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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2K의 상징, 로우 라이즈 스커트가 어느새 다시 유행하고 있다?

2026.04.28

Y2K의 상징, 로우 라이즈 스커트가 어느새 다시 유행하고 있다?

2020년대 컬렉션 중 패션 피플의 인상에 가장 깊이 남아 있는 쇼는 무엇일까요?

‘보그 코리아’ 2022년 2월호 중. 포토그래퍼 루이지 & 이앙고(Luigi & Iango)

미우미우의 로우 라이즈 미니스커트를 입은 레베카 롱엔다이크가 커버를 장식한 <보그> 2022년 2월호 편집장의 글을 잠시 인용하겠습니다. ‘스마트폰 속에서 걸어 나오는 미우미우 쇼의 모델을 보던 그 순간 제 촉수에 이번 시즌 키워드가 전도됐습니다.’ 이 말처럼 미우미우의 2022 봄/여름 컬렉션은 Y2K라는 메가 트렌드의 시발점이었습니다. Y2K 이후 ‘메가’라는 거창한 수식어를 붙일 만큼 위력적인 트렌드가 없었다는 것만 봐도 이 컬렉션이 얼마나 강렬했는지 짐작할 수 있죠. 물론 여느 트렌드가 그렇듯 Y2K 열풍은 서서히 시들었고, 이 스타일의 상징과도 같은 로우 라이즈 실루엣의 인기 역시 잠잠해졌지만 말이죠.

Chanel 2026 F/W RTW

Chanel 2026 F/W RTW

‘패션계는 약 20년을 주기로 유행을 반복한다’는 20년 법칙이 무색하게, 로우 라이즈 스커트가 스멀스멀 복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샤넬의 2026 가을/겨울 컬렉션에 웨이스트 라인이 허벅지 중간에 위치한 드롭 웨이스트 실루엣 스커트가 등장했다는 것이 가장 확실한 신호였고요.

Tory Burch 2026 S/S RTW

Tory Burch 2026 S/S RTW

샤넬의 제안보다 훨씬 덜 극단적인, 골반에 걸쳐 입는 디자인의 로우라이즈 스커트 역시 런웨이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건 로우 라이즈 스커트의 무드가 2022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는 사실입니다. 4년 전에는 ‘로우 라이즈 스커트 = 키치’였지만, 이제는 한 가지 스타일을 고집하지 않아도 좋거든요. 길이 역시 훨씬 다양해졌습니다. 토리 버치부터 살펴볼까요? 도발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데 특화된 줄로만 알았던 로우 라이즈 스커트를 차분하게 풀어냈습니다. 미드리프를 노출하지 않은 덕분이었죠. 미디 길이의 로우 라이즈 스커트에 폴로 니트와 탱크 톱처럼 캐주얼한 아이템을 매치하니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룩이 완성되는군요.

Blumarine 2026 S/S RTW

Balmain 2026 S/S RTW

미우미우와 함께 Y2K 트렌드를 이끌었던 블루마린도 오랜만에 로우 라이즈 스커트를 선보였습니다. ‘치마는 골반에 걸치고, 미드리프는 드러낸다’는 공식은 그대로 따랐지만, 역시 키치한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었습니다. 핑크빛이 감도는 베이지색과 레이스 디테일의 영향인지, 보헤미안 시크로 분류하는 것이 가장 적절해 보였죠. 크로셰 로우 라이즈 미니를 활용한 발망의 룩에서도 비슷한 무드를 감지할 수 있었고요.

Alexander Wang 2026 S/S RTW

Alexander Wang 2026 S/S RTW

아찔할 정도로 짧은 로우 라이즈 스커트가 거리를 지배했던 4년 전의 기억이 아직 또렷해, 로우 라이즈 미니가 부담스럽게만 느껴진다면? 알렉산더 왕의 제안에 따라 아우터를 걸쳐보세요. 레더 재킷이나 블레이저처럼 캐주얼한 외투라면 로우 라이즈 미니 특유의 발칙함을 한층 중화할 수 있을 겁니다.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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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2K 열풍에 휩쓸려 구매한 뒤, 한동안 옷장 속에 방치해뒀던 로우 라이즈 스커트에 새 생명을 불어넣을 때가 왔습니다. 명심해야 할 점은 단 하나, 로우 라이즈 스커트에 대한 규칙이 전부 깨졌다는 사실입니다.

안건호

안건호

웹 에디터

2022년 10월부터 <보그> 웹 에디터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패션 그리고 패션과 관련 있는 모든 것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다양한 글을 작성합니다. 주말에는 하릴없이 앉아 음악을 찾아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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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ma Bocchi
사진
GoRunway, Getty Images, Courtesy Photos
출처
www.vogu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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