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가장 멋진 비율, ‘미디’

머리부터 발끝까지, 올봄 가장 폼 나는 비율을 찾는다면?
적어도 이번 시즌만큼은 모든 것을 ‘미디’ 길이에 맞춰야 한다.



휙휙 소리가 나고, 부드럽게 퍼지고, 둥둥 떠 있다. 그건 당신이 걸을 때 옷감이 종아리를 스치며 흘러내리는 방식이다. 자리에 앉을 때 무릎 위에서 나는 ‘쉭’ 하는 소리가 어느 한순간 사람들의 시선을 당신 발목에 집중시킨다. 나는 미디 길이 스커트를 입을 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에 대해 생각하며, 그것이 이번 시즌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유들을 꼽아보려 한다. 이 스커트의 수직 상승세는 뉴욕에서 시작된 봄 컬렉션 기간 동안 그 자체로 굉장한 볼거리였다. 거리를 지배하는 새로운 길이의 다양한 스커트들(무릎 아래 3인치부터 복사뼈 바로 위에서 멈춘 길이까지)!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짧은 드레스와 마이크로 쇼츠는 한물갔다. 비틀거리는 힐도 마찬가지. 심지어 머리 길이(긴 머리, 붙임 머리, 지저분한 볼륨)까지도 짧아지는 추세다. 일련의 변화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을 바꿀 만큼 강력한 스커트 길이 때문이다. 늘 앞서가는 야스민 스웰(아래로 확 내려온 헴라인의 선구자 중 한 사람)은 봄 컬렉션을 참관하기 위해 긴 라인의 드레스와 스커트들을 챙겼다. 그녀는 지금이야말로 대안적인 방식을 시도하기에 적절한 때라고 느낀다. “최근까지 모든 것들은 노출된 다리와 오버사이즈 톱에 관한 거였죠. 하지만 저는 길어진 길이가 제 몸을 더 길어 보이게 한다는 사실이 좋습니다. 아주 세련된 느낌이 드니까요.” 역시 여러 사진에 찍힌 케이트 폴리는 편안함을 우선으로 꼽는다. “스웨트 팬츠를 입은 기분이에요. 아주 편안하면서도 단정치 못하다거나 너무 간소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죠. 연장된 길이는 노출하거나 체형을 드러내지 않고도 아주 여성스러운 느낌이 들게 합니다.”

왜 갑자기 절충적인 길이로 옮겨가게 됐을까? 그것은 아주 신선하다. 70년대 이후 이런 패션을 만나는 건 실로 오랜만이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어떤 것도 똑같은 방식으로 재등장하지는 않는다. 나는 패션 과학자라면 왜 여성들이 어느 한 스타일을 몰아내고 정반대의 것을 추구하는지 설명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늘 생각해왔다. 전체적인 과정은 이제 우리가 꽤 정확하게 그 시기를 예측할 수 있는 일정한 행사가 됐다. 어떤 강렬하고 감정적으로 저항할 수 없는 뭔가가 등장하는 시기는 늘 10년 주기의 중간이다. 그래서 우리는 준비가 됐다고 느낀다. 하지만 무엇에 대한 준비인가?

나는 그것이 우아함, 품위, 그리고 여성스러움의 현대화된 재정의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그건 지금까지 지배적이었던 만화적 극단들에 대한 반대급부적 단어들이다. 프로엔자 스쿨러의 라자로 헤르난데즈는 뉴욕 스타일을 관찰한 후 자신과 잭 맥콜로가 ‘무게중심의 변화’를 지향해야 한다고 느꼈다. 그것은 그들의 쇼 마지막 부분에 등장한 메탈릭한 줄무늬의 긴 주름 스커트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밤에 미트패킹 지역에서 타이트한 드레스와 힐을 신고 돌아다니는 많은 여성들을 마주치곤 하는데 아주 불편해 보여요”라고 그는 말한다. “그러다 긴 스커트에 단화 차림으로 휙 지나가는 여성을 보면 ‘아주 멋진데. 너무 애쓴 것 같지도 않고’라는 생각이 들죠.”



뉴욕 여성들이 좀더 긴 스커트를 입고 지나가는 것과 동시에 디자이너들(프라발 구룽, 더 로우, 알투자라, 마이클 코어스, 프로엔자 스쿨러)은 런웨이 위에 새로운 치마 길이에 대한 실험을 했고, 그것이 2014년에도 계속됐다. 이런 추세는 유럽에서도 힘을 얻었다. 버버리의 크리스토퍼 베일리, 디올의 라프 시몬스, 지방시의 리카르도 티시, 그리고 셀린의 피비 파일로는 모두 패브릭, 힐 높이, 헤어 스타일을 연장된 길이와 어울리도록 조정하는 데 전념했다. 젊은 여성들의 생각을 가늠할 수 있는 전조인 크리스토퍼 케인마저 종아리 길이의 스커트를 선보였다. “실용적인 길이입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모든 것을 날씬해 보이게 만들죠. 특히 발목을 드러내는 방식이 마음에 들어요.”

옷을 그 길이에 맞춰 입으면 모든 것의 균형이 달라진다. 2000년대 중반 어지러울 정도로 높은 플랫폼 슈즈의 선두 주자 중 한 사람이었던 니콜라스 커크우드는 최근 여성들의 욕망에 발맞추기 위해 로우 힐과 단화들을 디자인해왔다. “스커트와 드레스가 더 풍성해지고 데이웨어에 초점이 맞춰짐에 따라 신발도 신기 편한 힐로 바뀌고 있어요.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크게 안도하는 것 같습니다.” 헤어 스타일도 마찬가지. 예를 들어 하체의 볼륨이 커지면 깔끔한 헤어로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발레리나 번이나 과감하게 자른 머리가 그것. 그 외에 제3의 해결책은 턱과 어깨 사이 길이, 즉 중간 길이 스커트에 어울리는 중간 길이의 커트다.

그러나 정말 매혹적인 요소는 디자이너들이 아주 설득력 있게 모순된 요구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클로에의 클레어 웨이트 켈러는 계속 다리를 드러내고 싶은 여자들을 위해 독창적인 헴라인의 롱스커트를 디자인했다. “긴 스커트라고 해서 일자로 재단할 필요는 없어요. 그러면 구태의연해 보이죠. 밑단을 약간 고르지 않게 재단해야 근사해 보입니다. 보다 부드럽고 점진적인 헴라인 말입니다. 그래야 움직이거나 앉을 때 여전히 다리를 약간 드러내고 있다는 느낌이 드니까요.”

이렇듯 새로운 롱스커트의 경우 길이가 균일하지 않다. 높이가 다르거나, 주름이 잡히거나, 트임이 들어가 있거나. 안이 비칠 수도 있고, 절반은 불투명하고 나머지 절반은 아주 투명할 수도 있다. 혹은 세로로 홈이 들어간 40년대 스타일이거나, 50년대 풀 스커트거나, 90년대 슬립 스커트처럼 바이어스 컷일 수도 있다. 어떤 형태든 그 결과는 동일하다. 밤이고 낮이고 발목이 드러난다는 것. 그런 스커트에는 플랫 샌들, 중간 높이 힐, 심지어 트레이너 슈즈가 어울린다. 10년 만에 처음으로 우리는 부드럽고, 여성스럽고, 구속에서 벗어나 편안한 느낌으로 걸을 수 있게 됐다. 나는 그것이 우리를 멀리 데려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