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쉬운 브론징 메이크업

너무 드세 보이는 윤곽 화장은 잊어라. 햇살 좋은 날 분위기 좋은 카페 테라스에 종일 앉아 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그을린 건강한 피부가 올여름 브론징 메이크업의 최종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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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브론저를 사랑해요!” 젯셋 룩의 대명사로 불리는 마이클 코어스 쇼 백스테이지에는 늘 브론징 파우더가 놓여 있다. 메이크업을 끝마친 모델들의 얼굴은 태양과 입을 맞춘 듯 건강하게 빛나는 ‘선 키스드 페이스’ 그 자체. 하지만 구릿빛 건강한 피부 표현이 주목받는 계절이 왔건만 브론징 메이크업은 여전히 넘지 못할 산. 쿠션형 파운데이션으로 외출 준비를 끝마치는 게 현실이다. 이처럼 브론징 메이크업이 매력적이지만 손재주 뛰어난 고수가 아닌 이상 쉽사리 도전하지 못하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과제로 남아 있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촬영용으로 스튜디오에 도착한 브론징 메이크업 제품들만 봐도 리한나의 피부에나 어울릴 법한 어두침침한 브라운색 일색. 이걸 바르면 자연스럽기는커녕 되려 칙칙해지진 않을까 걱정부터 앞선다.

하지만 올여름만큼은 이런 염려를 단단히 붙들어 매도 좋다. “누군가 알아본다면 일단 실패한 거예요. 얼마나 자연스러운지에 따라 브론징 메이크업의 성패가 갈리죠.” 조르지오 아르마니 페이스 디자이너 신일호 차장은 2015년 브론징 메이크업의 핵심은 ‘자연스러움’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맥 수석 아티스트 변명숙 팀장도 같은 의견이다. “이번 시즌 브론징은 좀더 가벼워요. 전체적으로 어두운 전형적인 태닝 메이크업을 떠올려선 안 돼죠. 코럴이나 피치 톤을 베이스로 하는 자연스럽고 생기 있는 메이크업이 트렌드입니다. 과도한 셰이딩보다는 투명한 하이라이트에 중점을 두고 두 뺨만 햇빛에 살짝 그을린 듯 표현하는 게 포인트죠.”

아닌 게 아니라 마이클 코어스 쇼에 사용된 제품들은 굉장히 단출했다. 테이블 위에 올려진 제품은 파운데이션과 브론징 파우더, 마스카라, 브라운 아이라인 펜슬, 그리고 립글로스가 전부. 게다가 브론저는 눈살 찌푸려지는 칙칙한 갈색이 아닌 블러셔라는 착각이 들만큼 톤 다운된 복숭앗빛에 가까웠다. “마이클 코어스 뷰티 라인엔 세 종류의 브론저가 있어요. 우린 ‘글로우’와 ‘플러쉬’를 사용했습니다. 헤어라인을 따라 연갈색 ‘글로우’로 윤곽을 잡아준 다음 두 뺨에 살굿빛 ‘플러쉬’를 얹어줬죠.” 수석 아티스트 딕 페이지의 설명이다.

2015년 브론징 메이크업의 핵심을 ‘블러셔’라고 예측한 랑콤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 신희선 차장의 의견도 비슷하다. “예전엔 브론징하면 진한 갈색을 먼저 떠올렸지만 올여름은 피치 컬러예요. 두 볼을 건강하게 물들여주는 블러셔 역할뿐만 아니라 자연스러운 컨투어링에도 한몫하죠.” 리퀴드 타입 블러셔처럼 보이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신제품 ‘마에스트로썬 플루이드 쉬어’도 알고 보면 브론징 아이템. “찬란한 지중해 태양 빛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피부에 닿는 즉시 스며들어 눈부신 광채를 발산하죠.” 조르지오 아르마니 인터내셔널 메이크업 아티스트 린다 칸텔로의 설명이다.

그렇지만 브론징 메이크업의 시작은 언제나 건강한 피부 표현부터. 얼굴 전체에 파운데이션을 바르고 컨실러로 눈에 띄는 잡티를 가려준다. 그 다음 브러시로 콤팩트 파우더를 쓸어준 다음 미세한 펄을 함유한 피치나 코럴 톤 브론저로 윤곽을 잡아주는데, 여기서 인위적인 셰이딩은 절대 금물! 볼 터치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콧날과 광대뼈 아래, 헤어라인을 따라 터치하면 자연스럽게 그을린 얼굴이 완성된다. 아이 메이크업은 훨씬 더 간단하다. 브라운 아이라인 펜슬로 라인을 그려준 다음 눈두덩에 반짝이는 브론즈 아이섀도를 얹고 눈 앞머리에 밝은 샴페인 베이지 섀도를 발라 하이라이트 효과를 주면 끝! 마스카라는 생략해도 무방하지만 바를 거면 최대한 자연스럽게 속눈썹을 스치듯 발라준다.

그렇다면 입술엔 뭘 발라야 예쁠까? 브론징 메이크업이 과해지는 불상사를 막으려면 브론징 메이크업의 고수로 불리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선미 원장의 조언을 명심하자. “평소 즐겨 쓰는 립스틱을 무의식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나요? 전체적으로 피부 톤이 어두워진 만큼 색조 또한 톤 다운시켜줘야 자연스럽다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파운데이션으로 입술의 붉은 기를 눌러준 다음, 톤 다운된 오렌지나 피치 컬러 립스틱을 바르면 그을린 피부와 찰떡궁합이다.

여름을 알리는 대표적인 시즌 메이크업이지만, 방법이 어렵고 나이 들어 보여 화보 촬영용 화장으로 전락해버린 브론징 메이크업이 올여름 제대로 회춘했다. 피치와 코럴 톤이 베이스이기에 초보자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고, 볼 터치 하듯 쓱쓱 쓸어주기만 하면 순식간에 젯셋 걸로 변신하니 이래도 브론징 메이크업이 어렵다고 회피할 텐가?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도전해보시라. 여름은 이미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