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포드가 영화 <싱글 맨>에 이어 7년 만에 신작 <녹터널 애니멀스>를 선보입니다. 이 영화는 제 73회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고, 톰 포드는 제74회 골든 글로브 감독상과 각본상에, 애런 존슨은 남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 됐죠.
여기서 잠깐, <싱글 맨>을 잊으신 건 아니겠죠? 2009년 톰 포드의 영화 <싱글 맨>은 제66회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고, 콜린 퍼스에게 남우 주연상을 안겼죠. 특히 훌쩍 자란 니콜라스 홀트에 ‘심쿵’했는데요.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텍사스에서 촬영중인 톰포드 감독님이네요!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의 시작은 오스틴 라이트의 작품 [토니와 수잔]입니다. 신시내티 대학의 영문학과 교수로 40년간 재직하며 사망 전까지도 활발한 집필 활동을 펼친 오스틴 라이트가 72세 때 탄생시킨 작품으로, 출간 당시에는 크게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1993년 초판 출간 이후 꾸준히 사랑 받는 걸작이죠. [토니와 수잔]은 수잔이라는 여성 화자를 통해 사랑부터 분노, 배신, 복수 등 다양한 감정을 정교하게 파고들며 심리 스릴러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친분이 있는 패션 저널리스트 팀 블랭크스의 추천으로 [토니와 수잔]을 읽게 된 톰 포드는 “소설 속 소설이 신선하고 독창적이라고 생각했다”고 했죠.
<녹터널 애니멀스>는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 에이미 아담스, 제이크 질렌할을 비롯하여 마이클 섀넌, 애런 존스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했습니다. 모든 것을 가졌지만 결코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사는 수잔(에이미 아담스). 소설가 지망생이었던 헤어진 연인 에드워드(제이크 질렌할)로부터 <녹터널 애니멀스>라는 제목의 소설을 받습니다. 수잔은 소설을 읽으며 혼란과 충격에 빠지게 되죠.
아카데미에 다섯 차례 노미네이트 된 에이미 아담스는 매번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며 인상 깊은 필모그래피를 쌓아왔죠. <아메리칸 허슬> <빅아이즈>로 2년 연속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2017년에는 <컨택트> <저스티스 리그>의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코미디, SF, 드라마 등 장르 불문하는 그녀지만 스릴러는 <녹터널 애니멀스>가 처음이랍니다. 역시나 영화에서 에이미는정말 훌륭했어요!
에이미 아담스와 첫 호흡을 맞춘 제이크 질렌할은 “내가 읽어본 각본 중 단연 최고였다”며 출연을 결심했답니다.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BAFTA어워드를 수상하고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 됐던 그는 <녹터널 애니멀스>에 이어 봉준호 감독의 <옥자>, 다니엘 에스피노사 감독의 SF 스릴러 <라이프>의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각본도 훌륭하지만, 역시나 아름다운 영상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촬영감독은 시머스 맥가비입니다. 2008년 <어톤먼트>의 아름다운 영상미로 미국과 영국 아카데미는 물론 시카고 비평가 협회 촬영상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2012년 <안나 카레니나>의 실험적인 촬영 방식으로 미국과 영국 아카데미 촬영상에 올랐습니다. 콜드플레이, 폴 메카트니, 롤링스톤스, U2 등 전세계적 뮤지션의 뮤직비디오를 100편 이상 촬영한, 탁월한 감각의 소유자지요. 그는 “톰 포드와 비슷한 취향을 갖고 있다”고 했는데요. 역시나 <녹터널 애니멀스>에서도 주인공의 심리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세련된 영상미를 완성했습니다.
톰 포드의 영화에서 의상을 빼놓을 수 없겠죠? 20년 동안 마돈나의 뮤직비디오를 비롯 콘서트 투어 의상, 화보를 담당한 아리안느 필립스가 <싱글 맨>에 이어 <녹터널 애니멀스>도 참여했습니다. 그녀는 2005년 <앙코르>의 의상감독으로 참여하며 제78회 미국 아카데미 의상상을 받았고,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로 제43회 새턴 어워즈 최우수 의상상에 노미네이트 되었습니다. 톰 포드는 “그녀의 감각은 완벽하다. 가끔 배우들이 그녀에게 의상이 아닌 연기나 촬영 각도 등을 질문하는데, 그녀가 디자이너 그 이상의 놀라운 판단력과 취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내게도 그녀의 의견은 항상 중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촬영 현장에서도 여전히 멋진 스타일의 톰 포드네요. <녹터널 애니멀스>에 대해 톰 포드는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내리는 결정들과 그에 따른 결과에 대한 교훈을 담은 영화다. 버리는 것에 익숙하며 인간관계 또한 쉽게 버릴 수 잇는 요즘 같은 시대에 이 작품은 충성심, 헌신, 그리고 사랑을 이야기한다”고 말합니다. 1월 11일 개봉이니 놓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