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아이템

집에서 입던 잠옷 바지의 발칙한 반란

2026.05.15

집에서 입던 잠옷 바지의 발칙한 반란

헐렁이는 리듬에 몸을 맡긴 채 뻔뻔하게 걸어 나갈 준비 됐나요?

@jules.jacobson

@hannahallen00

모두가 칼같은 테일러링이나 트렌디한 실루엣을 강요할 때, 우리는 가장 사적인 영역에서만 허락되던 느슨함을 갈망하곤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침대 위에서만 입던 파자마가 덥석 거리로 나왔습니다. 돌체앤가바나와 프라다, 얼마 전 열린 디올 크루즈 쇼에서도 파자마 무드가 은근한 화려함을 입고 등장했는데요. 지금 거리에서는 진짜 잠옷이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날것’ 같은 스타일이 당당하게 활보하고 있죠. 이 발칙한 팬츠와 쇼츠가 도심 속 긴장을 무장 해제시키는 기막힌 수법을 지금부터 알아봅니다.

@ashleymariedickerson

@yuliiaryzhkova

파자마 룩의 묘미는 정체 모를 너그러움에 있습니다. 남자 친구 옷장에서 훔쳐온 듯한 오버사이즈 셔츠를 대충 걸치거나, 늘 입던 목이 늘어난 스웨트셔츠를 매치해도 괜찮으니까요. 어딘가 날 선 듯한 룩 사이에서 파자마 특유의 헐렁하고 구겨진 실루엣이 주는 2%의 부족함은 어떤 아이템보다 훨씬 더 여유 있는 사람처럼 보이게 만드는 마력을 지녔죠.

@i_laryskoo

@kristiana__________

@morozova_nastyaa

재미있는 건 이 발칙한 파자마 팬츠가 티셔츠 같은 편안한 캐주얼 아이템을 넘어 드레시한 영역까지 자유자재로 넘나든다는 점입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맞춘 파자마 셋업은 이제 침실이 아니라 가장 트렌디한 카페나 파티에서도 어색하지 않은 ‘뉴 포멀’이 됐으니까요. 때론 파자마의 실크나 부드러운 코튼 소재가 훨씬 더 세련된 아우라를 뿜어내기도 하고요.

@aime_bakewell

@pilarlamela

이제 격식을 차린 드레스보다 대충 신은 플립플롭과 파자마 팬츠 조합이 훨씬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결국 이 발칙한 팬츠가 우리에게 권하는 건 고도의 심리전이 아닐까 싶은데요. 가장 사적인 옷을 가장 공적인 장소에 툭 던져놓았을 때 발생하는 묘한 이질감을 마음껏 즐기라는 거죠. 타인의 시선일랑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한 무심한 제스처로 규칙을 깨는 것만큼 짜릿한 스타일링은 없으니까요.

소피아

소피아

프리랜스 에디터

컨트리뷰팅 에디터입니다. 패션 매거진 <더블유>, <하퍼스 바자>, <엘르>에서 근무했으며, 패션 하우스 홍보 담당과 비주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거쳐 17년 이상 패션 기사를 집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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