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쿨한 건 젠지나 밀레니얼이 아니라 X세대 아닐까요?

2025.07.07

사실 쿨한 건 젠지나 밀레니얼이 아니라 X세대 아닐까요?

제가 아홉 살 때였어요. 당시 20대 중반이던 엄마는 카디건스(The Cardigans)의 ‘My Favourite Game’을 큰 볼륨으로 틀어놓고 거실을 청소하고 있었죠. 드럼 비트가 쿵쾅거릴 때마다 엄마는 파워 노즐을 들고 집 안 구석구석 먼지를 빨아들였어요. 그리고 로우 라이즈 청바지에 맨발 차림으로 가볍게 카펫 위를 오갔죠. 저는 소파에 앉아 무표정하게 그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그 음악이 흘러나올 때면 제 머릿속에선 그날 그 장면이 플레이됩니다. 창으로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고, 왜곡된 보컬 사운드는 볼륨이 최대로 키워져 있었어요. 크고 뭉툭한 CD 플레이어에 달린 스피커는 만지면 손이 떨렸죠.

Getty Images

1990년대에 태어난 저는 밀레니얼 세대지만, 철저히 X세대 부모 밑에서 자랐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X세대 문화를 접했습니다. 우리 집 CD 선반에는 픽시스(Pixies), PJ 하비(PJ Harvey), 플라시보(Placebo) 같은 1990년대 밴드의 노래가 가득했습니다. 나중에 제가 집착하게 된 영화도 모두 그 시대의 것이었죠. 이를테면 <처음 만나는 자유>, <타락천사>, <롤라 런>, <해커스> 같은 영화예요. 브렛 이스턴 엘리스(Bret Easton Ellis), 엘리자베스 워첼(Elizabeth Wurtzel)의 <프로작 네이션(Prozac Nation)>, 어빈 웰시(Irvine Welsh) 같은 X세대 작가의 책에 빠졌을 때쯤에는 뭔가가 매우 명확해졌습니다. ‘난 때를 잘못 타고났구나!’ 말 그대로 저는 15년 정도 늦게 태어났습니다. 믹스테이프를 만들고 회사 일을 싫어하는 1990년대의 게으른 사람이 아니라 인스타그램과 아소스(ASOS, 영국 대표 온라인 쇼핑몰) 택배가 일상이 된 삶을 살게 되었죠.

최근 몇 년 동안 세대 간 갈등은 심화되어, 그 얘기를 꺼내는 것조차 지겨울 정도입니다. Z세대는 밀레니얼을 촌스럽다고 싫어하고, 밀레니얼은 Z세대가 청교도적이라고 싫어하며, 모두가 베이비 붐 세대가 베이비 붐 세대라는 이유로 싫어합니다. 하지만 1965년에서 1980년 사이에 태어난 X세대는요? X세대라는 표현 자체가 진부한 것이 돼버렸지만요. 모두가 자신들이 ‘쿨하다’고 주장하는 와중에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람들, 그러니까 X세대가 진짜 멋진 거라면요?

케이트 모스와 알렉산더 맥퀸. Getty Images

물론 X세대라고 해서 ‘오글거림’에서 자유로운 건 아닙니다. 50대가 되어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1989년 레이브 파티 얘기만 반복하고, 본인들이 세상과 거리를 두고 냉소적일 수 있었던 데는 특권이 작용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도 답답하죠. 하지만, 솔직히 지구를 빛낸 가장 멋진 사람들 중 일부는 X세대입니다. 클로이 세비니, 알렉산더 맥퀸, 위노나 라이더, 나오미 캠벨, 케이트 모스까지 모두 X세대죠. 지금 밀레니얼과 질레니얼 동료들이 만든 음악, 예술, 미디어의 대부분은 라이엇 걸(Riot Grrrl)과 진(Zine) 컬처, 소피아 코폴라, 데이비드 린치, 브릿 팝과 MTV 같은 X세대의 유산 위에 세워진 거니까요. (영국에서는) 자주 언급되지 않는 세대지만, 그들은 확실히 어딜 봐도 존재합니다.

스타일 면에서도 X세대는 정말 분위기가 있었죠. 오늘날의 젊은이들이 딱 2002년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옷을 입잖아요. 헐렁한 청바지에 몸에 붙는 얇은 긴소매 티셔츠, 혹은 스파게티 스트랩 드레스에 보기 흉한 신발을 신는 것이요. 실제로 그런 옷을 처음 입은 것은 ‘이렇게 입으면 기분이 좋다고 말하던’ X세대였죠. 가끔 <뉴욕의 진짜 주부들>의 옛 에피소드를 보면서 ‘아니, 이 언니들 진짜 대단했네’라고 놀랍니다. 클럽에서 무릎까지 오는 부츠도 마다하지 않았고, 제대로 놀 줄 알았습니다. 스킨케어 12단계 루틴 같은 것도 장황하게 늘어놓지 않았고요!

나오미 캠벨과 존 갈리아노. Getty Images
위노나 라이더. Getty Images

사람들을 세대로 구분하고 정의하는 것은 대체로 무의미한 일입니다. 저는 44세의 밀레니얼 세대보다 저보다 세 살 어린 Z세대와 공통점이 더 많거든요. 같은 50대 밀레니얼이라도 완전히 다른 삶을 살 수도 있죠. 하지만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중 누가 더 오글거리는지, 누가 더 ‘쿨하게’ 태어났는지를 두고 싸우는 동안 저는 대안적인 관점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둘 다 아닐 수 있어요. 애초에 우리만 뛰던 경주가 아니라는 것도요!

황혜원

황혜원

웹 에디터

<보그> 웹 에디터로 주로 패션 트렌드를 다루며, 웹사이트 전반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쓰는 걸 좋아합니다. 돈이든 글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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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sy Jones
사진
Getty Images
출처
www.vogue.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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