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

공기청정기? 이제는 산소발생기를 들여놔야 할 때

2023.02.26

공기청정기? 이제는 산소발생기를 들여놔야 할 때

우리나라의 한 유명 언론인은 은퇴 후 공기 청정 카페를 열고 싶다고 밝혔죠.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고개를 갸우뚱했는데, 채 1년도 되지 않은 지금은 대박 아이디어지 싶습니다.

2022년에 완공될 호주 멜버른 주거 단지 '버우드 브릭웍스'의 도시 농장 컨셉 레스토랑.

친환경 컨셉의 베이징 카페 '카페 27'.

미세먼지로 인한 공기 오염이 심각해질수록 모두들 공기청정기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공기청정기로 실내 공기를 정화하더라도, 사람들의 호흡으로 이산화탄소가 꾸준히 발생하기 때문에 밀폐된 실내 공간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거죠.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집중력이 저하되고, 졸음과 두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영화 ‘패닉 룸’의 한 장면. 밀폐된 공간에서 산소가 부족하면 쉽게 피로를 느끼고 면역력도 떨어집니다.

미세먼지는 공기 정화를 넘어서 환기 부족, 곧 산소 부족 문제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지마켓의 조사에 의하면 창문형 필터 판매량은 작년 이맘때와 비교해 73%, 산소발생기 판매량은 68% 증가했다고 합니다. 미세먼지 필터를 붙이면 창문을 열어놔도 거의 바람이 들어오지 않는 느낌이지만, 꼭꼭 닫아놓는 것보다는 훨씬 낫죠. 그렇지만 필터를 꼼꼼하게 붙인다 한들 창문을 열어놓기는 불안한 게 사실입니다.

영화 ‘인 더 더스트’의 한 장면. 이렇게 미세먼지가 자욱하게 깔린다면 창문형 필터도 무용지물입니다.

그렇다면 공기청정기에 이어 뜨고 있는 산소발생기의 정체는 뭘까요? 공기청정기와 다를 바 없는 기계에 이름만 살짝 바꾼 상술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데요. 공기청정기와 산소발생기는 엄연히 다릅니다. 공기청정기는 공기 중의 바이러스나 곰팡이, 진드기, 먼지 등 유해 물질을 필터와 전기적인 방전 원리를 이용, 공기에서 떼어내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만들죠. 산소발생기는 외부 공기 중의 질소와 산소를 분리해 산소만 공급하는 장치입니다. 에어컨처럼 실외기가 있어서 바깥 공기에서 고순도의 산소를 추출해 실내에 설치된 토출구로 보내는 원리죠.

보통 산소발생기는 실외기가 없는 의료용 마스크나 헤드셋 타입이 많이 알려져 있어요. 하지만 여러 명이 함께 생활하는 일반 가정에서는 산소방 형태의 시스템을 갖추는 게 적합합니다. 외부 공기를 유입하지 않고 실내 공기만 계속 순환한다면 결국 공기청정기의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는 거니까요. 물론 실외기와 실내기를 설치하고 연결해야 해서 제대로 된 산소발생기를 구비하려면 적지 않은 돈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산소 마스크는 호흡기 환자에게 양보하세요.

최근에는 휴대용 산소발생기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우주인들이 우주선 안에서 사용한 고체형 산소발생기 원리를 차용했다고 하는데요. 압축된 고체 산소가 화학반응을 일으켜 기체 형태의 산소가 발생하는 겁니다. 가정용으로 제작할 경우 전력이 들지 않고 본체만 있으면 되지만 ‘연료’인 고체 산소를 다 쓰면 다시 채워 넣어야 하죠. 과학자들 역시 식물의 광합성 과정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소모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자연 발생적 산소 공급이 가능하도록 우주선에서 식물을 기르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책상 위, 자동차 안, 머리맡에 두기 좋은 사이즈의 고체 산소 '하루산소'. 인스타그램 @valueofday

가루 형태의 고체 산소가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수분을 흡수해 산소를 발생시킵니다. 인스타그램 @valueofday

영화 '마션'의 한 장면. 미래에는 우주선에서 텃밭을 가꾸게 될지도 모릅니다.

요즘 공기청정기는 기본입니다. 창문형 필터는 설치하셨나요? 산소발생기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하는 분들도 있겠죠. 하지만 근본적으로 미세먼지를 줄이는 방법, 공기를 깨끗하게 지키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

    시니어 디지털 에디터
    송보라
    포토그래퍼
    Courtesy Photos, Instagram, Everett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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