작가는 목재와 레진 등을 결합한 조각 작업을 선보이죠. 상처를 봉합하려는 의지를 담은 ‘패치’ 연작과 총을 쌓아둔 듯 아슬아슬하게 서로에게 기댄 나무 막대기들 ‘Stack Arms’는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도 현재를 붙들려는 연약한 인간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단순한 병치를 넘어 서로의 경험을 거울처럼 비추는 두 작가의 작품은 전시장 바닥에 흩어진 톱밥처럼 미미한 존재일지라도 거대한 힘 앞에서 어떻게 현재를 감당하며 살아갈 수 있는지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장소 양자 예약 무료 관람 인스타그램 @yangja.space



문장이 되기 전에 <조용한 단어>
페이지룸8의 기획 프로젝트 ‘조각가의 드로잉’의 두 번째 전시 <조용한 단어>에서는 입체와 설치를 다루는 두 작가의 독특한 조형 감각을 조명합니다. 정윤주, 정재열 작가는 지난여름 전시를 준비하며 ‘언어’나 ‘편지’ 같은 단어를 나눴고, 두 사람은 이를 각자의 조형 언어로 해석했죠. 언어의 시각화에 골몰한 정윤주 작가는 사전의 얇은 종이를 떠올렸습니다. 그녀는 이차원에 가까워 보이는 종이가 쌓였을 때 삼차원적 존재감을 드러난다는 것에 착안해 종이의 지층 사이에 막스 피카르트가 쓴 철학 산문집 <침묵의 세계>의 문장을 담아 언어의 차원 이동을 시도했어요. 한편 정재열 작가는 언어로 미처 담지 못한 마음을 담아냅니다. 문장이 되지 못한 단어는 그의 작품 속에 ‘점’으로 존재하고 이 점이 이어져 어떤 형태를 이루거나 선율을 품은 오르골 요철을 연상시킵니다. 각자의 단어가 만나 한 편의 시가 된 전시 <조용한 단어>는 4월 4일까지. 장소 페이지룸8 예약 무료 관람 인스타그램 @pageroom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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