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로랑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토니 바카렐로는 2026 여성 겨울 컬렉션을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의 미학적 감각과 문화 예술적 교차점을 탐구한다. 이번 컬렉션은 영화적 서사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생 로랑은 영화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표현해왔다. 그는 부르주아적 삶의 정적과 도시가 지닌 취약함 사이를 오가는 이야기를 이번 컬렉션을 통해 풀어냈다. 실리콘 코팅을 입힌 시어 레이스 소재와 여유로운 실루엣의 시어링 아우터가 만나 완성한 영화적 순간에 '보그' 7월호 커버의 주인공 ‘로제(Rosé)’가 함께했다.
생 로랑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토니 바카렐로는 2026 여성 겨울 컬렉션을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의 미학적 감각과 문화 예술적 교차점을 탐구한다. 이번 컬렉션은 영화적 서사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생 로랑은 영화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표현해왔다. 그는 부르주아적 삶의 정적과 도시가 지닌 취약함 사이를 오가는 이야기를 이번 컬렉션을 통해 풀어냈다. 실리콘 코팅을 입힌 시어 레이스 소재와 여유로운 실루엣의 시어링 아우터가 만나 완성한 영화적 순간에 '보그' 7월호 커버의 주인공 ‘로제(Rosé)’가 함께했다.
생 로랑은 2026 여성 겨울 컬렉션에서 하우스의 가장 근본적인 요소에 집중한다. 안토니 바카렐로는 구조와 형태에 중점을 두고 과거의 미학을 환기하며, 건축적 실루엣을 제안한다. 이 요소는 끝없이 반복되며, 생 로랑이 지닌 의미와 상징, 그리고 그가 이끄는 오늘의 생 로랑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보여주며 하우스의 언어를 정의한다. 테일러링은 이번 컬렉션의 핵심이다. 안토니 바카렐로는 1966년 탄생한 ‘르 스모킹(Le Smoking)’을 뚜렷한 어깨 라인과 날렵한 허리선으로 새롭게 해석하며 성별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든다. 그의 ‘르 스모킹’은 밤의 우아함을 새롭게 부각시킨다.
“예전에는 생 로랑의 옷이 멋있으니까 저 또한 그 강렬함, 멋짐을 표현하기 위해 힘을 줬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안토니 바카렐로가 디자인한 옷을 입으면서 정답은 옷이 주는 기운에 집중해 힘을 빼는 거더라고요. 이번에도 그냥 믿고 가는 게 맞다는 걸 느꼈어요. 또 어쩌면 이전까지 제가 어렸기 때문에 힘을 줘야 했다면, 성숙해지는 만큼 힘을 빼도 되지 않나 싶어요.”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에 위치한 ‘골드스타인 하우스(Goldstein House)’에서 만난 로제. 1년 만에 '보그'와 다시 만난 로제는 한층 더 성숙한 모습으로 뷰파인더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찔한 실루엣의 ‘이디아(Edia)’ 펌프스.
안토니 바카렐로는 시어링 소재와 패딩을 결합해 과감한 실루엣과 낯선 분위기를 연출했다.
풍성한 시어링 아우터와 실리콘 코팅 시어 레이스 스커트, 가죽 벨트에서 느껴지는 촉각적 충돌.
어둠이 내려앉은 골드스타인 하우스의 모습.
매끈한 가죽과 카산드라 로고가 어우러진 ‘니키’ 스트랩 백.
안토니 바카렐로는 이번 컬렉션에서 레이스를 실리콘으로 코팅해 좀 더 단단한 형태감을 부여한 룩을 선보였다. 생 로랑 특유의 이국적인 컬러를 지닌 재킷이나 스커트, 드레스로 표현해 매혹적인 룩을 완성했다.
긴 앞코가 돋보이는 ‘이디아’ 펌프스는 안토니 바카렐로식 관능을 드러낸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제자이자 콘크리트와 기하학적 구조의 대가인 건축가 존 로트너가 1960년대에 지은 골드스타인 하우스는 기둥 없이 공중에 떠 있는 삼각형 콘크리트 지붕이 거실을 덮고 있다. ‘동굴’처럼 지어진 이곳과 생 로랑 2026 여성 겨울 컬렉션, 로제가 완벽하게 어우러진 모습.
“생 로랑에는 여전히 저를 조금 괴롭히는 과거가 남아 있죠. 이 하우스의 역사와 연결되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저는 늘 그런 향수를 뛰어넘어 현대적인 감각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합니다.” 안토니 바카렐로는 올해 60주년을 맞은 ‘르 스모킹’을 길쭉한 실루엣과 깊이 파인 네크라인으로 재해석했다. 최소한의 안감을 사용한 핀스트라이프 원단의 ‘르 스모킹’ 수트가 유연하게 몸을 감싼다.
다홍빛이 매력적인 ‘시빌(Sibyl)’ 펌프스. 의상과 액세서리는 생 로랑 바이 안토니 바카렐로(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지금 로제는 어디쯤 있을까 짐짓 궁금해하며 영상통화를 시도했다. 도시도 시차도 중요치 않았다. 화면 너머의 생기 넘치는 로제는 존재만으로도 자유롭고 선명했다.
솔로 첫 정규 앨범 발매, 월드 투어, 시상식까지, 지난 1년여간 정말 많은 일이 있었죠. 뜨거운 밤이 지나고 조금 호흡을 고른 지금, 지난 시간을 어떻게 회상하나요?
너무 많은 일이 있었던 터라 한마디, 하나의 단어로 정리하기 어려워요. 바쁜 거야 금세 익숙해졌지만, 제 삶이 매주 색깔이 바뀌는 무지개 같았거든요. <rosie> 앨범이 나온 이후 삶의 변화도 컸고요. 솔로 활동 이후 블랙핑크 컴백이랑 투어가 이어졌는데 아주 큰 행운 같더군요. 블랙핑크 안에서 나의 캐릭터가 무엇인지, 멤버들과 만났을 때 어떻게 긍정적으로 피어날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증폭시키는 시간이었거든요. 어려서부터 트레이닝을 받았고 열심히 활동하면서 블랙핑크 ‘로제’에 대해 명확히 알고 있었지만, 솔로 활동을 한 이후 더 정확히 알게 된 것 같아요. 투어가 끝난 뒤에는 저만의 시간을 가지며 ‘지금의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꾸준히 고민하고 있어요. 데뷔하고 그룹 활동을 하던 시절, 2년 전 솔로 앨범 작업할 때와 지금의 저는 다르니까요. 아직 20대라서 그럴까요? 여전히 저를 알아가는 중인 듯해요.(웃음)
저마다 활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멤버들과 다시 만나 무대에 올랐죠. 어땠나요?
컴백을 준비하는 동안에는 오랜만에 함께 무대에 섰기에 걱정이 많았어요. 하지만 합을 맞춰보니 확실히 느껴졌죠. 무대를 함께 해온 10년 가까운 시간이 어디 가지 않은 채, 우리 안에 쌓여 있다는 걸요. 처음 느낀 감정이었어요. 이전에는 경험을 넓히고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그렇게 쌓은 것들이 약이 된다는 걸 알게 된 듯해요. 이번 투어의 에너지가 무척 단단했다고 말하는 지인들도 있었고요. 우리가 그만큼 성장했구나 싶었죠. 컴백 직전까지 이어진 각자의 시간도 도움이 되었고요. 자신에 대해 많이 연구하고 배운 뒤라 개개인의 단단함이 모여 합을 이룬 느낌이었어요.
팬들 역시 동일한 감정을 느낀 듯해요. 블랙핑크만의 단단한 시너지가 증폭된 무대였죠. 투어 이후에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새 앨범을 준비하면서 제가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떤 사람인지 연구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어요.
인스타그램 피드로 짐작하기엔 평화로운 시간 속에서 사색을 즐기고 있을 것 같았어요.
오히려 반대죠.(웃음) 앨범을 준비하며 여러 일정을 감당하느라 바쁜 나날이에요. 또 저는 앞만 보고 달리는 편이어서 지난 시간을 잘 돌아보지 않거든요. 그래도 팬들이 제 소식을 궁금해할 테니 사진첩을 자주 들여다보며 SNS 피드를 올리곤 하죠. 정신없이 사는 동안에는 몰랐는데, 사진첩을 되돌아보면서 내가 이런 좋은 시간, 경험을 누렸구나 하고 깨닫곤 하죠. 매 순간 제 삶을 명확히 인식하고 싶은데, 아직은 저라는 사람을 이해하기도 바쁜 듯해요. 내가 좋아하는 일과 책임져야 할 것들을 동시에 잘 챙기며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아직 연구하고 있어요.
요즘 취미나 휴식 방식에도 변화가 있나요?
저는 잘 쉬지 못하는 사람이에요. 일이 너무 좋았고 그런 생활에 익숙해져서 휴식이나 취미를 친밀하게 받아들이지 못했거든요. 근데 요즘 많이 친해지고 있어요.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쉼도 필요하더군요. 체력도 시간도 유한하니까요. 오래도록 건강하게 나를 해치지 않으면서 일하고 쉬는 법을 배우게 돼요. 이전에는 힘들고 피곤해도 일에 매진했는데, 이제는 몸이 쉬어야 한다고 할 때 그 신호를 받아들이려고 하죠. 그걸 배워가는 과정이 재밌어요.
그런 의미에서 화려하지만 연약한 생 로랑 2026 여성 겨울 컬렉션을 화보를 통해 멋지게 풀어냈더군요. 강인함과 연약함을 모두 품고 있달까요.
컬렉션이 정말 멋있어요. 생 로랑과 함께하면서 패션이 애티튜드를 만들어준다는 걸 많이 배우게 돼요. 이번 컬렉션도 생 로랑의 아이코닉한 스테이트먼트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 같아요.
<보그> 화보 속에서 로제만이 표현하고 싶었던 지점이 있다면요?
이전에는 생 로랑의 옷이 워낙 멋있으니까 저 또한 그 강렬함, 멋짐을 표현하기 위해 힘을 주곤 했어요. 그런데 안토니 바카렐로가 디자인한 옷을 입으면서 느낀 것은 옷이 주는 기운에 집중해 힘을 빼야 한다는 거예요. 이번에도 그냥 믿고 가는 게 맞다는 걸 느꼈어요. 이전까지는 어렸기 때문에 힘을 줘야 했다면, 성숙해진 만큼 힘을 빼도 되지 않나 싶어요. 또 안토니의 디자인엔 늘 스토리텔링이 있잖아요. 처음엔 옷에 담긴 이야기, 디렉션이 이따금 어렵게 느껴졌는데 삶의 경험이 쌓이며 그의 디자인에 어떤 에너지가 담겨 있는지를 이해하게 돼요.
이번 컬렉션의 중심엔 생 로랑의 여성 턱시도 ‘르 스모킹’이 있어요. 60년 전 이브 생 로랑은 ‘르 스모킹’을 통해 당시의 성별 규범을 해체했죠. 로제의 지난 시간 속에도 그런 해방을 선사하는 ‘르 스모킹’적인 순간이 있었나요?
요즘 그런 순간을 자주 맞이해요. 늘 제 생각을 믿고 따르는 것이 숙제였죠. ‘내 생각이 맞나’ 의심이 들곤 했고요. 그런데 최근에 누군가 제게 이런 말을 해줬어요. 스스로 확신이 서지 않을 때, 우선 믿고 행동하다 보면 그렇게 된다고요. 그래서 스튜디오에서 앨범 작업을 할 때도 그렇게 해봐요. 대중 앞에 내놓을 음악, 앨범이기에 생각이 많아지는데, 먼저 내가 느끼는 감정, 생각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기 위해 집중하려고 해요. 저도 대중의 일원이니까, 제가 무언가를 충실히 이해하고 표현할 때, 다른 사람도 쉽게 공감할 수 있을 테죠. 또 그만큼 요즘 타인의 취향을 존중하고 같이 즐기는 습관을 들이고 있어요. 신기하게도 그 속에서 해방의 즐거움을 느껴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보편적이잖아요. 또 지각을 통해 세계를 탐구한다는 모리스 메를로 퐁티(Maurice Merleau-Ponty)의 현상학도 생각나고요. 자신의 내면을 깊이 이해하는 로제만의 방법이 있을까요?
도리어 생각을 덜어내는 게 커요. 제 자신에게 엄격한 스타일이라 한 가지 선택을 할 때, 열 가지 생각, 판단, 이유가 꼬리를 물고 따라와요. 그럴 때 그 생각을 따라갈 것이 아니라,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 친절하게 들어보는 거예요.
무척 공감해요. 타인에게는 친절하면서 자신에게는 불친절해지는 순간이 많죠.
맞아요. 다른 사람 얘기는 잘 들어주면서, ‘나 자신한테는 왜 이렇게 야박할까’ 싶을 때도 있죠. 자신을 따뜻하게 품고, 인정해줘야지 싶어요. ‘내가 좋아하는데 뭐’ ‘나도 서운할 수도 있지’ 하면서 스스로 저의 취향이나 감정에 공감하려고 하죠.
그만큼 로제만의 진솔한 마음이 담긴 노래를 선보여왔어요. 사담이지만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number one girl’이에요. 화려한 무대 위 로제에게도 씁쓸한 새벽이 있다는 걸 느꼈죠. 그 자체로 위로가 됐어요.
저는 ‘커넥션’을 중요하게 여기는 편이에요. 준비하고 계획된 것들을 보여줘야 하는 제 일의 특성상 연결이 빠지기 쉽더군요. 그걸 깨고 싶었어요. 그러다 보니 ‘어떤 음악을 만들고 싶은가’ 생각할 때면 늘 ‘날것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그러려면 제 자신부터 잘 알아야 했죠. 제 자신을 연구하는 게 가장 어렵고 가혹하다고 느낄 때도 있지만, 그걸 깨닫고 다시 음악에 담아낼 때 제 몫을 다 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솔직한 자기 고백 속에서 리스너와 연결될 수 있을까요? 글을 쓰고 인터뷰를 하는 제가 기사 너머의 누군가와 연결된다면 무엇이 필요할지 조언을 구하고 싶은 순간이에요.
정해진 건 아니라고 봐요. 가끔은 솔직한 게 맞지만, 솔직함에 너무 얽매일 때면 더 솔직하지 못할 때도 있으니까요. 제 자신도, 제가 원하는 것도 늘 조금씩 바뀌잖아요. 쉽지 않지만, 그 자체에 솔직한 것도 중요하다고 봐요.
반년을 깨달음 속에서 보낸 듯해요. 하반기는 어떻게 보내고 싶나요?
여행을 다니며 쉬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할 일도 많아요. 그 안에서 적절한 쉼을 챙기며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하루이틀의 작은 휴식 속에서 소소한 행복, 감사를 느껴요. 잠깐의 쉼 속에서 작은 것들을 계속 발견하다 보면 저라는 사람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고 배워가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요.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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