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챤 디올 뷰티의 정원에서
정원에 깃든 크리스챤 디올의 라이프스타일, 창작물 그리고 뷰티 비전.
“부드러운 어깨선과 잘록한 허리, 화관처럼 풍성한 스커트를 입은 꽃과 같은 여인!” 1947년 ‘뉴 룩’으로 명성을 떨칠 자신의 디자인에 대해 크리스챤 디올은 말했다. 꽃잎으로 이루어진 화관처럼 식물 구조부터 꽃 자체까지. 패션 역사를 아울러 가장 위대한 순간이 흔해빠진 꽃 한 송이에서 비롯되었음에 누군가는 실망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원에 각별한 애정을 쏟은 디올에게 지극히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무슈 디올은 유년기 대부분을 노르망디 그랑빌 인근 해변가의 한적한 저택 ‘레 롱브(Les Rhumbs)’에서 보냈다. 어머니 마들렌 디올(Madeleine Dior)의 손길로 초목이 우거진, 그야말로 ‘에덴 동산’ 같은 곳이었다. 디올은 원예 활동이 취미인 어머니의 열렬한 조력자였다. 어릴 적 그는 종자학에 심취했는데, 종자 회사 발모랭 앙드리외(Vilmorin-Andrieux)의 카탈로그를 배달하는 집배원을 마중하기 위해 뛰어나가곤 했다.
스무 종이 넘는 장미로 채워진 마들렌의 정원은 디올이 훗날 만들고자 한 ‘향’의 시초. 담장을 타고 얼기설기 자라난 재스민과 허니서클, 패션플라워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일까? 디올은 입버릇처럼 말했다. “‘레 롱브’는 내 삶과 스타일의 근간이다.” 이제 레 롱브는 ‘크리스챤 디올 뮤지엄(Musée Christian Dior)’으로 변모했지만 정원 한쪽, 그늘진 구석에는 그가 가장 좋아한 은방울꽃이 여전히 자리한다.
디자이너로 위상이 높아질수록 디올은 자연에 더 매료됐다. 그저 그 자리에 머무는 듯 보이는 재스민이, 봉오리를 휘감은 장미 꽃잎이 그의 디자인에 끊임없이 영감을 불어넣은 것이다. 스킨케어, 향수에 이르는 디올 뷰티 창조물의 근원 역시 장미다.
4만여 종의 장미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우월한 품종의 ‘로즈 드 그랑빌(Rose de Granville)’은 극한의 환경과 상황에 직면했을 때 비로소 그 진가를 발휘한다. 디올 사이언스는 이 점에 착안해 ‘디올 프레스티지’를 위한 하우스 최초의 장미 묘목원 ‘디올 로즈 가든(Dior Rose Garden)’을 조성했다. 7월의 화창한 어느 오후, 크리스챤 디올 뷰티의 초대로 방문한 디올 로즈 가든은 단순한 정원이 아니라, 디올 하우스의 꽃에 대한 열정과 첨단 기술, 지속 가능 뷰티의 집약체였다. 자연 그대로의 환경을 유지하는 6만㎡의 초원은 오직 디올 스킨케어만을 위한 장미 ‘로즈 드 그랑빌’을 위해 20개 부지로 구성된다. 이 특별한 장미의 재배 과정은 단순한 농업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디올 프레스티지’라는 대서사의 첫 페이지이자 장미를 향한 세레나데다. 거기에 식물과 환경을 존중하는 자연 친화적 재배 방식으로 추출한 ‘로즈 드 그랑빌’에 최신 과학 기술을 더해 우리 여자들을 위한 궁극의 뷰티 솔루션을 창조했다. 이번 여정을 함께한 크리스챤 디올 뷰티 앰배서더 김연아는 디올 로즈 가든에 깊은 울림을 느꼈다. “오직 장미만을 위해 이렇게 정원을 만들다니 크리스챤 디올의 장미와 정원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어요. 이 평화로운 안식처에서 디올이 장미에 대한 사랑을 키웠고 스킨케어, 향수, 꾸뛰르를 아우른 그의 모든 작품에 자연스럽게 스민 거죠.”
2022년 7월 크리스챤 디올 뷰티는 디올의 원대한 꿈과 삶의 집약체인 장미 정원을 기리기 위해 아름다운 프로젝트를 선포했다. 이름하여 ‘로즈 드 그랑빌’. 자연을 사랑하고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는 동시에, 전 세계 디올 뷰티 아이콘에게 부여한 새 역할이자 지속 가능한 미래를 약속하는 글로벌 뷰티 프로젝트다. 한국의 김연아를 비롯해 <퀸스 갬빗>의 히로인 안야 테일러 조이(Anya Taylor-Joy), 배우 야라 샤히디(Yara Shahidi), 아티스트 샤론 알렉시(Sharon Alexie), 영양사이자 시니어 모델로 활약하는 메이 머스크(Maye Musk), 영국 유명 페이셜리스트 테레사 타메이(Teresa Tarmey) 등 디올 하우스의 각별한 친구들이 각자의 장미에 이름을 새겼다. 이들은 ‘지속 가능’이라는 확고한 신념 아래 디올 하우스와 손잡고 ‘로즈 드 그랑빌’의 후원자로 나선다.
빛의 도시 파리에서 차로 4시간. 가깝고도 먼 항구도시 그랑빌에서 보낸 1박 2일은 장미에 대한 무한한 열정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디올의 진정성을 느끼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기사를 통해 그날의 메시지를 나누고자 한다. 자연과 하나가 되어 우리를 살리는 이 살아 있는 유기체를 꼭 보호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자연을 보호하고, 지속 가능을 실천하는 일이 즐거움을 포기하는 것처럼 느껴져서는 안 된다. 그것은 늘, 언제까지나 긍정적인 일이니까.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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