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우리를 죽이고 있다? 로우 톡스 라이프 가이드
정녕 집이 우리를 죽이려는 걸까? ‘로우 톡스 라이프’의 핵심을 찾아서.

미세 플라스틱을 배출하는 조리 도구나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을 내뿜는 세정 스프레이처럼 화학물질의 일상적 공포를 피하기란 불가능하다. 이를 신경 쓰는 사람들의 눈에는 집이 우리를 위협하는 것처럼 보이기 마련이다. 정말 그럴까?
보스턴 출신 사업가 캣 더프(Cat Duff)는 8년 전부터 위협을 느끼기 시작했다. 강도나 테러, 자연재해, 전 지구적인 전염병같이 대중적으로 흔히 겪는 막연한 불안과는 달랐다. 이러한 공포는 집에서 오는 것들이었다. 커튼, 소파, 세제 같은 일상용품이 그에게는 공포 대상으로 자리 잡았다. “한창 유방암 예방법을 알아볼 때였어요.” 캣 더프가 말했다. “어머니의 유방암 투병으로 관심을 갖게 됐거든요.” 그가 온라인 및 자연요법 치료사를 통해 얻은 지식에 따르면 조리 도구에는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 있고 가구에는 과불화화합물(PFAS)이 포함되어 있었다. 거의 모든 가정용품은 길고 복잡한 이름을 가진 제조 원료에 화학 화합물이 들어 있었다. 호르몬에 영향을 줄뿐더러 특정 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화학물질인 내분비 교란 물질로 가득했다. 결국 캣 더프는 그 모든 것을 집 안에서 없애게 되었다. 그는 가정용 세정제와 주방용품뿐 아니라 가구까지도 건강에 더 도움이 되는 대체품으로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캣 더프의 표현에 따르면 이러한 점진적인 변화는 ‘로우 톡스(Lowtox)’, 즉 저독성 생활로 가는 여정의 일환이었다. 이제 그는 100% 순면 침대 시트 위에서 잠을 자고(그는 브룩리넨(Brooklinen)과 패러슈트(Parachute)의 팬이다), 직접 만든 식초 기반 세정제를 사용하며(곧 두 살이 되는 캣 더프의 아이 역시 자신이 어지른 자리를 닦을 때 이 세정제로 닦는 걸 즐긴다),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 조리 도구를 써서 요리한다(눌어붙지도 않고 독성도 없으니 더할 나위 없지 않은가). 가구는 대부분 천연 소재로 제작된 것이며, 바닥 또한 외부의 먼지나 세균이 묻지 않도록 손님들에게 집에 들어오기 전 신발을 벗어달라고 정중히 요청한다.
최근 몇 년 사이 무독성 가정용품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제품 상세 설명에 나온 용어가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고 타샤 스토이버(Tasha Stoiber) 박사는 말한다. 환경 단체 ‘환경 워킹 그룹(Environmental Working Group)’의 수석 과학자인 타샤 스토이버 박사는 부연한다. “게다가 그린워싱이 만연하죠.” 집을 저독성 안식처로 바꾸기로 결심한 사람들은 캣 더프 말고도 많다. 트렌드 예측 전문 기업 WGSN의 인테리어 부문 전문가 클레어 디킨슨(Claire Dickinson)은 실제로 “청소, 주방과 가구 관련 분야 전반에서 무독성 제품 구입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두 자릿수에서 세 자릿수로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부터 지역 페이스북 모임 속 부모까지, 모든 사람이 매일 사용하는 가정용품에 대해 어느 때보다 더 신경을 많이 쓰는 듯 보인다. 미세 플라스틱을 배출하는 조리 도구나 공중에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내뿜는 세정 스프레이에 대한 대화가 일상적으로 이뤄진다. 매트리스에서는 화학 성분이 방출되고, 다수의 양초에서도 독성 물질이 배출되며, 코팅 프라이팬은 전국적으로 판매를 금지해야 마땅하다고들 한다. 이런 걸 신경 쓰는 사람들 눈에는 우리가 사는 집이 우리를 죽이려는 것처럼 보인다.
급부상하는 로우 톡스 라이프와 뒤따른 혼란
최근 몇 년 사이 가정 내 로우 톡스 생활 방식에 대한 움직임이 크게 급증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2020년부터 소셜 미디어와 팟캐스트를 통해 무독성 생활에 대해 듣기 시작했어요.” 올해 스물아홉 살로 로우 톡스 관련 콘텐츠를 만드는 보스턴 출신 케일라 로즈(Kayla Rose)의 말이다. “한번은 유기농 닭 요리를 하려고 무척 애쓰고 있었는데 가만 보니 제가 그걸 코팅 프라이팬에 굽고 있더군요.” 그 순간 자신이 뭔가에 속은 듯한 기분을 느꼈다며 그는 자조 섞인 고백을 이어갔다.
로우 톡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수십 년간 급진적이진 않지만 꾸준히 증가해온 저독성에 관한 움직임의 정점에 있다. “소비자의 우려와 인식은 지난 20년간 점차 커져왔고, 여러 요인이 이런 현상을 만들어냈습니다.” 환경 건강 연구 및 후원 단체 ‘유해 화학물질 없는 미래(Toxic-Free Future)’의 프로그램 및 전략 책임자 마이크 셰이드(Mike Schade)가 말했다. 한 가지 주된 요인은 과학 지식의 증가다. “계속된 연구를 통해 생필품이 방출하는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우리는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실내에서 보내며, 소비재와 건축자재는 대부분 유해한 화학물질과 플라스틱으로 이뤄졌어요.” 세제부터 페인트, 가구까지 대부분의 가정용품은 식품, 살충제, 의료용 약품에 비해 엄격하게 규제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에게 분명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오랫동안 진열대에 놓여 있는 제품에는 유해 화학물질을 비롯해 내게 해를 끼칠 만한 것이 없을 거라고 여겼어요.” 케일라 로즈가 말했다. “사람들은 상점에서 파는 물건이라면 안전할 거라고 봐요.” 캐서린 카(Catherine Karr) 박사의 지적이다. 워싱턴 대학 교수로 환경역학자이자 소아 환경의학 전문의인 캐서린 카는 소비 제품 대부분이 역사적으로 식품, 살충제나 약품만큼 철저하게 규제를 받지 않았다고 말한다.
1976년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처음 제정해 시행한 유해화학물질관리법(TSCA)은 미국 내 주요 화학물질 안전법이다. 그러나 환경보호청에 따르면, 2016년 개정되기 전까지 해당 법령에는 대중을 위험 화학물질로부터 보호할 규정을 제한하는 근본적인 결함이 있었다. 다시 말해서 이 법의 여러 결함 때문에 소비자 제품에 들어 있는 화학 성분 대부분이 개별적인 안전성 테스트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2016년 개정안은 이러한 결함 중 다수를 개선했다. 환경보호청 웹사이트에는 “해당 개정안은 새로운 화학 성분 검토 과정에 가장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제 환경보호청은 제조가 시작되기 전 새로운 화학 성분 또는 기존 화학 성분의 중요한 사용에 대해 적극적인 판단을 내리고자 합니다”라고 전한다. 또한 개정안은 화학 성분의 정보에 대한 공적 투명성을 높일 것을 촉구한다. “단순히 선택적 소비를 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소비자로서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는 있지만, 더 많은 제도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유해 화학물질 없는 미래의 프로그램 및 전략 책임자 마이크 셰이드의 말이다.
엄격한 환경보호청의 기준과 더불어, 특정 화학물질에 대한 최근 규정 및 검은 플라스틱 뒤집개 연구를 비롯해 미국 내 큰 주목을 이끌어낸 연구는 이 같은 문제에 관심을 집중시켰다. 언론 역시 이런 내용을 많이 다루며 사람들의 인식이 높아졌다. “점점 더 많은 일반 소비자가 자신이나 자녀를 아프게 할지도 모르는 유해 화학물질을 집에 들이는 건 아닌지 알고 싶어 합니다.” 마이크 셰이드가 덧붙였다. 트렌드 예측 전문가 디킨슨에 따르면 2021년부터 무독성 생활에 대한 검색량과 그에 관한 게시물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2023년과 2024년에 급증했다. 그러나 소비재 독성 배출 문제, 그리고 이와 관련된 뜨거운 쟁점에 관해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틱톡에는 #무독성(#nontoxic)이라는 태그가 달린 영상이 20만 개 이상 있는데, 대부분 젊은 여성 유저가 자기가 좋아하는 제품 혹은 덜 유해한 가정 환경을 만들기 위해 새로 쓰기 시작한 대체용품에 대해 언급하는 콘텐츠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무독성 관련 인플루언서들이 더 건강하고 깨끗한 삶을 살기 위해 뭘 살지 추천하며 인지도를 높인다.
과학적 연구가 특정 유해 화학물질을 집에서 없애는 것이 좋다는 것을 뒷받침하지만, 로우 톡스 생활 팁은 보통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다른 생활 방식을 지지하는 인플루언서가 공유하고 있다. 뉴욕과 런던에서 생활하며 정치, 건강,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케이트 글라반(Kate Glavan)은 백신 접종 반대, 살균 처리되지 않은 생우유 마시기를 비롯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이슈를 예로 든다. 케이트 글라반이 자신의 틱톡 채널에서 언급하며 이슈가 된 이런 현상은 ‘음모론(Conspirituality)’이나 ‘미신적 건강론’이라고 불리며, 건강 관련 산업과 음모론 커뮤니티의 비교적 새로운 교차점을 만들어낸다. 이는 소셜 미디어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 같은 현상은 정부 고위층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MAHA, 즉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만들자(Make America Healthy Again)’는 운동을 대부분 검증되지 않은 과학에 기반해 구성하는 동시에, 미국인에게 물부터 약품에 이르는 모든 것에서 유해 화학물질을 경계하라고 말한다. 케이트 글라반은 “이전엔 그런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하나의 여론을 형성하는 데 그쳤는데 이제 정부를 이끌고 있어요”라고 짚었다.
침대 시트부터 수건, 프라이팬, 커피 메이커까지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용품에 유해 화학물질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집 안 먼지에도 섞여 있을 수 있다. 다양한 목소리는 담론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 뿐이다. “확실히 정보 과부하가 발생하고 있어요.” 케이트 글라반이 덧붙였다. “인플루언서 한 사람이 어떤 연구를 인용했을 때 우리는 그 데이터가 어디서 온 것인지, 상호 검토된 연구인지 같은 것들을 확인해볼 시간이 없잖아요.” 보건복지부 장관이 타이레놀이 자폐증을 유발하는지 과학자들에게 검증받지 않을 때, 소비자는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판단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이 모든 잡음은 불안을 가중시킨다. 오랫동안 사용해온 가정용품이 정말 유해할까? 모두 내다 버려야 하는 것일까? 여러 잡음을 잠재우고 과학을 따르기 위해 우리는 전문가에게 어떤 성분을 피해야 하며, 최대한 독성 없는 집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연구 결과를 통해 권장 사항을 일러달라고 부탁했다.
실제로 무엇이 위험할까?
무엇을 주의해야 할지 아는 것은 덜 유해한 집 안 환경을 갖추기 위한 첫 단계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이 모든 것을 이해해도 괜찮아요.” 타샤 스토이버 박사는 “관심을 가지는 게 첫 단계”라고 짚는다. 갑론을박 속에서도 가정 내 화학물질이 실제로 건강상 위험을 야기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람들 대부분은 표백제를 암모니아에 사용하면 절대 안 되며, 납 성분을 함유한 페인트나 곰팡이에 닿을 경우에도 해로운 결과를 초래한다는 걸 알고 있다. 천식이나 습진이 있는 사람이라면 특정 성분이 단기적으로 증상을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가구, 주방 기구, 청소용품을 통해 특정 화학약품에 일상적으로 노출되는 것 또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증거 또한 점점 늘고 있다. 그저 외출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많은 유해 물질을 들이마시고 있다. 그러나 유해한 입자는 집 안에 훨씬 더 교묘하게 숨어 있다. 소파 쿠션이나 벽 페인트처럼 집 안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에 존재한다. 기사를 위해 마주한 과학자들에 따르면 우리가 이러한 제품을 직접적으로 섭취하거나 마시지 않더라도, 먼지에 섞인 아주 작은 유해 입자를 호흡기를 통해 들이마시는 것만으로도 독성 칵테일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른 해결책은 좋지 않은 물질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가급적 피하라고 권장하는 화학물질을 소개한다.
과불화화합물(PFAS)
과불화화합물(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 즉 PFAS는 카펫, 러그, 매트리스, 얼룩 방지 및 방수 커버 같은 직물 제조에 사용된다. ‘영원한 화학물질’이라는 별명처럼 PFAS는 빠르게 분해되지 않는다. 분해에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만큼 “이 성분이 집에 있는 한 우리는 계속 노출될 것”이라는 게 사일런트 스프링 연구소(Silent Spring Institute)의 연구 운영 부국장이자 연구 과학자 로빈 도드슨(Robin Dodson)의 말이다. 더군다나 인간의 몸은 PFAS를 화학적으로 분해할 수 없기 때문에 고스란히 신체 조직에 축적된다.
집 안 먼지를 통해 들이마시거나, 반려동물 혹은 어린 자녀가 이를 만지고 흡입하는 경우 혈액 내 단백질과 결합될 수 있다는 것이 수 펜턴(Sue Fenton) 박사의 설명이다. 그녀는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생명과학 교수이자 보건 및 환경 연구 센터(Center for Human Health and the Environment) 센터장이다. PFAS는 코팅 프라이팬에 흔히 사용되는 물질인 테플론에서도 발견되는데, 연구에 따르면 이는 갑상선 질환 같은 호르몬 문제부터 다양한 암에 이르는 여러 건강 문제에 영향을 미친다. 역사적으로 가구와 매트리스에 사용된 인공 화학물질인 난연제 또한 암 발병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프탈레이트(Phthalate)
플라스틱을 유연하게 만드는 데 사용되는 화학물질인 프탈레이트는 비닐 장판, 샤워 커튼, 파이프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로빈 도드슨은 일부 페인트에도 부드러운 발림성을 위해 이것이 첨가되었다고 말한다. 건강을 고려한다면 프탈레이트 무첨가 제품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다용도 스프레이나 특수 세정제 같은 청소용품에도 프탈레이트가 함유된 향료가 들어간 경우가 많다(성분에 ‘향료’라고 적힌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연구 결과 특정 프탈레이트는 정자 수 감소나 조산 같은 생식 관련 문제뿐 아니라 고혈압과도 연관이 있다.
4차 암모늄 화합물(QACs)
항균 비누나 소독 스프레이, 소독용 물티슈 같은 세정용품과 세탁용 살균제에는 호흡기 질환이나 피부 질환을 유발하는 화학물질 외에도 4차 암모늄 화합물(Quaternary Ammonium Compounds, QACs)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인간과 생태계 건강을 위한 안전한 화학물질 사용을 촉진하는 시민 단체인 녹색 과학 정책 연구소(Green Science Policy Institute)의 레베카 푸오코(Rebecca Fuoco) 과학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는 이러한 살균제가 특히 호흡기 질환과 발달 및 생식 문제 같은 다양한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이것들은 보통 라벨에 염화벤잘코늄(Benzalkonium Chloride)이나 염화디데실디메틸암모늄(Didecyldimethylammonium Chloride)이라는 학명으로 기재되어 있다.
미세 플라스틱
주방용 저장 용기, 도마, 조리 도구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미세 플라스틱은 섭취 시 암, 호흡기 질환, 염증성 장 질환 등을 유발해 인체에 해를 일으킬 수 있다. 단순히 플라스틱 저장 용기를 여는 것만으로도 체내에 흡입될 수 있고 플라스틱 도마에서 자른 채소를 통해서도 섭취할 여지가 있다. 열에 노출될 경우 내연제를 포함한 유해 화학물질을 음식에 고스란히 녹여내는 검은 플라스틱 뒤집개도 잊어서는 안 된다. 로빈 도드슨에 따르면 미세 플라스틱이 나오는 음식 저장 용기에 특히 산성을 띤 음식을 보관할 때나 용기째 전자레인지에서 데울 때 음식물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우리 집을 안전하게 만드는 현실적인 방법
일단 한숨 돌리자.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펜턴 교수는 어떤 화학물질이든 그 독성은 노출된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위험은 결과적으로 우리가 그 물질에 어떤 식으로 노출됐는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매일 많은 양으로 어떤 물질에 노출됐다면 한 달에 한 번이나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짧은 시간 노출되는 것과는 다른 영향을 받게 됩니다.” 펜턴 교수의 말이다. 예를 들어 코팅 프라이팬으로 매일 수차례 조리하거나 강한 유독성 화학물질에 노출된 가정주부라면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그만큼 더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험 정도가 어떻든 간에 몇 가지 변화를 통해 그에 대한 노출을 줄일 수 있다. 많은 전문가가 모든 유해 화학물질을 피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하기에 그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수 있다. 우리가 인터뷰한 전문가 중에서 오늘 당장 집에 있는 모든 걸 내다 버려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대신, 잠재적 건강 위험 수준을 낮추기 위한 방편으로 신중히 제품을 고르고 몇몇 습관을 바꿔볼 것을 권했다. “집 안에 있는 모든 물건을 바꿀 순 없겠지만 노출을 줄일 순 있겠죠.” 사일런트 스프링 연구소의 연구 과학자 로빈 도드슨이 말했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대기오염도 암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영영 밖에 나갈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건 아니니 말이다.
“먼지를 없애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워싱턴 대학의 환경역학자이자 소아 환경의학 전문의인 캐서린 카 교수가 말했다. “이런 오염 물질의 상당수가 집 안 먼지에 들어 있거든요.” 환경 워킹 그룹의 수석 과학자 타샤 스토이버 박사는 공기 중 오염 물질을 줄이기 위해 정기적으로 먼지를 털고 진공청소기를 돌리라고 제안한다. 화학물질이 포함된 먼지가 실내에서 휘몰아치지 않도록 가능하면 헤파(HEPA) 필터가 있는 진공청소기를 사용하는 게 좋다. 그는 또 이렇게 말했다. “꼭 헤파 필터가 없더라도 젖은 걸레나 천으로 먼지를 닦아내세요. 그냥 마른 상태로 털어내지만 말고요. 그러지 않으면 먼지를 제거하는 게 아니라 단순히 실내 공기 중으로 옮기는 꼴이 돼버리니까요.”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독성 물질의 양을 제한하는 것에 중점을 둠으로써 현실적인 접근 방식을 강조한다. “집 안의 뭔가를 교체할 때, 그때가 바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곰곰이 궁리해볼 때예요.” 카 교수는 조언한다. 다른 전문가들 역시 모두 멀쩡한 소파를 내다 버리거나 잘 쓰고 있는 커튼을 떼어내라고 제안하지 않는다. 그건 낭비이자 더 많은 비용을 일으키는 일이다. 그러나 살림살이를 새로 교체해야 하는 경우라면 “PFAS 처리된 제품을 피할 수 있는 선택지로 고려해보라”고 그는 말한다. 현재 포터리반(Pottery Barn), 웨스트엘름(West Elm), 이케아(IKEA) 같은 업체가 PFAS가 없는 소파와 러그, 커튼을 판매하고 있다.
신중하면서도 현실적인 접근 방식이 로우 톡스 생활의 핵심이다. 특히 세정제부터 샤워 커튼까지 모든 용품에 유해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는 욕실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가정용품을 새로 구입할 때가 왔다면 환경 워킹 그룹의 헬시 리빙(Healthy Living) 앱과 사일런트 스프링 연구소의 디톡스 미(Detox Me) 앱 등을 활용해 제품 라벨을 더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의 세이퍼 초이스(Safer Choice) 실(Seal) 같은 제3자 인증 역시 어떤 브랜드가 덜 유해한 성분이나 물질을 사용하고자 노력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마이크 셰이드는 말한다.
가구 외에도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는 작지만 실천 가능한 생활 습관도 많다. “플라스틱 식품 용기나 저장 용기 사용을 피하는 게 좋습니다. 왜냐하면 플라스틱은 가열된 조건에서 더 쉽게 분해되고 표면에서 떨어지기 때문에 플라스틱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돌려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식기세척기에도 돌리지 않아야 해요.” 캐서린 카 교수의 말이다. 상황에 따라 플라스틱 뒤집개, 도마, 접시도 점차 교체하길 권한다. 쓰던 세정용품이 다 떨어졌다면 다음에는 어떤 제품을 살지, 혹은 만들어 쓸지를 고민하길 바란다. 세정용품은 성분이 단순할수록 더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세정용품에 들어 있는 성분 측면에서도 그렇고, 실제 사용하는 세정용품의 가짓수 측면에서도 말이다. “대부분의 집 안 청소는 일반적인 비누와 물이면 충분합니다.” 레베카 푸오코의 말이다. (혹시 가족 중 누군가가 아파서 소독해야 하는 경우라면 과산화수소, 알코올 기반 제품, 구연산을 사용하라고 권유한다.)
더불어 스트레스 또한 그 자체로 일종의 독소라는 걸 기억하길 바란다. “화학물질을 줄이는 것과 함께 심적 스트레스를 낮추도록 하세요.” 식초 세정제를 만드는 사이 이따금 더티 마티니 마시는 걸 즐긴다고 밝힌 캣 더프의 조언이다. “꼭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VL
- 컨트리뷰팅 에디터
- 유승현
- 글
- Ashley Abramson
- 사진
- Tonje Thile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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