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로 셔츠의 스타일 연대기

인도에 머물던 영국군들 사이에서 탄생한 폴로 셔츠. 폴로 경기장과 테니스 코트를 지나
이제는 꾸뛰르 런웨이에 등장하고, 슈퍼스타들도 즐겨 입는 아이템으로 진화했다.
이 영원불멸 아이템의 스타일 연대기.




1929


프랑스의 테니스 영웅인 르네 라코스테가 악어 자수로 자신의 폴로 셔츠를 장식하기 이전부터, 폴로 셔츠는 테니스를 즐기는 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무려 84년 전, 뉴욕 근교 로드아일랜드에서 포착한 상류층의 옷차림을 살펴보자. <보그>가 취재한 사교계 멋쟁이, 엘런 더블데이(오른쪽)는 하늘하늘한 플리츠 스커트에 화이트 폴로 셔츠를 입고 있다. <위대한 개츠비> 영화에 등장해도 손색없을 스타일.




1961


20세기 최고의 스타일 교과서인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도 폴로 셔츠가 등장한다. 오드리 헵번이 헤링본 스커트를 매치한 우아한 폴로 셔츠의 정체는? 바로 위베르 드 지방시의 솜씨!




1969


슈퍼 사진가 어빙 펜이 찍은 슈퍼 모델 로렌 허튼의 미국 <보그> 커버. 1969년 1월 1일 발간된 <보그> 속에서 로렌 허튼이 입은 푸른 니트 폴로 셔츠 드레스는 유난히 청량해 보인다. 진주 단추 장식이 특징인 이 옷은 악어 로고로 유명한 라코스테 제품. 당시엔 ‘슈미즈 라코스테(Chemise Lacoste)’란 브랜드 이름을 사용했다.




1973


70년대의 놈코어! 러닝 슈즈에 조깅 팬츠, 그리고 헐렁한 폴로 셔츠를 걸친 73년 <보그> 화보 이미지는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다. 이 룩을 완성한 건 재빨리 ‘폴로’를 자신의 브랜드 이름으로 점 찍었던 랄프 로렌. 6월호 미국 <보그>에 실린 칼리 클로스 화보도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지 않았을까?




2001


스타일리시한 괴짜 감독 웨스 앤더슨의 <로열 테넌바움> 속 기네스 팰트로 스타일은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다. 가르마를 탄 핀 꽂은 단발머리, 판다처럼 눈 주위를 따라 새까맣게 칠한 아이라인, 모카 컬러의 펜디 밍크 모피 코트. 여기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블루 스트라이프 패턴의 라코스테 폴로 셔츠 드레스!




2001


90년대 힙합 스타들 덕분에 폴로 셔츠는 헐렁하고 중성적으로 입는 것이 정석이 됐다. 이에 미우치아 프라다는 당당히 반기를 들었다. 속살이 살짝 비치는 얇고 부드러운 니트 폴로 셔츠에 특유의 프린트 스커트를 매치해 여성성을 강조한 것! 과장되지 않은 프라다식 여성성을 정의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아이템이 또 있을까?




2006


새로운 프레피 룩의 탄생. 새로이 구찌 하우스를 물려받은 프리다 지아니니는 선배인 톰 포드와 달리 경쾌하고 젊은 분위기의 컬렉션을 선보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아이템은? 컬러풀한 스트라이프 폴로 셔츠!




2010


패션계의 반항아, 마크 제이콥스. 하얀 박서 팬츠에 레이스 튜닉만 입고 레드 카펫에 나타나고, 킬트 스커트를 입고 피날레 인사를 할 정도로 대담한 스타일의 소유자에게 평범한 폴로 셔츠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데 재작년 파리 루이 비통 전시회 오프닝에 참석할 때는 꼼데가르쏭의 핫핑크색 폴로 셔츠 드레스를 선택했다. 혹시 함께 등장한 가죽 라이딩 재킷 마니아인 건축가 피터 마리노의 콧대를 눌러주기 위한 선택?




2012


프레드 페리와 함께 자신의 이름을 내건 폴로 셔츠 라인을 디자인하기도 했던 비운의 여가수, 에이미 와인하우스. 그녀를 기리는 컬렉션을 준비한 장 폴 고티에는 다양한 폴로 셔츠의 변주를 선보였다. 그야말로 꾸뛰르와 폴로 셔츠의 만남!




2014


당대 최고 패셔니스타인 리한나. 그녀 역시 폴로 셔츠를 선택했다. 셀린의 2014년 봄 컬렉션 폴로 셔츠 드레스를 입고 LA의 NBA 경기에 나타난 리한나. 나이키 스니커즈와 매치해 멋진 스타일을 완성한 그녀, 리한나가 입으면 폴로 셔츠도 뜨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