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사이즈 셔츠는 안녕! 한껏 슬림해진 셔츠 트렌드
조용한 럭셔리를 지나 1990년대 미니멀 패션과 오피스 웨어의 전성기를 맞이한 지금, 이제 멋의 기준은 헐렁한 실루엣이 아닙니다. 박시 블레이저는 조금씩 변방으로 밀려나는 중이요, 슬림 진의 시대가 순식간에 도래했죠. 펜슬 스커트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요.
셔츠도 이 흐름에 올라탔습니다. 일명 보이프렌드 셔츠라 불리던 벙벙한 사이즈는 잠시 넣어둘 때가 왔죠. 이제 몸에 꽉 낄 정도로 딱 맞는 핏이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쉽게 말해 사진 왼쪽 지지 하디드의 셔츠보다는 오른쪽 빅토리아 베컴의 셔츠가 이번 시즌에 더 적합하다는 이야기죠.
바뀐 판도가 여타 아이템에 비해 더 극적으로 느껴진 이유는 오피스 사이렌 트렌드 때문입니다. 이 미학의 핵심 아이템인 셔츠는 단순히 지적인 인상을 완성하는 용도가 아니었거든요. 단추도 겨우 채우는 타이트한 사이즈로 섹시함을 더하는 것이 포인트였죠.
물론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갈 필요는 없습니다. 일상에서 요긴한 건 양복점에서 맞춘 것처럼 깔끔한 라인이에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남자 친구의 옷이 아니라 제 옷을 입었다는 느낌이면 되는 겁니다.
스타일링도 대단한 창의력을 요하지 않습니다. 1990년대 미니멀 패션의 흐름을 따르는 것이 가장 수월하겠지요. 청바지를 입을 거라면 되도록 슬림 진을, 스커트는 길이 불문 직선적인 실루엣을 선택하는 식입니다. 벨트가 없다면 하의 안으로 밑단을 넣어 허리선을 분명하게 해주고요(그럴 필요 없을 정도로 짧은 길이도 환영입니다).
재미가 우선인 이들이라면 대비 효과에 집중합시다. 펑퍼짐한 버뮤다 쇼츠나 트랙 팬츠, 시스루 스커트처럼 셔츠의 반듯함에 대적할 만한 아이템을 붙여놓는 겁니다. 풀어 헤친 단추로 빈틈을 드러내도 좋고요.
오버사이즈 셔츠의 여유를 영영 포기하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하지만 한 번쯤은 몸에 딱 맞는 셔츠를 입었을 때의 감각을 느껴봤으면 좋겠군요. 절로 꼿꼿해지는 가슴과 허리, 그 자세에서 비롯되는 정갈한 마음가짐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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