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의 뮤즈가 된 리한나와 나눈 인터뷰

블랙 앤 파워풀! 메이크업 브랜드 맥과 슈퍼 디바 리한나의 공통점이다. 지난 5월 그녀의 이름을 딴 레드 립스틱 ‘리리 우’를 시작으로 최근 ‘비바글램’ 뮤즈로 발탁되기까지. 메이크업이라는 공통 목표 아래 달려온 300여 일간의 여정.

“메이크업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화장이 잘된, 거울 속 완벽한 모습에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희열을 느끼죠”, 진홍색 꽃자수 레이스 드레스는 마이클 코어스(Michael Kors).

88년 바베이도스 태생의 흑진주 리한나의 나이는 고작 스물여섯 살. 하지만 그녀를 칭하는 수식어는 휘트니 휴스턴, 머라이어 캐리 등 대선배의 이름 앞에나 붙여질 ‘빌보드 종결자’. 말 그대로 새로운 음반을 냈다 하면 눈 깜짝할 사이에 차트에 진입하고, 다시 한번 깜박일 때쯤 1위를 거머쥐고 만다. ‘놀아본 사람이 놀 줄 안다’고 했던가? 그런 의미에서 리한나는 놀 줄 아는 여자다.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건 해야 직성이 풀리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늘 당당하다. 오죽하면 그녀의 인스타그램 주소도 ‘나쁜 기집애(@badgalriri)’였을까. 톱스타와 끊이지 않는 염문설, 높은 수위를 넘나드는 위험한 발언에도 그녀를 미워할 수 없는 건 이 모든 걸 눈감아줄 수 있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어서다. 한 소절만 들어도 알아차릴 수 있는 독특한 목소리와 암고양이처럼 매혹적인 춤사위가 버무려진 리한나의 공연은 한번 보면 빠져나올 수 없는 ‘개미지옥’ 그 자체다.

지난해 9월 13일, 리한나의 콘서트가 예정된 마카오 베네치안 호텔 앞은 ‘리리’를 외치는 꼬마 숙녀부터 그녀의 모든 투어를 따라다니는 듯한 커플까지 광적인 인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녀가 제일 잘하고 좋아하는 춤과 노래가 이날 하루 마카오 콘서트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면, 이튿날 홍콩 일정은 리한나의 새로운 도전인 맥을 위해 할애됐다. 그동안 수많은 인물과 다채로운 협업을 진행해온 메이크업 브랜드, 맥이 일회성 콜라보레이터가 아닌, 지속 가능한 크리에이티브 파트너로 리한나를 유일하게 선택한 것. 덕분에 5월 ‘리리 우’ 립스틱을 시작으로 6월 리리 하트 맥 서머, 10월 리리 하트 맥 폴, 12월 리리 하트 맥 홀리데이 컬렉션까지, 월드 투어 못지않게 리한나의 일정이 꽉 짜였다. 말하자면, 매년 에이즈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사회 환원 프로그램 ‘맥 에이즈 펀드’의 2014년 뮤즈로 리한나가 발탁된 것이다.

맥의 뮤즈이자 디바, 리한나와 <보그 코리아>의 인터뷰가 이뤄진 장소는 홍콩 W호텔 E-WOW 스위트룸. 약속 시간은 오후 4시. 5분 전까지 나타나지 않자 홍보 담당자는 어쩔 줄 몰라 했지만, 문득 그녀가 없어지면 클럽부터 찾아보라던 우스갯소리가 떠오르기도 했다. 그때 들려온 홍보 담당자의 한마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지금 홍콩에서 ‘핫’하다고 소문난 클럽을 뒤지고 있으니 금방 찾을 수 있을 거예요.” 그로부터 3시간이 지난 후 ‘나쁜 기집애’ 리한나가 문을 열고 들어와 인사를 건넸다. “<보그 코리아>에서 왔다고요? 멋지네요(그녀는 ‘nice’란 수식어를 즐겨 썼다)! 만나서 반가워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환하게 웃는 얼굴(가까이서 보니 ‘섹시’보다는 ‘큐트’에 가까웠다)에 잠시 그녀가 약속 시간을 착각했나 싶었지만, 이왕 인터뷰하기로 했으니 명랑한 얼굴로 응대했다. 그녀의 왼쪽 옆 테이블엔 보디가드 못지않은 존재감을 뽐내며 레드 립스틱 ‘리리 우’가 놓여 있었다.

홍콩 멋쟁이들의 놀이터, 엘리먼츠(Elements) 쇼핑몰에 위치한 맥 플래그십 스토어를 찾은 리한나. 리리 하트 맥 포스터에 사인을 하며  카메라를 향해 사랑스러운 미소를 건넸다.

Vogue Korea (이하 VK) 요즘이하 당신 덕분에 매달 맥의 신제품 이슈 메일을 열어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맥과의 이런 ‘찰떡궁합 ’, 예상했나요?

Rihanna 알려지지 않았을 뿐 사실 전 오랫동안 맥의 팬이었어요. 어디서나 한 몸처럼 들고 다니는 립스틱도 맥의 ‘루비 우’였죠. 코스메틱 브랜드로서 맥은 확실히 남달라요.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위트도 잊지 않죠. 그런 면에서 맥과 저는 비슷한 것 같아요. 맥도 이런 제 성향을 분명히 알고 있었고요. 부딪칠 게 없으니 힘들고 어려운 일도 없었죠.

VK 셀럽으로는 최초로 맥의 크리에이티브 파트너로 발탁됐더군요. 어떤 작업들을 했나요?

Rihanna ‘RiRi(리한나의 애칭)’란 이름이 들어간 모든 프로젝트에 관여했어요. 컬러를 만들고, 이름을 짓고, 패키지를 만드는 과정 모두를 함께했죠. 이런 작업들은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일이기도 해요. 신기하게도 맥과의 작업은 일로 느껴지지 않았어요. 하기 싫어 미뤄둔 숙제처럼 쌓여 있을 틈 없이 착착 진행됐죠. 모든 과정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어요.

VK ‘토크 댓 토크 ’, ‘다이아몬즈’ 등 히트곡을 제품명에 활용한 센스도 당신의 아이디어였군요! 한국에선 가을 컬렉션 ‘리리 하트 맥 폴’ 광고 비주얼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어요. 촬영 상황을 떠올려본다면?

Rihanna 가을 메이크업 컬렉션의 메인 비주얼은 고급스러운 로즈 골드 패키지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아이섀도 중 ‘허 코코아(Her Cocoa)’ 색상을 사용해 메탈릭한 분위기를 연출했죠. 입술엔 뭔가 제대로 다크한 자주색을 쓰고 싶었고, 즐겨 바르는 립스틱 중 하나인 ‘토크 댓 토크(Talk That Talk)’를 발랐어요. 립스틱 마니아로서 이런저런 립스틱을 섞어 바르곤 하는데, ‘토크 댓 토크’와 ‘리리 우’를 섞어도 멋지답니다. 토크 댓 토크는 바깥쪽에, 리리 우는 안쪽에 바르는 것이 포인트예요.

VK 지난밤 콘서트 땐 검푸른 립스틱을 발랐더군요. 굉장히 신선했어요. 공연, 화보, 일상을 통틀어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메이크업 룩은 어떤 스타일인가요?

Rihanna 제일 좋아하는 메이크업 룩을 꼽으라면 (약간의 고민 후) 모두 입술과 연관되어 있네요.? 립스틱을 정말 사랑하거든요. 그래서 ‘리리 우(RiRi Woo)’라는 제품도 탄생했고요. 평생 리리 우 하나만 발라야 한다 해도 기꺼이 그럴 수 있답니다.(웃음)

VK 당신이 사랑하는 ‘리리 우 ’, 이제 더 이상 한국에서 구할 수 없답니다. 솔드아웃 됐으니까요. 크리에이터로서 이보다 더 뿌듯한 일은 없을 듯한데요?

Rihanna 텍스처에 특별히 신경 썼는데 때마침 유행과 잘 맞아떨어졌죠. 이번에 나온 리리 하트 컬렉션 제품들은 대부분 매트한 텍스처로 이뤄집니다. 아, 오렌지 톤의 프로스트 타입 립스틱 ‘후즈 댓 칙(Who’s That Chick)’은 제외하고요.

VK 당신의 삶에서 메이크업은 어떤 의미인가요?

Rihanna‘슈퍼히어로’! 레드 립스틱으로 시작된 메이크업에 대한 열정은 오랜 시간 축적되면서 어느덧 삶의 일부가 됐죠. 메이크업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예요. 꾸밈없는 자연스러운 얼굴도 좋지만, 스스로 메이크업을 잘했을 때, 혹은 누군가에 의해 잘됐을 때, 거울 속 완벽한 내 모습에서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도 없는 희열을 느끼죠.

VK 슈퍼히어로, 탁월한 단어 선택이네요. 저 역시 동의해요! 그렇다면 당신 얼굴이 가진 이미지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Rihanna 카리브 해안. 당신이 어디서 태어나고 자랐는지가 항상 당신의 일상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전 따뜻해 보이는 메이크업을 선호해요. 복합성 피부여서 피부 표현에 특별히 신경을 쓰죠. 반짝반짝 빛나는 모래알처럼 윤기 나는 피부와 햇살처럼 밝은 색상의 립스틱이 이 모든 걸 증명하죠.

VK 무대 위의 리한나가 아닌, 집에서의 리한나는 어떤 모습인가요?

Rihanna 다들 놀라겠지만, 전 TV를 정말 사랑해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시간이 어떻게 지나
가는지 모를 정도죠. 피부도 푹 쉴 수 있도록 보습제만 발라요. 급히 외출할 일이 있다면 립스틱을 꼭 챙겨요. 색상은 무조건 밝고 경쾌하거나 톤 다운되거나 둘 중 하나죠. 눈치챘나요? 전 지금 ‘리리 우’와 ‘토크 댓 토크’를 말하고 있어요.

VK 오늘 패션도 그렇고, 파파라치에게 찍힌 모습도 그렇고, 당신 스타일은 늘 훌륭해요. 좋아하는 패션 디자이너가 있나요?

Rihanna 좋게 봐주니 고마워요. 실은 마이클 코어스와 캘빈 클라인처럼 언제 입어도 질리지 않는 클래식한, 그리고 미니멀한 스타일을 좋아한답니다.

VK 화려하거나 실험적인 브랜드를 좋아할 것 같았는데 의외네요. 그렇다면 몸매 관리 비결은요? 지난밤 콘서트 무대에서 본 당신의 몸, 특히 탄탄한 허벅지는 예술이었어요.

Rihanna 제 대답은 늘 ‘스테이지’예요. 무대 위에서 신나게 즐기다 보면 몸매 관리는 자동으로 해결되죠. 월드 투어처럼 공연이 많을 때는 오히려 살이 너무 많이 빠져 고민이랍니다. 몸에 좋은 음식을 골라 먹는 센스도 필요해요.

VK 당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헬시 푸드는 뭔가요?

Rihanna 초밥이요. 2년째 초밥의 매력에 푹 빠져 있죠.

VK 지난 8년 동안 매년 한 장씩 신보를 출시했어요.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말이에요.

Rihanna 음악은 제 삶의 전부예요. 따로 분리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치밀한 계획 아래 이뤄지진 않죠. ‘새해가 밝았으니 새로운 앨범을 내야지!’ 이건 너무 형식적이잖아요. 음악이 좋고 노래하는 순간이 행복하니까 곡을 쓸 때 늘 흥분되고 신이 나요. 그렇다고 항상 쉬울 거라고 방심하지는 않아요. 미래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없으니까요. 한 가지 분명한 건 음악을 그만두는 일은 절대 없을 거라는 거죠.

VK 맥의 크리에이터로서 활동하는 마지막 프 로젝트인 2014년형 ‘비바글램’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보그 코리아> 독자들을 위해 살짝 귀띔해주겠어요?

Rihanna 밝은 레드 톤의 립스틱과 립글로스가 당신들의 마음을 뒤흔들어놓을 거예요. 2월에 선보일 예정이니 발렌타인데이와도 잘 어울리겠네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