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 파이터로 변신한 이정재

이정재는 지난 겨울 내내 차가운 아스팔트를 뛰고 굴렀다.
서울 도심을 거대한 게임판으로 설계한 영화 <빅매치>에서
열혈 파이터로 변신한 그는 천재 악당에 맞서 특급 액션을 펼친다.
이 거칠고 뜨거운 남자는 백만 불짜리 미소까지 갖췄다.

검정 더블브레스트 피코트와 스키니한 왁싱 데님 팬츠는 발맹(Balmain at 10 Corso Como), 레이스업 컴뱃 부츠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표범 모양 메탈 브로치는 생로랑(Saint Laurent), 실버 링은 크롬하츠(Chrome Hearts).

검정 더블브레스트 피코트와 스키니한 왁싱 데님 팬츠는 발맹(Balmain at 10 Corso Como), 레이스업 컴뱃 부츠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표범 모양 메탈 브로치는 생로랑(Saint Laurent), 실버 링은 크롬하츠(Chrome Hearts).

멋진 남자가 초겨울의 햇살 속으로 걸어 들어왔다. 성수동 창고의 옥상 마당에서 티타임을 즐기던 스태프들을 발견한 이정재는 한 손에 커피를 든 채 다가와 시원한 눈인사를 건네며 낡은 소파에 앉았다.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이들 간의 사소한 농담이 오갔다. 마당 한쪽에선 촬영을 앞둔 세 살 된 도베르만 잭이 가벼운 산책으로 몸을 푸는 중이었고, 어느 때보다 평화로운 아침이 흘러갔다. 이정재는 여유가 넘쳤다. “얼마 전에 런던에 뭘 좀 보고 싶어 갔는데, 그때 마침 안젤름 키퍼 전시를 크게 하고 있더라고요.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최근 본 전시와 사진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동안 그의 눈은 빛났다. 안드레아스 거스키, 토마스 루프, 칸디다 회퍼, 히로시 스키모토… 현존하는 가장 중요한 작가들이자 건축과 미술을 사랑하는 이정재의 취향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이름들이다.

봄버 재킷은 지방시(Givenchy by RiccardoTisci).

봄버 재킷은 지방시(Givenchy by RiccardoTisci).

이 우아한 남자에게선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시들지 않는 청춘의 냄새가 난다. 영화 <신세계>에서 이자성의 마지막 회상 신이 그토록 씁쓸한 여운을 남길 수 있었던 건 이정재였기에 가능한 일이다. 배창호 감독의 <젊은 남자>로 처음 스크린을 가득 메우던 94년 그때나 지금이나 이정재는 변함없이 ‘젊은 남자’다. 게다가 그는 모 통신사 CF의 노래처럼 여전히 잘생겼다. 그의 얼굴엔 사나운 세월의 흔적이 없다. 대신 물리적인 시간의 흐름은 배우 이정재의 필모그래피에 근사한 파동을 남겼다. 칸의 초대를 받은 임상수 감독의 <하녀>에서부터 천만 관객 영화 <도둑들>, 그리고 데뷔 20주년을 최고의 해로 만든 두 편의 영화, <신세계>와 <관상>까지! 2010년 이후 이정재의 행보는 더욱 많은 것을 기대하게 하고 그의 내일을 궁금하게 만든다.

그의 다음 선택이 오락액션영화 <빅매치>라는 건 더욱 흥미롭다. 이정재는 지난겨울 내내 차가운 아스팔트 위를 뛰고 굴렀다. 최첨단 테크놀로지를 통해 거대한 게임판으로 설계된 서울 도심 한복판을 무대로 한 이 영화에서 이정재는 납치된 형을 구하고자 애쓰는 열혈 파이터 최익호 역을 맡았다. 그에 맞선 천재 악당 에이스는 신하균이다. <후 아 유>, <사생결단>, <고고70>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어온 최호 감독은 첫 액션영화를 위해 2년을 준비했다. 국내 영화 최초로 비주얼 감독을 따로 투입해 영화 전체를 디자인하고 1,800건의 CG를 사용한 <빅매치>는 지금껏 나온 그 어떤 한국 영화와도 다르다. 최호 감독은 “이정재의 엄청난 노력 덕분에 의외성과 야수성, 입체성이 있는 최익호라는 캐릭터가 현실적이고 정감 있게 살았다”고 말했다. 그건 오늘의 촬영 현장 역시 마찬가지다. 황량한 도심 속 거친 파이터라는 모호한 설정은 이정재가 사진가의 카메라 앞에 서는 순간, 완벽한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되었다. 텅 빈 배경은 이야기로 꽉 찼다. 촬영 내내 그는 별다른 말도 없었다. 그래도 충분했다. 이미 서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니까. 이정재는 역시 이정재다.

가죽을 덧댄 스웨트 티셔츠는 블랙데님(BLK DNM by 10 Corso Como), 그레이 컬러 멜란지 티셔츠는 골든구스(Golden Goose), 배색 밴딩 팬츠는 지방시(Givenchy by Riccardo Tisci), 레이스업 부츠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바이커 장갑은 로엔(Roen). 

가죽을 덧댄 스웨트 티셔츠는 블랙데님(BLK DNM by 10 Corso Como), 그레이 컬러 멜란지 티셔츠는 골든구스(Golden Goose), 배색 밴딩 팬츠는 지방시(Givenchy by Riccardo Tisci), 레이스업 부츠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바이커 장갑은 로엔(Roen).

부상당한 어깨는 좀 어때요? 
지금도 스트레칭이 안 되는 각도가 있어요. 계속 재활하고 있죠. 촬영 때도 아니고 액션스쿨에서 훈련하다가 어깨가 꺼졌어요. 아무래도 제가 맡은 캐릭터가 이종격투기 선수다 보니까 6개월 정도 따로 준비를 했죠.

이번 영화를 마치고 수술을 하느라 <무뢰한>에선 결국 하차했다고 들었어요. 
수술하고 나서 석 달 정도는 아무것도 못한다고 하더라고요. 병원 측의 얘기일 뿐이니까 안 믿었어요. “일단 수술합시다” 했죠. 그런데 팔이 안 움직이더라고요. 생각하던 것과는 완전히 딴판이었어요. 저랑 <무뢰한> 제작자와 의사가 모여 얘기를 나눴죠. 영화를 위해 빨리 결정짓는 게 낫겠다 싶어 입원실에서 그 작품을 포기했어요.

<하녀>의 전도연 씨와 다시 만나는 작품이라 궁금했는데, 아쉽네요.  
뭐 김남길 씨가 캐스팅되셨으니까 궁금증은 김남길 씨로 푸는 걸로. 흐흐.

이번 영화에 거는 기대가 더욱 크겠어요. 
그럼요, 그런데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어요. 디자인이 꽤 들어가는 영화거든요. 액션에도 모션 캡처나 CG 작업이 많고, 신하균 씨가 등장하는 장소도 그렇고. 감독님이 디자인을 꽤 잘하는 분이지만, 현장에선 후반 작업을 볼 수 없으니 배우 입장에선 궁금하죠. 기대 반 걱정 반이에요.

앞서 최호 감독과 작업한 적이 있는 황정민 씨는 뭐라고 하던가요? 
감독님에 대해 특별한 얘길 나누진 않았어요. 어차피 제가 하기로 한 거였고, 만나면 저절로 느끼게 될 부분들이니까 사전에 따로 필요한 정보는 없었어요. 만나고 난 후에 “아, 이런 분이구나” 알게 됐죠.

어떤 분이던가요? <후 아 유>, <사생결단>, <고고70> 등 최호 감독의 전작들이 다 잘되긴 했지만, 사실 장르적으로는 좀 뜻밖이었거든요. 첫 액션영화잖아요.  
새로운 장르와 새로운 스토리에 재미를 느끼고 그런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욕망이 있는 분이었어요. 지금까진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면모도 있고, 하드보일드한 누아르 장르도 있었죠. 이번엔 할리우드 액션영화 같은 장면들을 한국에서도 한번 해보겠다고 도전한 것 같아요. <빅매치>는 오락액션영화지만 약간은 가상현실 같은 설정도 있어요.

안쪽에 짧은 재킷을 덧댄 야구 점퍼는 미하라 야스히로(Mihara Yasuhiro at Mue), 검정 셔츠는 모신(Mohsin at Mue), 팬츠는 지방시(Givenchy by Riccardo Tisci), 슬림한 가죽 타이는 닐 바렛(Neil Barrett), 레이스업 워커는 생로랑(Saint Laurent), 스터드가 박힌 바이커 장갑은 로엔(Roen).

안쪽에 짧은 재킷을 덧댄 야구 점퍼는 미하라 야스히로(Mihara Yasuhiro at Mue), 검정 셔츠는 모신(Mohsin at Mue), 팬츠는 지방시(Givenchy by Riccardo Tisci), 슬림한 가죽 타이는 닐 바렛(Neil Barrett), 레이스업 워커는 생로랑(Saint Laurent), 스터드가 박힌 바이커 장갑은 로엔(Roen).

가상현실이오? 
시리어스한 건 아니고요.

최익호는 어떤 남자예요? 
구차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는 캐릭터예요. 신하균 씨가 짜놓은 어떤 사건에 휘말린 형을 구하러 가는 역할. 그게 다예요. 굉장히 심플하죠.

<태양은 없다>에서 정우성 씨가 연기한 권투 선수 도철이처럼? 
도철이보다는 조금 더 가벼워요. 천진난만하고, 가끔 지능이 좀 떨어지는 게 아닌가 싶을 만큼 머리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는 스타일이죠.

UFC 경기 같은 거 즐겨 보는 편이에요? 
잘 안 봤죠. 싸울 때도 사람마다 스타일이라는 게 있으니까 이번 영화 때문에 많이 보게 됐어요. 감독님이 영상 자료를 모아서 파일로 보내줬거든요. 이런 게임에서 이런 파이터들이 하던 이런 동작들이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하면서. 그걸 보면서 각 선수들의 동작을 짜깁기했어요.

와, 그럼 최익호는 천하무적 ‘완전체’겠네요. 
그런데 선수들의 멋있는 부분이 아니라 재미있는 부분을 뽑았다는 거죠. 예를 들어 이 친구가 뽀빠이 같이 힘을 내야겠다 싶으면 팔을 휘두른다든가 하는 식으로. 그런 만화적인 요소들이 있어야 영화가 좀더 발랄하고 위트 있을 것 같다는 연출자 의도도 있었고요.

김용화 감독의 <오! 브라더스> 이후, 위트 있는 이정재는 오랜만인 것 같아요. 
그런 셈이죠. 아무래도 너무 진지한 역할만 해오다 보니까 그런 캐릭터로 고착되는 게 좀 부담스럽기도 했거든요. 물론 잘 안 될 수도 있지만, 한번 해보는 거죠. 잘되면 저도 개인적으로 좋고, 관객분들도 지루하지 않을 테고요. 그런데 이제 잘 안 되면, 계속 시리어스해야 되는… 흐흐.

수양대군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관상>까지 최근 작품이 다 정말 잘됐기 때문에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이 더 컸을 것 같아요. 
아뇨, 전혀 그렇지 않아요. 흥행이야 잘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으니까 거기에 크게 연연하진 않아요. 스케줄이 맞고, 당시 들어온 시나리오 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좋았기 때문에 선택한 거죠. 물론 제가 너무 까다롭게 시나리오를 고민하느라 몇 년간 작품 수가 적었던 때가 있긴 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배우들이 다들 안 쉬고 바로 다음 작품을 이어가는 추세예요. 그게 더 맞는 것 같아요. 작품 수가 많아져야 극장을 찾는 관객 수도 늘어날 테고, 한국 영화가 지금보다 잘돼야 해외로 나갈 기회도 더 생길 테니까요.

가죽 모터사이클 재킷은 골든구스(Golden Goose), 안에 입은 티셔츠는 모두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 가죽 팬츠는 준지(Juun.J), 벨크로 장식 하이톱은 지방시(Givenchy by Riccardo Tisci), 목걸이는 크롬하츠(Chrome Hearts). 

가죽 모터사이클 재킷은 골든구스(Golden Goose), 안에 입은 티셔츠는 모두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 가죽 팬츠는 준지(Juun.J), 벨크로 장식 하이톱은 지방시(Givenchy by Riccardo Tisci), 목걸이는 크롬하츠(Chrome Hearts).

천재 악당 에이스 역할에 신하균 씨를 추천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아무래도 평소에 신하균 씨랑 한번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고요. 두 번째는 이 역할이 굉장히 어렵거든요. 이런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감독님에게 얘길 했죠. 그런데 이미 한 번 거절당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시나리오를 좀 바꿔서 다시 넣었더니 됐어요. 저희 입장에선 잘됐죠.

지금껏 신하균 씨와 한 번도 같은 작품에 출연한 적이 없었다는 게 의외네요.  
행사장에서나 가끔 봤지 누군가의 소개로 따로 식사를 한다든가 그런 것도 없었어요. 사실 한 번도 못 만나본 배우들이 더 많아요. 전 그렇더라고요. 정우성 씨와 10여 년째 친하게 지내고 있고, 좋은 영화에 같이 출연하고 싶은 마음도 항상 있지만, <태양은 없다> 이후로 아직 한 번도 영화를 통해 만난 적이 없으니까요.

직접 만들어보는 건 어때요? 정우성 씨도 올해 단편영화를 연출했다고 들었어요.  
우성 씨는 영화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배우보다 연출에 뜻이 있었던 사람이잖아요. 워낙 배우 일이 바쁘다 보니 자기 연출을 여태 미뤄온 건데, 요즘 시나리오도 개발 중인 것 같아요. 전 아직 잘 모르겠어요. 얼마 전에 “이정재 시나리오 쓰고 있다” 이런 기사가 한번 나왔는데, 어떤 배우든 자기 머릿속에 시나리오 한 편씩은 있을걸요? 누가 제작을 해줘야 말이죠.

외국의 경우엔 벤 애플렉처럼 감독을 겸한 배우뿐 아니라 브래드 피트나 드류 배리모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처럼 제작자로 나선 배우들도 꽤 많잖아요. 정우성 씨 역시 내년에 개봉하는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의 주연을 맡으면서 제작자로도 나섰더군요.
그것도 대단한 능력인 거죠. 좋은 아이템을 발굴해는 안목과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능력도 필요하니까. 극장을 잡아 개봉을 하고, 또 흥행까지 하면 비로소 훌륭한 제작자가 되는 건데, 넘어야 할 산이 많죠. 뭐 현재로선 거기까지 갈 수 있는 시나리오가 아직은 없는 상태고요. 흐흐.

<빅매치>는 조연들도 쟁쟁해요. <미생>의 오 과장으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이성민 씨를 비롯, 가수 보아, 라미란, 손호준, 최우식 등이 출연하던데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어요?
촬영장에서 한자리에 모일 기회가 거의 없었어요. 형은 잡혀 있는 상황이고, 전 잡혀간 사람 찾으러 다니고 있고, 신하균 씨는 저를 자꾸 함정에 빠뜨리려는 악당이다 보니 전부 활동 무대가 달랐어요. 그나마 보아 씨랑 많이 친해졌죠. 신하균 씨 부하인 보아 씨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제가 따라다니는 설정으로 촬영 현장에서 자주 만났거든요.

아무리 봐도 오 과장님 이성민 씨와 이정재 씨가 친형제라는 설정은 믿기지가 않네요. 
이성민 선배는 다양한 캐릭터를 워낙 잘 소화해내는 분이잖아요. 연기력에 있어선 더할 나위 없는 캐스팅이죠. 함께하는 시간이 짧아 아쉽긴 했지만 이성민 선배를 비롯해 관심 있었던 사람들을 만난 게 이번 영화에서 가장 즐거웠던 일이에요. 그리고 다시 또 만나고 싶단 생각이 든다는 거.

어깨 위에 걸친 하이넥 하프 코트는 릭오웬스(Rick Owens), 가죽 라이더 재킷과 검정 티셔츠, 벨트, 실버 가죽 팔찌는 모두 생로랑(Saint Laurent), 검정 팬츠는 다크섀도우(DRKSHDW by Riccardo Tisci by 10 Corso Como), 레이스업 부츠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목걸이와 크롬 장식 가죽 팔찌는 크롬하츠(Chrome Hearts).

어깨 위에 걸친 하이넥 하프 코트는 릭오웬스(Rick Owens), 가죽 라이더 재킷과 검정 티셔츠, 벨트, 실버 가죽 팔찌는 모두 생로랑(Saint Laurent), 검정 팬츠는 다크섀도우(DRKSHDW by Riccardo Tisci by 10 Corso Como), 레이스업 부츠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목걸이와 크롬 장식 가죽 팔찌는 크롬하츠(Chrome Hearts).

가죽을 덧댄 스웨트 티셔츠는 블랙데님(BLK DNM by 10 Corso Como), 그레이 컬러 멜란지 티셔츠는 골든구스(Golden Goose), 배색 밴딩 팬츠는 지방시(Givenchy by Riccardo Tisci), 레이스업 부츠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바이커 장갑은 로엔(Roen).  

가죽을 덧댄 스웨트 티셔츠는 블랙데님(BLK DNM by 10 Corso Como), 그레이 컬러 멜란지 티셔츠는 골든구스(Golden Goose), 배색 밴딩 팬츠는 지방시(Givenchy by Riccardo Tisci), 레이스업 부츠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바이커 장갑은 로엔(Roen).

서울 시내 구경은 원 없이 했겠네요. 
구석구석 많이도 다녔죠. 제일 큰 장소가 상암 축구경기장이었고, 청담동과 강남에서도 많이 찍었고, 서울역에서도 촬영했고요.

찍으면서 느낌이 좀 오던가요? 내 필모그래피에 남을 만한 장면이 하나 나오겠구나 하는. 
영화를 찍다 보면 그런 느낌이 올 때도 있고 안 올 때도 있는데, 보통 그런 경우는 좀더 심각한 캐릭터들이죠. 아무래도 관객들의 인상에 더 남을 테니까. 최익호는 그런 강렬한 캐릭터는 아니에요. 일단 제가 잘 소화해낼 수 있는 캐릭터들을 이어나가는 거고, 그러다 보면 또 있겠죠. 매번 그럴 수는 없고요. 그건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도 할 수 없는 거니까.

의외의 경우도 있잖아요. 아주 오래전이긴 한데, 94년 드라마 <느낌>의 대학 조정 선수 한준도 그랬어요. 
<느낌>은 필모에 남을 만한 영화죠! 전 그 캐릭터를 굉장히 좋아해요. 당시 연기 패턴과는 많이 달랐거든요. 보통은 대사와 동작을 같이 하지 않았어요. 한 동작이 끝난 후 대사를 하거나 그 반대였죠. 그런데 전 동작과 대사를 복잡하게 섞어서 하니까 굉장히 라이브했어요. 어떤 면에선 코믹해 보이기도 하고, 철없어 보이기도 하고, 측은해 보이기도 했고요. 그런 부분이 잘 표현된 것 같아요.

다시 보기로 그 드라마를 볼 때 ‘이정재라는 배우가 좀더 늦게 태어났으면 어땠을까’ 생각했어요. 예나 지금이나 잘생겼다는 말은 지겹게 들었겠지만, 21세기형 마스크에 더 가까우니까. 
글쎄요, 자기 얼굴에 100% 만족하며 사는 배우는 많지 않을 거예요. 저 역시 그렇고. 이제는 뭐 나이도 계속 들어가고, 연기력으로 승부를 봐야 할 때죠. 외적인 부분보단 제가 맡은 캐릭터를 새롭게 증폭시켜서 좀더 커 보이게 할 수 있는 그런 연기를 하려고 노력해요.

이번 영화에서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역시 흥행이죠. <신세계>도 <관상>도 흥행이 잘됐으니까 제 캐릭터에 대해 좋은 평가도 나온 거겠죠.

봄버 재킷과 넉넉한 핏의 팬츠, 벨크로 하이톱은 모두 지방시(Givenchy by RiccardoTisci), 터틀넥 니트 톱은 미스터 스타트(Mr Start at Koon), 바이커 장갑은 로엔(Roen). 

봄버 재킷과 넉넉한 핏의 팬츠, 벨크로 하이톱은 모두 지방시(Givenchy by RiccardoTisci), 터틀넥 니트 톱은 미스터 스타트(Mr Start at Koon), 바이커 장갑은 로엔(Roen).

하늘색 가죽 라이더 재킷은 구찌(Gucci), 펀칭 디테일의 슬리브리스 가죽 톱은 베르수스(Versus), 무릎에 패치를 덧댄 왁싱 데님 팬츠는 발맹(Balmain by 10 Corso Como), 허리에 두른 체크 셔츠는 지방시(Givenchy by Riccardo Tisci), 레이스업 부츠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실버 목걸이는 크롬하츠(Chrome Hearts).

하늘색 가죽 라이더 재킷은 구찌(Gucci), 펀칭 디테일의 슬리브리스 가죽 톱은 베르수스(Versus), 무릎에 패치를 덧댄 왁싱 데님 팬츠는 발맹(Balmain by 10 Corso Como), 허리에 두른 체크 셔츠는 지방시(Givenchy by Riccardo Tisci), 레이스업 부츠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실버 목걸이는 크롬하츠(Chrome Hearts).

관객 수는 적었지만 <순애보>는 참 좋았는데… 
아, <순애보>는 열혈 팬들이 의외로 많죠. 연출도 좋았고, 기획도 신선했어요. 한국과 일본에서 절반씩 찍어 옴니버스처럼 구성했으니까. 요즘에 다시 보면 또 어떤 느낌일지 모르겠네요.

‘파이터 복근’으로 검색어 1위를 하기도 했는데, 살이 좀 빠진 것 같아요.
<빅매치> 촬영 땐 7kg 정도 체중을 늘렸죠. 지금은 최동훈 감독의 <암살>을 찍고 있으니까요.  내년 1월 말까진 계속 촬영할 것 같아요.

최동훈 감독은 당신의 열혈 팬이기도 하죠. “현실의 이정재도 그렇지만 영화에선 더 멋있다”며 정말 훌륭한 배우라고 여러 차례 말해왔어요.
저 역시 감독님을 인정하고 존경해요. 작업할 때 한쪽만 즐거운 게 아니라 같이 재미있어요. 영화를 만드는 필름 메이커와 영화인으로서 아주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요. 임상수 감독님이나 김용화 감독과도 가끔 만나지만 최동훈 감독님을 제일 자주 보는 것 같아요. 굉장히 좋은 분이에요.

전지현, 하정우, 이정재. 공교롭게도 <암살>의 주연배우 세 분이 모두 SK텔레콤의 광고 모델이네요.
그러게요! 하하. 게다가 셋 다 다른 회사의 맥주 광고를 하고 있어서 회식 때마다 고민이에요. 어떤 맥주를 깔아야 하나…

맥주는 역시 OB죠. 
아, 별말씀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