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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완벽한 여름밤을 완성할 ‘치명적인 아이템’ 3

2026.04.17

가장 완벽한 여름밤을 완성할 ‘치명적인 아이템’ 3

Saint Laurent 2026 F/W RTW

2026 가을/겨울 생 로랑 쇼는 파리 패션 위크의 백미 같은 이벤트였습니다. 안토니 바카렐로의 이번 컬렉션에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수밖에 없는 두 가지 포인트가 있었거든요. 먼저 에펠탑의 불빛을 조명 삼아 야간에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파리’ 자체를 담고 있었다고 할까요. 다음으로는 레이스 스커트와 란제리 드레스, 테일러드 수트라는 생 로랑의 대표 아이템을 다시 끌어왔다는 점입니다. 상상만으로도 매혹적인 분위기를 내죠.

바카렐로가 선보인 컬렉션의 본질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리고 우리는 왜 그가 런웨이에 세운 우아한 아이템, 레이스 스커트와 란제리 드레스, 테일러드 수트를 입고 싶어질까요? 그 답은 생 로랑의 ‘기원’에 있습니다. 이브 생 로랑은 투명한 소재를 활용해 몸을 드러내는 것에 깊이 매료됐습니다. 레이스와 시폰, 튤처럼 가볍고 비치는 소재가 그의 컬렉션에 반복적으로 등장한 이유죠. 그의 ‘투명함’은 프랑스 패션 하우스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핵심 코드로 자리 잡았고요. 생 로랑의 레이스 스커트와 란제리 드레스가 큰 의미를 지니는 이유입니다.

반면 테일러드 수트는 완전히 다른 방향의 룩이죠. 앞에서 얘기한 투명한 소재와 달리 ‘강력한 여성’을 이야기하는 옷이니까요. 몸을 드러내는 옷과 완전히 감싸는 옷이라는 대비만 놓고 보면 상반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생 로랑의 터치 아래 두 가지는 결국 하나의 포인트에서 만나게 됩니다. 바로 ‘자기 확신과 힘을 표현하는 도구’로 패션을 활용했다는 점입니다.

로맨틱하면서도 관능적인, 레이스 스커트

Saint Laurent 2026 F/W RTW

Saint Laurent 2026 F/W RTW

이번 시즌 레이스 스커트는 호박색과 갈색, 검은색을 띠었습니다. 같은 소재 톱과 매치하거나 같은 소재 톱과 조화를 이뤘죠. 레이스 스커트를 가장 우아하게 매혹적으로 입는 방법은 뭘까요? 바카렐로에 따르면 시스루 스타킹, 펌프스와 함께 매치해야 합니다. 그가 쇼 내내 강조한 점이죠.

여기에 눈가를 덮은 강렬한 아이 메이크업, 매끈하게 정돈된 머리에 반짝이는 액세서리까지 더했습니다. 드라마틱한 분위기가 구현됐죠. 완전히 ‘꾸미고 꾸미고 또 꾸민’ 스타일입니다. 즉 생 로랑의 관점에서 레이스 스커트는 확실하게 꾸밀 때 입는 옷입니다. 특별한 밤을 위한 의상인 셈이죠. 참고로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 역시 펜디 데뷔 컬렉션에서 비슷한 흐름을 보여줬습니다.

끊임없이 재해석되는 클래식, 란제리 드레스

Saint Laurent 2026 F/W RTW

Saint Laurent 2026 F/W RTW

란제리 드레스는 이번 시즌 가장 강력한 트렌드로 꼽힙니다. 생 로랑뿐 아니라 돌체앤가바나 쇼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죠. 차이점이라면 돌체앤가바나의 무드는 다소 어두웠다는 것입니다. 바카렐로는 한층 더 성숙하고 세련된 여성성을 강조할 수 있는 색상을 선택했습니다.

스타일링 포인트는 허리 라인입니다. 블랙 벨트로 허리를 강조해 전체적인 실루엣에 통제력과 균형을 더했죠. 볼드하고 화려한 액세서리와 함께 연출하니 로맨틱한 저녁 식사 자리에 적합한 룩이 완성됐습니다.

여성성을 재정의한 힘의 상징, 테일러드 수트

Saint Laurent 2026 F/W RTW

Saint Laurent 2026 F/W RTW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60년 전인 1966년, 이브 생 로랑은 패션계에 길이 남을 혁신을 일으켰습니다. 여성용 턱시도 ‘르 스모킹(Le Smoking)’을 공개한 것이죠. 당시에는 논란의 중심에 있었지만, 지금은 클래식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쇼 시작과 함께 공개된 8개 룩은 바로 이 역사적인 옷에 대한 오마주로 구성됐습니다. 이브 생 로랑에 대한 경의를 표한 겁니다. 각각의 수트는 천편일률적이지 않은 실루엣을 자랑했는데, 더블 브레스티드 블레이저부터 싱글 버튼 재킷까지 아주 다양했습니다. 사실 테일러드 수트는 여전히 매우 유연한 아이템입니다. 드레스처럼 활용할 수도 있고,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도 연출할 수 있으니까요. 안토니 바카렐로는 컬렉션을 통해 테일러링의 가능성을 확장했습니다.

가장 우아하고 현대적인 스타일링

생 로랑은 이번 시즌 컬렉션을 통해 분명하게 보여줬습니다. 우아하고 현대적인 이브닝 스타일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아이템만 준비하면 된다고 말이죠. 레이스 스커트와 란제리 드레스, 테일러드 수트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들 아이템은 기본적으로 하이힐과 함께 매치하는 게 가장 근사하죠. 메이크업과 헤어 스타일링은 전체 분위기를 결정지을 수 있기에 매우 중요한 요소고요. 같은 옷을 입어도 헤어와 메이크업에 따라 팜므 파탈이 될 수도 있고, 로맨틱한 무드의 소녀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어떤 식으로 연출할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이 흐름은 곧 레드 카펫이나 셀러브리티의 룩에서 확인할 수 있을 거예요.

김현유

김현유

프리랜스 에디터

세상사에 호기심이 많은 프리랜스 에디터입니다. 패션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트렌드 분석에 관심이 많습니다. <에스콰이어 코리아>에서 피처 에디터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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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z García
사진
GoRunway
출처
www.vogue.m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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