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cent of Istanbul

2026.06.25

The Scent of Istanbul

이스탄불의 다층적인 문화와 감정을 향으로 풀어내는 니치 퍼퓸 하우스, 니샤네. 니샤네의 공동 CEO 메르트 귀젤, 무라트 카트란과 브랜드를 관통하는 예술적 영감과 스토리텔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왼쪽부터) 니샤네의 공동 CEO 메르트 귀젤과 무라트 카트란.

향은 때로 한 도시의 초상과도 같다. 어떤 향은 한순간 낯선 거리의 공기와 그곳을 스쳐 지나간 사람들의 감정까지 떠올린다. ‘니샤네(Nishane)’의 향이 그렇다. 유럽과 아시아가 만나는 도시 이스탄불에서 탄생한 니샤네는 향을 통해 도시의 문화와 예술, 정체성을 표현해왔다. 공동 CEO 메르트 귀젤(Mert Guzel)과 무라트 카트란(Murat Katran)에게 브랜드를 관통하는 영감과 스토리텔링에 대해 물었다.

이스탄불은 동서양의 문화, 역사, 종교, 예술이 공존하는 도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 분에게 이 도시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그리고 그 에너지가 니샤네의 향에 어떻게 스며들었나요?
MG 이스탄불은 하루에도 전혀 다른 세계를 마주할 수 있는 도시입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풍경 속에서 다양한 문화와 감정, 영감을 경험할 수 있죠. 그런 다층적인 에너지가 니샤네의 향에도 자연스럽게 반영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향 안에서도 여러 감정과 분위기가 겹겹이 펼쳐지는 이유입니다.
MK 저에게 이스탄불은 살아 있는 문화 그 자체입니다. 역사적인 건축물과 예술, 음악이 일상 가까이 존재하고, 서로 다른 문명과 문화가 남긴 흔적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죠. 이러한 문화적 다양성과 깊이는 니샤네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중요한 기반이 되었으며, 하우스가 추구하는 스토리텔링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왼쪽부터) 시트러스와 우디의 조화가 모던하고 젠틀한 느낌을 주는 니샤네 ‘하지밧 엑스트레 드 퍼퓸’, 파우더리함과 우디함의 조화로 은은하지만 깊은 존재감의 ‘멘트 투 비 씬 엑스트레 드 퍼퓸’, 깨끗하고 투명한 느낌의 ‘우롱차 엑스트레 드 퍼퓸’.

니샤네의 향수는 하나의 캐릭터 혹은 장면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새로운 향을 개발할 때 그 시작은 주로 무엇인가요?
MK 새로운 향은 대부분 하나의 이야기나 감정에서 시작됩니다. 문학과 예술, 개인적인 기억, 혹은 무심코 지나친 순간이 영감이 되죠. 이후 조향사와 함께 그 이미지를 하나의 향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MG 니샤네의 시그니처 향수 ‘하지밧(Hacivat)’이 좋은 예입니다. 튀르키예의 전통 그림자극의 캐릭터 하지밧에서 영감을 받았는데요. 우아함과 지성, 예술적 감각을 지닌 인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밝고 세련된 에너지를 지닌 하나의 캐릭터가 향으로 탄생했죠.

향을 통해 특정한 감정이나 기억을 구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MG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진정성입니다. 니샤네의 대표 향수로 꼽히는 ‘팬 유어 플레임즈(Fan Your Flames)’는 13세기 페르시아 시인 루미의 시구절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습니다. “네 삶에 불을 지펴라. 그리고 그 불을 더 타오르게 하는 사람들을 찾아라.”라는 시구절에서 출발했죠. 코코넛과 럼, 타바코 노트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는 순간의 따뜻함과 친밀감을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아무리 아름답고 완성도 높은 향이라도 결국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지 못하면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에게 향은 향 자체보다 그 안에 담긴 감정을 전달하는 매개체에 가깝습니다.

니샤네의 향수에는 예술, 문학, 역사 등 다양한 문화적 레퍼런스가 녹아 있습니다. 평소 가장 많은 영감을 받는 분야가 궁금합니다.
MG 여행은 언제나 영감의 원천입니다. 새로운 문화와 건축, 음식, 예술을 경험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시야가 넓어지죠. 문학과 영화 역시 향수처럼 감정의 세계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늘 큰 영감을 줍니다.
MK 예술과 문화는 삶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열 살 때부터 시작한 연극 경험은 주변을 관찰하는 안목을 길러주었고, 그런 감각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때로는 한 곡의 민요나 카펫 문양, 건축물의 디테일 같은 사소해 보이는 요소가 의외의 이야기와 감정의 출발점이 되곤 하죠.

만약 니샤네를 하나의 영화 혹은 예술품으로 표현한다면, 어떤 분위기나 장르에 가까울까요?
MG 니샤네가 영화라면 한 편의 예술영화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침묵과 긴장감, 절제와 감정이 공존하는 작품 말이죠. 니샤네 역시 표면적인 아름다움 너머를 바라봅니다.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절제와 탐닉처럼 서로 다른 가치가 교차하는 순간에 관심이 있죠.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것은 좋은 향보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하나의 장면과 감정입니다.
MK 니샤네는 잘 큐레이션된 현대미술 전시와 같습니다. 서로 다른 문화와 감정, 이야기가 한 공간에서 조화를 이루면서도 각기 다른 개성을 잃지 않는 곳이죠. 우아함과 감성이 공존하고, 작품을 따라 걷다 보면 예상치 못한 감정을 마주하게 되는 그런 전시 말입니다.

니샤네가 향으로 들려주고 싶은 다음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MG 앞으로도 인간의 감정과 의미 있는 이야기를 향으로 풀어내고 싶습니다. 니샤네는 새로운 창작의 영역을 계속 탐구하겠지만, 그 중심에는 언제나 진정성이 있을 것입니다. 향이 누군가에게는 아주 개인적인 기억이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언어가 되길 바랍니다.
MK 우리는 향을 만들기 전에 먼저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어떤 서사는 오래된 기억에서, 어떤 서사는 우연히 마주한 한 문장에서 시작되죠. 니샤네가 앞으로도 계속 들려주고 싶은 것은 결국 사람과 감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가장 아름다운 방식으로 기억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향의 역할입니다.

이재은

이재은

CCL팀 콘텐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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