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함께 V!

스웨터의 계절 가을! 많고 많은 스웨터 중에서 올가을 대세는 90년대 아메리칸 캐주얼과 귀족적인 스포츠 룩을 동시에 떠올리게 하는 브이넥 스웨터다.

시원하게 파인 빨강 브이넥 니트 스웨터와 검정 A라인 스커트, 빨강과 노랑으로 염색된 무톤 코트는 모두 프라다(Prada).

알파벳 ‘V’ 하면 할말이 좀 많다. 외계인 다이애나가 나왔던 미니시리즈 , 엄지와 중지로 만드는 승리의 V, 갸름한 얼굴 라인의 상징인 V, 그리고 네크라인이 V자로 파인 스웨터! 특히 브이넥 스웨터는 누구나 한 벌쯤 옷장 속에 있을 법한 베이식 아이템이다. 한때 90년대 아메리칸 캐주얼에 푹 빠진 젊은 대학생들의 유니폼, 네크라인과 헴라인에 스트라이프가 배색된 꽈배기무늬 니트 스웨터 말이다. ‘폴로 스웨터’라 불린 이 브이넥 스웨터는 진에도 잘 어울렸지만, 거의 발목까지 내려오는 미디 스커트에도 아주 잘 어울렸다. 블루진에 매치하면 아메리칸 캐주얼, 니트 미디 스커트와 어울리면 20년대풍의 귀족적인 스포츠 룩이 연출됐다(그래서 ‘테니스 스웨터’라 불리기도 했다). 물론 남자들에게도 썩 잘 어울렸다. 20년대를 시대 배경으로 하는 <위대한 개츠비>의 로버트 레드포드, 최근 영화 <매직 인 더 문라이트>의 어벙한 귀족 청년도 테니스 스웨터로 맵시를 뽐냈다.

그 브이넥 스웨터가 올가을 돌아왔다. 스포티하고 빈티지한 모습이 아니라, 지극히 모던하고 섹시한 모습으로. 두 달 전 화보 촬영장에서 만난 프라다의 브이넥 스웨터만 해도 그랬다. 빅뱅 태양과 차세대 모델 그룹과의 화보 촬영을 위해 밀라노에서 막 도착한 프라다 박스를 풀자, 그 속엔 알록달록하게 염색된 무톤 코트들과 함께 새빨간 브이넥 니트가 들어 있었다. 이 중에서 보는 순간 구매욕이 불끈 솟구친 아이템은 두 말할 것도 없이 빨강 브이넥 스웨터. 아주 시원하게 파인 그 브이넥 스웨터는 소재도 두툼하지 않은 데다 어떤 체형도 너끈히 소화해낼 수 있도록 사이즈도 헐렁해 꼭 마음에 들었다. 몸매가 날씬하다면 이너를 입지 않거나 하의를 입지 않고 미니 드레스로 입어도 무척 섹시해 보일 것이다. 그게 자신이 없다면, 이너로는 딱 달라붙는 얇은 검정 하이넥 스웨터를 입고, 하의로는 날카롭게 쭉 뻗은 검정 팬츠를 입으면 잘 어울릴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이번 가을 시즌 런웨이엔 유난히 브이넥 스웨터가 많이 등장했다. 알렉산더 왕은 얇은 컬러 끈을 그물처럼 촘촘하게 엮어 만든 브이넥을 선보였는데, 아메리칸 스포츠 무드를 연출하기에 적합했고, 미쏘니의 브이넥 니트는 인타르시아 기법으로 구조감을 살린 점이 독특했다. 또 피터 던다스의 에밀리오 푸치 쇼에 등장한 금색 스팽글 장식 브이넥 니트는 미니 원피스로 입으면 더없이 섹시할 듯했고, 마크 제이콥스의 얇은 브이넥 스웨터는 비즈로 촘촘히 장식돼 파티 룩으로 제격이었다.

스웨터 하면 클래식한 레이디라이크 룩, 따뜻한 위켄드 룩, 그리고 편안한 이지웨어를 떠올리는 당신인가? 올가을엔 라운드넥의 평범한 스웨터 대신, 섹시한 브이넥 스웨터에 눈길을 주자. 디자인도, 소재도, 디테일도 다양한 스웨터들이 가득하니까. 그리고 클래식하고 편안한 느낌 대신 모던하고 섹시한 느낌을 위해 때로 과감한 연출을 시도해볼 것! 오버사이즈에 얇은 소재라면 이너를 입지 않고 섹시한 미니 드레스로 활용하면 좋고, 디테일이 화려하다면 레깅스나 미니스커트를 매치해 섹시한 이브닝 룩을 연출해도 좋다. 그렇다면 옷장 속의 스포티한 케이블 니트는 어떻게 하느냐고? 너무 오래되고 두툼한 소재만 아니라면 얼마든지 활용 가능하다. 우선 이너를 입지 말 것! 하의로는 하늘하늘한 실크 소재 와이드 팬츠(아이보리색 스웨터일 경우 이왕이면 컬러를 통일하는 게 더 세련돼 보인다)를 입고, 아디다스 ‘슈퍼스타’ 스니커즈와 볼드한 금빛 목걸이와 뱅글을 곁들일 것! 마침 ‘아메리칸 캐주얼’이 유행 코드로 떠올랐으니 아주 시크하고 쿨한 차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