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 블루로 물든 빛의 도시, 파리!

‘보그 인터내셔널 에디터’ 수지 멘키스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패션 저널리스트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현재 <인터내셔널 뉴욕 타임즈>로 이름이 교체됐다)에서 25년 간 패션 비평을
담당한 그녀는 현재 세계 각국의 ‘보그닷컴’을 위해 독점 취재 및 기사를 쓴다.

샹젤리제 62번지에 위치한 티파니 매장의 새 파사드. 정문 무게가 약 3톤!

이번 주, 티파니는 파리의 개선문(나폴레옹 황제가 직접 구상한 기념물) 옥상에서 열리는 파티와 함께 샹젤리제 거리에 새 매장을 공식 오픈한다.

이 매장의 오픈도 승리일까? 싸구려 음식, 저렴한 관광객용 장신구, 그리고 패스트 패션을 파는 가게들로부터 멋지고 영광스러운 거리여야 하는 이곳을 되찾기 위한 전쟁에서의 또 다른 승리?


샹젤리제 거리 표지판

티파니가 햄버거 카페인 퀵(Quick)으로부터 이곳을 인수했다는 사실이 모든 걸 얘기해준다. 현재 샹젤리제 62번가에는 오스망(19세기 파리의 얼굴을 바꾸어놓은 건축가)의 정신이 깃든 우아한 파사드가 서있다. 여기에 뉴욕 보석상의 아르데코 유산을 가미하면 이 새 주자는 더욱 세련되어 보인다.

샹젤리제에 위치한 까르띠에 매장

2004년 까르띠에가 프랑스인들 스스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라고 자랑하는 곳에 웅장한 매장을 연지 올해로 꼭 10년이 됐다. 그 뒤를 이어 2005년 조지 5세 거리 코너에 있던 건물에 루이 비통이 들어섰다. 그곳은 꿀을 찾는 벌들처럼 고객을 끌어 모았다. 그리고 이 거리의 새 단장이 시작됐다. 비통은 여전히 최고의 쇼핑 목적지다. 그리고 소매점의 품위와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다른 디자이너들도 이 럭셔리 제국을 뒤따랐다.

샹젤리제 거리의 루이 비통 매장.

내가 샹젤리제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건 영국에서 시험공부를 하며 마르셀 프루스트를 읽었을 때였다. 나는 그 예민한 소년과 그의 관능적인 친구인 질베르트 스완과 함께 있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두 소년은 파리 상류층 사람들이 웅장한 저택으로 돌아갈 때 자갈길을 달리는 마차의 딸깍 거리는 말발굽소리를 들으며 샹젤리제의 푸른 정원을 달린다.

내가 먼지 낀 나무들과 웅장한 건물들 앞을 쉼 없이 달리는 자동차 행렬을 통해 이 전설적인 거리(훨씬 더 멋진 시절을 지켜봤을!)를 볼 때 느꼈을 실망감을 상상해 보라. 도로의 교통상황은 자동차 전시장의 거대한 유리창들과 별 특징 없고 값만 비싼 관광 식당들과 잘 어울렸다.

마법 같은 천국의 들판(샹젤리제의 본래 의미)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지난주에 나는 티파니 매장(따뜻하게 금박을 입힌 대리석과 스틸 실버로 장식됐다)에 서 있을 때 이 꿈의 거리가 부활하고 있다는 느낌을 뚜렷이 받았다. 티파니 매장은 투명한 유리 막대들로 가득한 중앙의 빈 공간 주변으로 계단이 설치된 있는 우아한 곳이다. 어디에나 강철의 반짝임, 무광택 페인트를 칠한 목련의 부드러운 터치, 그리고 플래퍼 드레스의 프린지를 연상시키는 가볍게 움직이는 샹들리에가 있다.


이 티파니 샹들리에는 스튜디오 로소(Studio Rosso)가 디자인했고 1,837개의 유리 막대들로 만들어졌다. ⓒ Tiffany & Co.

티파니의 사장인 프레데릭 퀴메날에게 새 매장은 파리에 있는 3개의 기존 매장들(1999년 문을 연 라 뻬 거리 매장을 포함)의 결정체다. 그는 샹젤리제 매장의 오픈이 ‘세계 럭셔리의 상징으로서의 티파니의 위상을 궁극적으로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티파니의 신부 및 고객 전용 공간. ⓒ Tiffany & Co.

몇 백 유로쯤 되는 심플한 은제품을 비롯, 가볍고 푸근한 신부 및 고객 전용 공간까지 샹젤리제 매장은 친근하고 쾌적하다. 보석 디자인의 복잡함과 가격은 층이 올라갈수록 더 높아진다. 전반적인 느낌은 유혹적이며 ‘럭셔리한 가벼움’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고급 장터로서의 ‘들판(Champs)’의 부활에 대한 적절한 묘사다.

예쁘게 장식된 겔랑의 파사드. ⓒ Pol Barril

콩코드 광장 쪽으로 좀더 내려가니 샹젤리제 68번지에 새로운 겔랑 매장이 나타났다. 족히 1세기는 된 카라라 대리석으로 장식된 이 향수회사의 역사적 공간은 넓은 거리가 내려다보이는 트리트먼트 룸과 특별 고객을 맞는 개인 공간에 21세기적 화려함을 더하기 위해 변화를 감행했다.


겔랑의 거울의 방. ⓒ Pol Barril

이 거리에 있는 화장품 슈퍼마켓인 세포라처럼 겔랑도 LVMH의 소유다. 그리고 이 회사가 좋아하는 건축가인 피터 마리노가 새 단장을 진행했다. ‘빛의 도시’ 파리에 대한 오마주로 반짝이는 핑크와 베이지색 유리, 4개의 바카라 크리스털 샹들리에, 그리고 거대한 금색 별을 사용해 옛 것과 새 것을 뒤섞었다.

노버트 브러너(Norbert Brunner)의 이 지켜보고 있는 겔랑의 새로운 메이크업 스튜디오. ⓒ Pol Barril

역사적인 겔랑 건물 옆에 향수, 메이크업, 스킨케어 홀로 개발된 새로운 공간은 극도로 파리스러운 것, 즉 스타일리시한 레스토랑으로 끝난다.

나는 샹젤리제가 화려한 쇼핑 환경을 복원할 거라고 거의 확신했다. 그러나 티파니의 측면 유리를 통해 옆 건물 매장의 이름을 본 게 기억났다. 그것은 프랑스의 저가 슈퍼마켓 중 하나인 모노프리였다.

모노프리 슈퍼마켓

그리고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오늘날 샹젤리제에서 중요한 건 고급스러움으로의 회귀가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건 고객들의 세계에 하이&로우가 공존하고 있다는 확신이다.

라뒤레(Ladurée)의 매혹적인 마카롱이 가득한 쇼윈도.

나는 동화 같은 옅은 녹색 건물인 라뒤레를 시작으로 거리 양쪽을 제대로 돌아보기 시작했다. 라뒤레 매장의 창들은 파스텔 톤 마카롱들로 가득했다. 파리라는 도시가 인도를 확장한 후 라뒤레 매장 밖의 확장 공간은 외국인 방문객(특히 마카롱 탑 앞에서 셀카를 찍는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천카페가 됐다.

샹젤리제 벤치에서 라뒤레를 즐기고 있는 관광객들.

나는 오늘날 샹젤리제가 하이&로우 쇼핑에 대한 마스터 클래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걸 곧 깨달았다. 창문이 고급스럽게 장식된 웅장한 까르띠에 매장 바로 옆에는 캔버스 차양에 주황색으로 ‘I Love Paris’라고 적힌 기념품 매장이 있다.

‘I Love Paris’ 매장 차양.

맵시 있는 남성복을 파는 세련되고 모던한 휴고 보스 매장과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라코스테 매장 맞은편에는 맥도날드가 있다. 엄청나게 홍보된 네스프레소 커피숍은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쿠스미 티와 경쟁 중이다.

쿠스미 티(Kusmi Tea) 매장.

이 거리의 모든 게 패션 페이스오프처럼 보인다. 티파니와 겔랑을 지나면 패스트 패션인 자라가 나타난다. 그리고 저렴한 매장들 맞은편에는 옷보다 선정적인 남자 직원들로 훨씬 유명한 애버크롬비앤피치가 있다.

하지만 이 유명한 거리는 지금 오스망이 의도했던 방향으로 되돌아가고 있을까? 나는 셔터가 내려진 버진 메가 스토어를 보며 텅 빈 건물이 어떻게 개발되는지에 따라 이번 밀레니엄 동안 샹젤리제의 모습이 결정될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2014년의 고객들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샹젤리제는 한 해 1억 명이 방문하는 거리다. 그리고 그들은 이곳을 동경한다기 보다 고급매장에서 자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마음을 열고 쇼핑하는 게 행복한 것 같다.


휴고 보스 매장.

10년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을 중국 관광객이 밀려들고 있다. 온갖 인종들과 민족들이 이 거리를 걷고 있다. 그러나 파리 시민들은 영화관을 향해 툴툴거리며 지나갈진 몰라도 거의 이곳을 찾지 않는다. 전 세계의 유명한 거리들은 흥망성쇠를 겪는다. 뉴욕에서 5번가는 루이 비통이 57th 스트리트에 매장을 열었을 때(역사적으로 중요한 티파니 바로 맞은편) 시크한 장소로 다시 부상하기 시작했다. 런던에선 버버리의 대저택 같은 매장이 리젠트 거리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었다.

그러나 샹젤리제는 다르다. 프루스트의 상상 속에서 귀족적 우아함의 정수였다면 지금은 고집스럽게 모든 사람을 위한 거리로 남아 있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라뒤레 케이크를 먹게 하자. 그리고 티파니의 실버 하트로 이 넓고 푸근한 거리에 대한 그들의 사랑을 기념하게 하자.


샹젤리제 거리. ⓒ Fotolia.com

English Ver.

Tiffany on the Champs Elysées BY SUZY MENKES
A Triumph for the ‘city of light’?

PULL QUOTE; The first time I learned about the Champs Elysées was studying in England for school exams and reading Marcel Proust.

This week, Tiffany officially opens its new Paris store on the Champs Elysées with a party on the roof top of the Arc de Triomphe – the monument conceived by Emperor Napoleon himself.

Is this store opening a triumph too? Another success in the battle to reclaim from vendors of cheap food, tourist trinkets and fast fashion what is supposed to be a gorgeous and glorious avenue?

The fact that Tiffany took over from hamburger cafe Quick says it all. Now, at 62 Avenue des Champs Elysées, there is a graceful facade with the spirit of Haussmann – the architect who transformed the face of Paris in the 19th century. Add a wink to the New York jeweller’s Art Deco heritage and this newcomer looks spiffy.

It is exactly a decade since Cartier opened in 2004 a noble store on what the French themselves trumpet as ‘the most beautiful avenue in the world’. That was followed in 2005 by Louis Vuitton’s palace of a building on the corner of Avenue George V. It attracted customers like bees to honey, and the refurbishment of the boulevard had begun. Vuitton is still a premier shopping destination and this empire of luxury has been followed by other designer stores to bring back some retail class and clout.

The first time I learned about the Champs Elysées was studying in England for school exams and reading Marcel Proust.

I longed to be with the sensitive young boy and his flirty childhood friend Gilberte Swann, the two children running through the green gardens of the Champs Elysées, with the clip clop of horse-driven carriages over the cobbles as Parisian society rejoined its mighty mansions.
Imagine my disappointment when I saw this fabled boulevard through an unstoppable flow of cars in front of dusty trees and grand buildings that had seen much better days. The traffic on the road was matched by vast plate glass windows of car show rooms, plus the nondescript, overpriced tourist eateries.
What had happened to the magical Elysian Fields, which is what the Champs Elysées really means?

As I stood in Tiffany’s last week – all steely silver mixed with warmly gilded marble – I had a palpable feeling that this street of dreams is undergoing a renaissance. The Tiffany store is elegant, with its staircase set around a central vacuum filled with translucent rods. Everywhere is the glint of steel, a soft touch of flat-painted magnolias and a chandelier with a flip of movement to suggest the fringe of a flapper dress.

For Frédéric Cumenal, president of Tiffany & Co., this new initiative is the culmination of three existing Paris stores, including the Rue de la Paix, which was opened in 1999. The executive calls the opening of the Champs Elysées store ‘”the ultimate and symbolic representation of the positioning of Tiffany as a mark of international luxe.”

From starting prices of a few hundred euros for simple, silver pieces, to the light and welcoming bridal and client areas, the store is friendly and airy. The complexity of the jewellery and the prices go up as the floors get higher.
The general effect is enticing and might be called “luxury light’. And that is a fair description of the revival of the ‘Champs’ as a deluxe market place.

Further down the avenue, going towards the Place de la Concorde, a new Guerlain has emerged at 68 Champs Élysées. The historic beauty of the fragrance store, with its century old Carrara marble, has undergone a makeover, bringing a 21st century glamour to treatment rooms overlooking the wide street and to private areas to welcome special clients.

Like Sephora, the beauty supermarket on the Avenue, Guerlain is owned by LVMH (Moët Hennessy Louis Vuitton) and Peter Marino, the company’s favourite architect, has undertaken the refurbishment. Using shimmering pink/beige glass, four Baccarat crystal chandeliers and a giant golden star, the blend is old and new in homage to Paris as the ‘City of Light’.

The new area, developed in a space beside the historic Guerlain building as a hall of fragrance, make-up and skin care, ends with something utterly Parisian: a stylish restaurant.

I was almost convinced that the Champs Elysées had restored a glamorous retail environment. But I remembered looking out of Tiffany’s side window and seeing the name on the store next door: Monoprix – one of France’s cheap and cheerful supermarkets.

Then the thought hit me: the Champs Elysées today is not really about a return to haute luxe. It is rather a ringing affirmation that high and low co-exist in today’s consumer world.

I began a full tour of both sides of the avenue, starting with Ladurée, the pale green sugar plum fairy building, its windows filled with pastel macaroons. Ever since the city of Paris enlarged the side walks, Ladurée’s outside extension has become the favourite street cafe for foreign visitors – the Japanese in particular taking selfies with a tower of macaroons.

I soon discovered that the Champs Elysées today offers a master class in high/lo shopping. Right beside the noble Cartier store with its richly decorated windows is a parody of a tourist shop with ‘I love Paris’ in scarlet on the canvas canopy.

Opposite the sleek, modern Hugo Boss store with its streamlined menswear and the equally dynamic and sporty Lacoste, is a McDonald’s. The heavily- marketed Nespresso coffee shop competes with classy Kusmi tea.

Everything in the avenue seems like a fashion face off. After Tiffany and Guerlain comes the fast fashion Zara. And opposite that section of affordably priced shops, is Abercrombie & Fitch, far more famous in France for its raunchy male staff than its clothes.
But is the famous Avenue now back on track to be as Haussmann intended? I looked at the shuttered Virgin megastore, thinking that how that empty building is developed may define the Champs for this millennium.
But how to define the 2014 customers? The Champs Elysées has 100 million visitors a year – and they appear to be not so much aspirational as open minded, happy to shop in stores from A-list names to Zara.

There is a tidal wave of Chinese tourists that would have been unthinkable a decade ago. Every colour and ethnicity walks the boulevard, although the Parisians themselves are the rarest of visitors, perhaps deigning to pass by to one of the many cinemas. Across the world, famous streets rise and fall. In New York, Fifth Avenue started edging back upwards as a chic spot when Louis Vuitton planted itself at the Corner of E.57th street, right opposite historic Tiffany.

In London, Burberry ‘s mansion of a store has brought new fashion life to Regent Street.
Yet the Champs Elysées is different. If Proust’s vision was of the ultimate in aristocratic elegance, the French avenue today remains stubbornly for the people.
All of the people.
So let them eat Ladurée cake! And mark their love for this wide, welcoming avenue with a silver heart from Tiff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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