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잘 입는 사람은 청바지로도 이런 멋을 냅니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캐롤린 베셋 케네디. 캘빈 클라인 전성기 홍보팀에서 급속 승진하며 뉴욕 패션계의 중요한 인사로 자리 잡았고, 존 F. 케네디 주니어와 결혼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죠. 그리고 1999년, 남편과 경비행기 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며 많은 이들에게 슬픔과 그리움을 남겼습니다. 지금까지 계속 회자되는 이유는 미처 작별 인사를 하지 못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생전 캐롤린의 미니멀 스타일이 계속 참고하게 되는 일종의 공식처럼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캐롤린의 룩을 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어쩌다 아카이브 팬 계정이 인스타그램 피드에 뜬 날에는 한 가지 룩만 보고 지나갈 수 없죠. 다른 룩까지 다 보고서야 나옵니다. 예전에 봤던 걸지라도요. 그 매력은 ‘따라 입고 싶다’라는 마음을 정확히 건드립니다. 난도가 너무 낮거나 높으면 따라 입고 싶은 마음이 안 들죠. 그런데 캐롤린의 룩은 겉보기에 따라 하기 쉽게 느껴지더라도, 막상 입어보면 왜 다른지 고민하게 만드는 절묘한 지점에 있거든요.

청바지를 입을 때도 기가 막힌 힘 조절을 보여줍니다. 잘 입은 룩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엉킨 끈 풀듯이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중심축은 카펜터 청바지와 플립플롭입니다. 카펜터 청바지는 목수의 작업복에서 출발한 아이템이라 디테일이 투박하고 실루엣이 묵직합니다. 이걸 그대로 두면 스타일이 거칠어지기 쉽죠. 그래서 플립플롭을 선택했습니다. 두꺼운 워커나 부츠를 신었다면 카펜터 팬츠의 투박한 면이 더 부각됐을 겁니다. 반대로 가느다란 플립플롭은 무게를 확 빼면서 전체 실루엣을 가볍게 환기합니다. 그러면서도 측면에 달린 ‘해머 루프’가 포인트로 기능합니다.
여기에 상의는 몸에 너무 붙지도, 크지도 않게 딱 떨어지는 검정 스웨터를 입었습니다. 상의가 헐렁하면 하체의 볼륨과 겹쳐 전체가 둔해지고, 반대로 너무 타이트하면 청바지의 여유로운 느낌이 깨지거든요. 이 중간 지점이 전체 실루엣을 가장 또렷하게 정리해줍니다. 여기에 에르메스의 백을 들었습니다. 사이즈가 큰 덕에 여유로움과 포인트를 동시에 수행합니다.
머리는 단정하게 쫙 올려 묶었습니다. 옷이 전반적으로 힘을 뺀 상태이기 때문에 얼굴과 헤어에서만큼은 정돈된 인상을 만들어준 거죠. 여기에 얇은 선글라스, 블랙 레더 시계, 그리고 레드 페디큐어까지 더해집니다. 이 디테일은 전부 작지만 명확한 포인트가 됩니다.
드라마 <러브 스토리: 존 F. 케네디 주니어 & 캐롤린 베셋> 촬영 중 캐롤린 베셋 케네디 역을 맡은 배우 사라 피전은 이 룩을 꽤 충실하게 재현했습니다. 레드 페디큐어까지 그대로 더해 디테일을 살렸고, 여기에 티셔츠 길이를 살짝 줄여 움직일 때 배가 드러나는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조금 더 요즘 스타일에 맞게끔 변형한 거죠. 노출을 과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방식이라 훨씬 경쾌해 보입니다.

이번 봄에는 최대한 가느다란 플립플롭을 하나 준비해보세요. 여유로운 카펜터 진에 툭 신고, 편하게 입고 나온 척하는 겁니다. 막상 따라 해보면 알게 됩니다. 완벽하게 계산한 룩이라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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