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샤넬. 트위드. 재킷

2020.02.04

by 송보라

    샤넬. 트위드. 재킷

    세상의 어떤 옷도 그 자체로 ‘매력’적인 의미를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세상의 어떤 옷도 한눈에 알아보기란 쉽지 않죠. 단 하나, 샤넬 재킷만 빼고요.

    1958년 프랑스 <보그>에 샤넬 수트를 입고 등장한 마리 엘렌 아르노.

    1961년 로마 공항에서 샤넬 수트와 2.55 백을 든 잔느 모로.

    영화 <보카치오 70>에서 샤넬 수트를 입은 로미 슈나이더.

    샤넬 재킷은 옷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그것은 상징이자 깊이 남는 인상이며, 자유를 의미하죠. 샤넬 재킷을 입은 사람이 몸을 움직이면 그 사람 특유의 행동이 묻어납니다. 유일무이한 위치를 점하는 동시에 영원히 재해석되어온 이유죠. 그래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가진 많은 사람이 샤넬 재킷을 기꺼이 공유해왔습니다. 똑같은 재킷이지만 당신이 입었을 때와 내가 입었을 때, 분명한 차이가 있으니까요.

    아스트리드 베흐제 프리스베.

    알릭스 마르나.

    안나 무글라리스.

    이리나 샤크.

    앤 베레스트.

    수주.

    캐롤린 드 메그레.

    아이린.

    가브리엘 샤넬은 아방가르드하고, 대담하며, 자유로운 디자인으로 여성복에 즉각적인 혁명을 가져왔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죠. “여자들에게도 활동하기 편한 수트를 입히고 싶어요. 수트지만 여전히 여성미가 돋보이는 스타일로요.” 이 발상은 트위드 수트, 곧 트위드 재킷의 탄생으로 이어졌습니다. 가브리엘 샤넬은 1950년대의 여성복이 너무 제한적이고 시대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기에 보다 실용적으로 입을 수 있도록 샤넬 재킷에 기능적이고 편안하고 캐주얼한 우아함을 불어넣었습니다.

    1962년 가브리엘 샤넬.

    샤넬 여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웨스트민스터 공작도 샤넬 재킷의 탄생에 한몫했습니다. 그 특유의 느긋한 우아함에서 영감을 얻었거든요. 마드모아젤 샤넬은 저지, 트위드 등 착용감이 편안한 원단을 선택함으로써 당대의 복식 코드를 넘어섰습니다. “사실 스코틀랜드 사람들에게 가벼운 트위드를 만들게 한 사람이 바로 나랍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어요.

    독특한 트위드 원단 외에도 샤넬 재킷의 모든 디테일에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완벽하게 떨어지는 핏을 연출하기 위해서 재킷 안감 끝단에 달려 있는 금속 체인, 재킷의 형태미를 강조하는 재킷 테두리의 땋은 줄, 사자의 머리, 밀 이삭, 카멜리아 또는 교차되는 더블 C 모양으로 장식적인 주얼리 역할을 하는 단추까지요.

    가브리엘 샤넬이 처음 트위드 재킷을 발명했고, 칼 라거펠트는 그 재킷을 수없이 다양한 모습으로 부활시켰습니다. 라거펠트는 “절대 패션의 유행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데님과 화이트 셔츠 그리고 샤넬 재킷이죠”라고 말한 적도 있죠. 샤넬의 세 번째 수장인 비르지니 비아르는 가브리엘 샤넬과 칼 라거펠트의 스타일 기법을 지키면서 자신만의 동시대적인 모던함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에디터
      송보라
      포토그래퍼
      Courtesy of Chanel
      시니어 디지털 에디터
      송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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