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킬리언 머피가 제작·주연한 크리스마스 영화

2024.12.05

킬리언 머피가 제작·주연한 크리스마스 영화

소설가 클레어 키건과 배우 킬리언 머피. 이 두 사람의 이름만으로도 영화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관람할 이유는 충분했습니다. 킬리언 머피를 설명하는 데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자라는 수식어는 턱없이 부족하죠. 이번 작품에서도 그는 푸른 눈동자만으로 깊이 슬퍼하고, 절제된 몸짓으로도 마음에 일어나는 수많은 갈등을 전달합니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킬리언 머피가 제작과 주연을 겸했습니다. 클레어 키건의 대표작이자 부커상 후보작이었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죠.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아일랜드의 겨울, 가족과 소박하지만 화목하게 살아가던 석탄 상인 빌 펄롱의 ‘선택’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는 실제 아일랜드에서 일어난 ‘막달레나 세탁소’ 사건에 기반합니다. 아일랜드 정부의 협조 아래 가톨릭 수녀원이 18세기부터 1996년까지 운영한 막달레나 세탁소는 1만여 명의 여성에게 무급 노동과 학대를 가해왔습니다. 매춘 여성, 미혼모, 미혼모의 딸, 성폭행을 당한 이들을 ‘교화’한다는 취지로 감금된 여성들이죠. 1993년 더블린 북부의 수녀회가 개발업자에게 세탁소 부지를 매각하면서 133구의 시신을 옮겨달라고 요청한 것을 계기로 사건이 수면 밖으로 드러났습니다.

원작 작가 클레어 키건은 부커상 인터뷰 당시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고, 마음속에 갇힌 것을 어떻게 안고 살아가는지에 관심이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여성 혐오나 가톨릭 아일랜드, 경제적 어려움, 부성 또는 보편적인 것에 대해 글을 쓰려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이, 소녀와 여성이 수감되어 강제로 노동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누구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죠.

영화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킬리언 머피가 연기한 빌 펄롱의 ‘이처럼 사소해’ 보이지만 큰 선택을 향해 조용히 따라갑니다. 심하게 학대를 당한 소녀들과 무언의 권력을 휘두르는 수녀회, 이를 외면하며 크리스마스의 따뜻한 불빛에 안주하려는 사람들을 보며, 과연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자문했습니다. 킬리언 머피의 뛰어난 연기력은 관객이 나은 선택을 하도록 이끌지요.

올겨울, 킬리언 머피의 절제된 듯 깊이 있는 연기와 함께해도 좋을 듯합니다. 영화는 오는 11일 개봉합니다.

    피처 디렉터
    김나랑
    포토
    그린나래미디어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