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24세 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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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24세 세훈

2018-07-30T10:40:36+00:00 2018.07.30|

우주는 늘 강력한 아이돌을 원한다. 니콜라 제스키에르의 아이콘이 된 엑소 세훈 그리고 2018년 패션 소우주가 공주처럼 애호하는 사라 그레이스 월러스테트의 파리 랑데부.

소년 소녀의 만남. 세훈은 블랙과 화이트의 대비가 돋보이는 실크 스웨트셔츠를, 사라는 루이 비통의 트렁크 버튼을 장식한 코르셋 톱과 스웨터를 입었다.

파리가 아름다운 건 카페 덕분이다. 파리의 카페에는 삶이 범벅이 되어 있다. 이른 아침 크루아상에 카푸치노를 마시며 신문을 읽고, 몇 시간씩 앉아 책을 읽고 글을 쓰기도 하며, 때로 마음 맞는 동료와 엉트르코트에 샴페인과 와인을 마신다. 잔이 부딪치는 소리, 커피 내리는 소리, 웃음도 한숨도 섞인 사람들 사이 대화는 모두 살아 있는 음악이 된다. 파리의 골목 끝에는 예외 없이 길모퉁이 모서리를 감싼 카페가 있고 골목은 영원히 이어질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19세기 장 폴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가 사랑하던 카페 소사이어티는 새벽안개처럼 사라졌지만 파리의 카페 공기에는 여전히 사교의 활기와 낭만, 예술의 기운이 배어 있다.

<보그 코리아> 창간 22주년을 기념하는 8월호 커버 주인공 엑소 세훈과 차세대 톱 모델 사라 그레이스 월러스테트를 ‘파리의 연인’ 자격으로 만나기에 카페보다 적당한 장소는 없었다. 마레 지구 튀렌로 49번지. 마레 지구에는 피카소 박물관, 코냑제이 재단 박물관, 카르나발레 박물관까지 시간을 품은 뮤지엄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세훈과 사라가 만난 카페 이름은 ‘Café des Musées(박물관의 카페)’였다. 진한 크림슨 빛깔 문을 열고 들어온 세훈은 “카페에 오니 정말 파리에 온 것 같군요”라며 짧은 인사를 건넸다.

비시 체크(Vichy Check) 프린트와 플로럴 프린트를 가미해 그래픽적 효과를 준 스웨트셔츠. 스포티하면서도 꾸뛰르적 영감으로 가득한 아이템이다.

세훈과 루이 비통의 인연은 지난 2017년 루브르 박물관에서 열렸던 루이 비통 F/W 패션쇼에서 시작되었다. 다른 촬영 일정 때문에 파리에 머물던 그는 패션쇼장에 간결한 회색 팬츠, 블랙 가죽 봄버 재킷에 컬러풀한 만화경 프린트 셔츠 차림으로 등장했고 순식간에 패션 신의 베스트 드레서로 떠올랐다. 그날 이후 세훈은 루이 비통 파리 본사에서 ‘Beautiful Boy’로 불린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기다란 눈, 만화가의 펜촉으로 완성한 듯한 눈썹, 이마 골격이 주는 입체감, 소년의 것 같은 입술, 유연함과 단단함이 함께 담긴 신체까지 이 모든 요소가 모여 엑소 세훈을 전혀 모르던 낯선 이들에게 ‘아름다움’이라는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사고가 필요 없는 본능에 가까운 끌림이었다.

동그란 래글런 소매에 러플을 장식한 블라우스는 프렌치 코드의 섬세함과 당당함을 보여준다.

사람을 구분 짓는 인종, 성별, 나이 같은 정보로부터 자유로워질 때 또 하나의 새로운 시각이 탄생한다. 지금 패션계는 젠더를 넘나들고 전통적 아름다움의 기준이란 과연 존재하는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세훈은 지난 패션쇼부터 2018년 루이 비통 크루즈 패션쇼 그리고 <보그> 커버 촬영까지 여성복과 남성복을 구분 지을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는 듯 자유롭게 스타일링했다.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늘 섬세하고도 강인한 존재들을 위한 옷을 디자인해왔다. 루이 비통을 입은 세훈과 사라 그레이스 월러스테트는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길과 이네즈 커플일 수도, 스캇 & 젤다 피츠제럴드 부부일 수도 있을 만큼 클래식하고도 동시대적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얼굴은 윤동주의 시 ‘소년’의 소년과 소녀처럼 황홀하도록 맑았다.

‘아름답다’는 ‘아(我)답다’, 즉 ‘나답다’라는 말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다. 세훈은 6년 전 보이 그룹 엑소로 데뷔해 여전히 세상을 놀라게 하는 매혹의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연기, 예능으로 서서히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그는 아름답다는 말의 정의까지 자신의 언어로 새롭게 써 내려가고 있다.

시어링 깃과 안감을 더한 가죽 트렌치 코트.

영감을 주는 도시로 파리를 꼽은 적 있죠. 이번에 방문한 파리와 루이 비통 크루즈 쇼가 당신에게 준 자극에 대해 말해주세요.
지난해 3월 루이 비통 2017 F/W 패션쇼 참석을 위해 파리를 방문한 이후 오랜만에 다시 왔어요. 이번 크루즈 쇼가 열린 도시 칸은 파리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인상 깊었어요. 크루즈 쇼를 직접 본 건 처음인데, 칸이 지닌 느낌과 잘 어울리는 컬렉션이었던 것 같습니다. 크루즈 쇼를 보고 나니 크루즈 여행을 가보고 싶어졌어요. 엑소 멤버들과 다 같이 망망대해에 배를 띄우고 우리끼리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패션 매거진 표지에 등장한다는 건 한 달 동안 사람들에게 하나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일이에요. 잡지 표지가 당신에게 갖는 의미나 추억에 대해 해줄 이야기가 있나요?
그동안 잡지 표지 촬영을 몇 차례 해봤지만 늘 긴장되는 작업이에요. 말씀하신 것처럼 그달의 대표 이미지라고 할 수 있으니 그만큼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요. 이번에도 열심히 했는데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떨리네요.

스포티한 시어링 재킷. 가죽의 빈티지한 느낌을 살려 더욱 멋스럽다.

꾸준히 패션 브랜드나 패션지와 작업을 즐겨왔죠. 당신에게 패션이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요.
패션을 통해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게 가장 재미있는 점인 것 같아요. 멋지게, 편안하게 혹은 귀엽게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죠.

웹 영화 <독고 리와인드> 촬영을 마쳤어요. 웹툰 원작의 학원 액션물인데 관심사를 관통한 키워드에 대해 말해준다면요.
액션! <독고 리와인드>는 학원물이지만 액션 신이 많은 편이에요. 웬만한 액션 영화나 드라마 못지않게 많은 액션 신이 있다고 생각해요. 언젠가 액션 영화에 꼭 한번 출연해보고 싶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서 확실히 경험해볼 수 있었어요.

얼마 전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범인은 바로 너!>가 종영했죠. 예능 프로그램은 보는 사람도 재미있지만 출연자들 스스로도 재미를 느낄 것 같아요. 촬영하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지점에 대해 말해주세요.
2년 치 웃음을 한 번에 모아 웃은 것 같아요. 같이 출연한 형들이 정말 재미있어서 촬영하는 내내 쉴 새 없이 웃었어요. 현장에서 즐기던 모습이 방송에서도 그대로 드러난 것 같아요.

편안한 스웨터와 데님, 스니커즈 차림의 세훈.

춤선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멤버이기도 하죠. 춤출 때 당신이 느끼는 감정과 쾌감에 대해 말해주세요. 춤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감정이 있나요.
어떤 춤을 추느냐에 따라 세부적 감정은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느끼는 감정은 ‘짜릿함’이에요. 박자, 느낌, 포인트 등 여러 요소가 딱 들어맞는 순간 그 쾌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죠. 가장 중요한 건 춤추는 순간 나의 느낌이에요. 말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제가 느끼는 느낌, ‘Feel’ 그대로를 보여주려고 노력해요.

진짜 좋은 음악은 어떤 음악이라고 생각하나요. 뮤지션은 세상에서 어떤 역할을 한다고 보나요.
진짜 좋은 음악이나 무대의 기준은 없다고 생각해요. 본인 스스로가 정말 좋아서 하는 음악, 본인이 정말로 좋아서 서는 무대가 좋은 음악과 좋은 무대가 되는 게 아닐까요. 그런 음악과 무대만이 좋은 에너지를 전달해줄 수 있죠.

밝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 주변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해요. 그런 당신도 두려운 게 있나요.
‘밝고 에너지 넘쳐 보인다’는 소리를 종종 듣는데 실은 그렇지 않아요. 너무 다운되고 싶지 않아서 무엇이든 밝게 받아들이고 밝게 행동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그래서 오히려 과장되게 밝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사실 무서워하는 것도 굉장히 많아요.

이번 시즌 다양하게 선보인 스웨트셔츠 시리즈. 가자르 소재, 저지, 러플, 기하학 패턴 등 다양한 소재와
앤티크 디테일을 믹스해 과거와 미래가 대비되는 느낌을 연출했다.
화보 속 모든 의상과 액세리는 루이 비통 여성 컬렉션(Louis Vuitton Women’s Collection).

당신이 누군지 모르는 유치원생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해주고 싶나요.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할 것 같아요. 마음 가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다 보면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힐 때도 있겠지만,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분명 스스로 깨닫는 것이 있지 않을까요? 그런 수많은 경험을 통해 점점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 아닐까요. 저도 그랬고요.

엑소 활동뿐 아니라 연기, 예능 등 발전을 위한 변화를 끊임없이 찾고 있는 것 같아요. 발전의 지점을 어떻게 찾고 있는지 그리고 요즘 갖게 된 목표는 뭔지 말해주세요.
최근 들어 많이 하는 생각은 내가 좋아서 하는 무대, 내가 좋아서 하는 연기, 내가 좋아서 하는 예능… 무엇이 되었든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새롭게 생긴 목표는 ‘내가 좋아서 하는 것들을 다양한 방면으로 진정성 있게 팬들에게 많이 보여주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