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고 쉬머한 메탈릭

‘메탈릭’ 하면 흔히 강렬하고 차가운 미래적인 느낌을 연상하지만 이번 시즌은 그렇지 않다. 과도한 반짝임보다는 은은하게 반짝이는 따뜻하고 시머한 메탈릭이 대세다.

의상은 구찌,반지는 카스틸리오니 at 반자크.

“이번 시즌 눈에는 메탈릭!” 메이크업 아티스트 톰 페슈의 외침을 귀담아 들으라. 특히 크롬, 브론즈, 알루미늄 등 금속을 녹여 바른 듯한 메탈릭 아이 메이크업은 그야말로 2013 F/W 백스테이지의 대세다. 아크네 쇼에서는 알루미늄을 녹인 듯한 실버 크림 섀도로 눈가를 메웠고, 아미나카 윌몬트 쇼에서는 암회색과 실버 글리터, 눈앞머리를 장식한 메탈 비주로 강렬한 전사 이미지를 연출했다. 존 갈리아노 쇼를 담당했던 팻 맥그래스의 선택 또한 암회색과 실버 메탈릭이었다. “암회색을 눈두덩 전체에 그래픽적으로 발라준 후 실버 컬러를 더해 산뜻한 느낌을 연출했습니다.” 반면 디올 쇼에서는 한층 우아한 방식으로 실버 메탈릭이 등장했다. 아이홀 윗부분과 쌍꺼풀 라인을 따라 날렵한 아이라인을 표현한 것. 또 피터 필립스는 샤넬 쇼에서 포일 조각 같은 피그먼트를 쌍꺼풀 라인과 속눈썹 위에 붙여 화사하게 반짝이는 메탈릭 메이크업을 선보였다. 그렇지만 역시 메탈릭 컬러의 대표주자는 강렬한 스모키 메이크업! 지안프랑코 페레 쇼에서는 브라운 브론즈 컬러, 구찌 쇼에서는 골든 퍼플 컬러, 저스트 카발리 쇼에서는 암회색, 도나카란 쇼에서는 다크 그레이와 실버를 매치해 강렬하고 묵직한 광채를 지닌 스모키 메이크업을 연출했다. 타쿤과 마이클 반 더 햄 쇼에서는 여기에 글리터와 글로시함을 더해 한층 화려함을 강조했는데, 타쿤 쇼에서는 짙은 미드나잇 블루 섀도 위에 골드 글리터를 뿌려 밤하늘 은하수 같은 아이 메이크업을 완성했고, 마이클 반 더 햄 쇼에서는 글로시한 블랙 컬러로 아이홀을 가득 메운 후 눈앞머리를 중심으로 아이홀 테두리를 메탈릭 실버로 그려 넣어 강렬한 인상을 연출했다.

그렇다면 리얼리티에서 이 메탈릭 아이 메이크업를 즐기려면? 맥의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 변명숙 팀장에게 그 노하우를 물었다. “펄을 쏟아 부은 느낌이 아닌, 자연스럽게 메탈릭한 아이 메이크업을 위해서는 먼저 글리터가 함유된 크림 타입 섀도를 준비하세요. 베이스로 눈두덩에 발라주고 메탈릭한 질감의 프레스드 섀도를 스패츌러나 면봉으로 긁어낸 후 손으로 얹어주듯 발라주면 은은하지만 강렬한 아이 메이크업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좀더 강렬한 느낌을 연출하고 싶다면, 펄이 함유된 리퀴드 타입 라이너로 눈앞머리나 눈꼬리에 라인을 그려 포인트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메탈릭 섀도의 대표적인 제품은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아이즈 투 킬’. 마치 화석층 단면을 으깨 놓은 듯 골드, 브론즈, 블랙, 크롬, 다크 그레이 등 다양한 색상이 섞여 멋스러운 멜팅 메탈릭 컬러를 연출할 수 있다. 또 은은한 골든 브론즈 컬러가 필요하다면 나스의 ‘크림 섀도우 골드리프’를, 초록빛이 감도는 은회색은 바비 브라운의 ‘크림 아이섀도우’ 35번 크림 크롬을, 카키빛 브론즈 컬러를 원한다면 시세이도 ‘크리미 크림팟’ 42호 카키 크림을 추천한다.

특히 금속을 녹인 듯한 메탈릭한 윤기와 광채를 내기 위한 노하우는 아이섀도나 피그먼트를 물에 녹여 사용하는 것. “축축한 브러시로 실버, 브론즈 등의 섀도를 물에 녹이세요. 그리고 물이 묻은 손가락으로 눈두덩에 펴바르는 거죠.” 맥 ‘벨룩스 펄퓨전 섀도우’, 디올 ‘5꿀뢰르 미스틱 메탈릭’ 384호, 랑콤 ‘이프노즈 스타 아이즈’ ST2, 바이 테리 ‘실키 아이섀도우’ 등은 모두 물에 묻히면 메탈릭한 광택을, 마른 채 사용하면 부드럽게 빛나는 시어한 메탈릭 아이 메이크업을 연출할 수 있는 스마트한 아이템들이다.

물 대신 글로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1930년대의 꿈꾸는 듯, 약간 젖은 듯한 눈매를 완성하고 싶었습니다.” 빕후 모하파트라 쇼를 담당했던 메이크업 아티스트 샬롯 틸버리는 메이블린 ‘크림 컬러즈’ 브론즈 아이섀도를 사용한 후, 그 위에 깨끗한 글로스를 발라 몽환적이면서도 지금이라도 당장 브론즈가 흘러내릴 듯 반짝이는 아이 메이크업을 연출했다.


1 시세이도 ‘쉬머링 크림아이컬러’ BR709. 2·6 조르지오아르마니 ‘아이즈 투 킬’ 6호.3 바비 브라운 ‘메탈릭 롱웨어크림 섀도우 안티크 골드’.4 메이블린 ‘컬러타투 바이아이스튜디오’ 15호. 5 디올‘5 꿀뢰르 미스틱 메탈릭’. 7 맥‘벨룩스 펄퓨전 섀도우’ 384호.

이런 강렬한 메탈릭 메이크업이 부담스럽다면? 이런 사람들은 데릭 램 쇼를 주목하자. 쇼를 담당했던 톰 페슈는 새틴처럼 매끈한 피부를 연출하고, 눈두덩 중앙에 메탈릭 시머효과로 하이라이트 효과를 줬다. 이같이 파스텔 컬러에 반짝임을 입힌 듯 산뜻한 터치의 메탈릭 아이 메이크업은 메탈릭 아이섀도, 아이라이너로 간단하게 연출할 수 있고, 파티가 아닌, 출근하는 날도 가능하니 초보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라코스테, 르웬 스캇,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 쇼 백스테이지 메이크업을 참고하시라!). 오스만 쇼를 담당했던 리사 엘드리지는 좀더 재미있는 제안을 덧붙였다. “눈꺼풀에 액상 실버를, 언더라인에는 로즈 골드를 발라주고 블랙 마스카라를 바릅니다. 그리고 입술에도 로즈 골드와 실버로 하이라이트를 줍니다.” 말하자면 투톤으로 메탈릭 메이크업을 즐기라는 것. 다만, 투톤 메탈릭 메이크업을 연출할 때는 차가운 톤과 따뜻한 톤을 적절히 섞어주는 것이 포인트. 메탈릭 컬러의 기본인 실버와 브론즈 골드에 와인, 바이올렛, 카키, 네이비 등을 믹스하면 우아하고 매혹적인 느낌을 살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현아 실장의 조언을 새겨듣자. “메탈릭 메이크업을 할 때 피부 표현은 잡티만 살짝 커버한 새미 매트 베이스가 잘 어울립니다. 그래야 적당한 정도로 눈가의 반짝임이 부각될 수 있거든요. 여기에 이번 시즌 또 하나의 빅 트렌드인 검붉은 입술을 매치하거나 반대로 파운데이션으로 눌러준 듯 창백한 누드 립을 매치하면 올가을 최고의 메이크업 퀸이 될 수 있죠. 물론 마무리는 메탈릭한 네일 컬러를 선택하는 센스도 잊지 마세요!”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점은 메탈릭 메이크업은 어정쩡하면 오히려 어색하다는 것. 아주 투명하게 사용하거나 아예 광택과 발색을 살려 강렬하게 표현하는 것이 멋지다. 노하우는 모두 전수받았다. 이제 당신에게 필요한 건, 메탈릭이란 새로운 유행에 도전하는 용기와 자신감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