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Art&Play : 통의동 ‘보안여관’

2016.03.17

by VOGUE

    Art&Play : 통의동 ‘보안여관’

    “치열하지 않다고 게으른 것은 아니다!” 이 말에 동의한다면 지금 당장 통의동 ‘보안여관’으로 달려가보자. 풀 사이드 파티와 토크쇼, 라이브 공연 등이 혼합된 이색 전시가 열리고 있다. 올 초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망원동 인공위성>의 주인공이자, <라디오스타>를 통해 괴짜 예술가로 유명세를 탄 송호준 작가의 <품바>전이다.

    티셔츠 1만 장을 팔아 1억 원의 인공위성 발사 비용을 충당한다는 야무진 계획 아래, DIY방식으로 만든 인공위성을 우주로 띄운 21세기 돈키호테 송호준 작가는 ‘품바 a.k.a 거지’를 통해 영웅의 해체와 낭만의 회복을 꿈꾼다. 갤러리 옆 공터엔 이동식 수영장이 설치되어 고급 리조트 부럽지 않은 멋을 즐길 수 있고, 음료도 판매된다. 수영장 한 켠에 마련된 비치 타올에 그려진 주먹에 적힌 문자 ‘ㅎㅍㅈㅅ’의 의미는 “한푼 줍쇼.”

    통의동 ‘보안여관’

    30년대 경성에 모인 가난한 예술가들의 쉼터였던 ‘보안여관’은 그 시절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젊은 작가들의 전시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빨간 커튼이 드리워진 ‘윈도우 갤러리’에선 6월 2일까지 김재미니 작가의 ‘장수의 비결’이 전시 중.

    지난해 화제가 되었던 서태지와 아이유의 <소격동> 뮤직비디오 속 배경도 바로 이곳이다.

    이것이 바로 궁극의 ‘풀 사이드 파티’! 송호준 작가는 ‘보안여관’ 옆 공터에 이동식 수영장을 가져다 놓았다.

    수영복을 지참하면 누구나 입수 가능하며, 도심 한복판에서 망중한을 즐길 수 있다. 물론 탈의실도 마련되어 있다.

    사진 속 인물은 수영복 팬티 차림으로 손님들을 맞이 중인 송호준 작가. 작렬하는 태양 아래에서 일상의 허울을 벗고 작가와 한담을 나눠보라.

    수영장 개장시간은 매일 낮 12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오프닝 파티 현장! 전시가 시작된 5월 27일엔 ‘보안여관’ 뒷마당에서 조촐한 바비큐 파티가 열렸다.

    입구에서 나눠주는 커피 콩을 얼굴에 점처럼 붙인 후, 2층에 올라가면 사진가가 흰 천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준다.

    이 사진들은 전시 마지막 날 공개될 예정이다.

    텅 비어있던 여관 방들이 모처럼 손님맞이로 분주해졌다.

    전시 기간 내내 현장에서 음료가 판매되며, 집에서 직접 술과 의자를 가져와 원하는 만큼 시간을 보내다 가도 좋다.

    5월 27일부터 14일 간 송호준 작가는 이 공간을 제 집처럼 사용하며 지인들을 불러모아 각종 포럼과 실험들을 지속한다. 일단 5월 31일엔 작가와 건축가, 인테리어 디자이너, 자취의 달인들이 모여 개인 욕조 만들기 워크샵이 진행됐다. 전문 변호사가 일러주는 ‘떼인 돈 받기’, 요즘 뜨거운 이슈인 ‘비트 코인’에 대한 강좌, 인기 팟캐스트 <과학하고 앉아있네>의 파토 원종우와 이명헌 박사의 과학 강연도 열린다. 만화가 이말년, DJ 구루,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저자 한윤형 등도 이런저런 수다를 떨 예정이다.

    솔직히 이 전시의 정체를 한 마디로 정의하긴 힘들다. 전시장을 휘휘 둘러봐도 대체 뭘 하는 건지 짐작조차 어렵다. 어쨌든 이색적이고 자유롭다. 일단 방문한다면 뭐든 하나는 얻는 게 있을 것이다. 전시 마지막 날인 6월 13일엔 야심 찬 클로징 공연도 준비되어 있다.

      에디터
      이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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