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아이템

스포츠 샌들 ‘테바’ 전성시대

2016.03.17

by VOGUE

    스포츠 샌들 ‘테바’ 전성시대

    스포츠 슈즈의 전력 질주가 시작됐다! 버켄스탁, 슬립온의 바통을 이을 아이템은 바로 테바.
    아웃도어 슈즈의 편안함에다 트렌드라는 강력한 무기를 장착한 이 새로운 샌들에 대해.

    오렌지색 앵클 스트랩 샌들은 코오롱 스포츠(Kolon Sport), 검정 샌들은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장식의 스웨이드 샌들은 프라다(Prada), 검정 고무솔 샌들은 테바(Teva at Shoemarker), 장미꽃 무늬 스트랩 샌들은 닥터 마틴(Dr.Martens).

    2월호 <보그>에서 우리는 “2013년이 버켄스탁의 해였다면, 2014년은 ‘테바(Teva)’의 해가 될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가볍고 납작한 고무 밑창에 벨크로 끈 장식이 특징인 샌들 말이다. 겨울에는 부츠에 갇혀 지내다 봄엔 스트랩 힐에 의지하던 우리 여자들이 발이 여러모로 편한 신발 앞에서 새로운 안식을 얻기 직전이다. 신고 벗기 편할 뿐 아니라 곧 다가올 바캉스 시즌을 맞아 해변에서도 더없이 실용적이다. 게다가 유명 디자이너들이 기존의 고리타분한 디자인에 패션 감각까지 추가했으니, 테바 샌들이 올여름 잇 슈즈로 등극할 수밖에.

    “최근 흰색 고무솔에 금색 가죽 스트랩으로 된 샌들을 구입했어요. 글래디에이터풍의 뻔한 디자인이 아닌, 오히려 테바 스타일에 가까워요.” “멋 내기 좋아하는 젊은 남자들이 아주 좋아하죠. 얼마 전 남자 친구와 함께 테바를 구입했어요. 아, 커플 슈즈는 아니고요!” “촌스러운 아저씨 신발이라고 여겨왔는데, 여성스러운 서머 드레스에도 꽤 잘 어울리더라고요.” 이렇듯 요즘 서울의 패피들 사이에선 테바를 이미 구입했거나 곧 사려고 마음먹는 멋쟁이들이 많다.

    “최근에는 플랫 슈즈의 인기가 높습니다. 스포티한 아웃도어 슈즈의 유행 덕분이죠. 반면 시퀸이 박힌 데코 샌들의 인기는 약간 주춤하죠.” 테바 샌들은 클리퍼 슈즈(컬러풀한 플랫폼 밑창의 레이스업 슈즈로, 꾸준한 인기 덕분에 시즌리스 아이템이 됐다)처럼 남녀를 불문하고 즐겨 찾는 신발이 됐다고 프라다 매장 스태프들은 설명한다. 프라다 쇼에 등장한 힐 장식보다 납작한 플랫 버전이 인기. “쇼에 나왔을 때는 너무 스포티해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대반전이었죠. 물론 심플한 스타일보다 주얼 장식이 더 잘 팔리고 있어요.” 심플한 플립플랍 형태의 마크 제이콥스 샌들도 인기다. “10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인데도 고객들이 꾸준히 구입하고 있어요.”라고 마크 제이콥스 매장 스태프들은 전한다. “그야말로 테바 슈즈 인기를 실감케 하는 요즘이죠.”

    이번 시즌 ‘테바 효과’를 노리는 건 하이패션 브랜드만은 아니다. 캠퍼는 디자이너 버나드 윌헴과 함께 알록달록한 벨크로 스트랩 장식 샌들을 준비했다. 또 워커 부츠에 관한 한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는 닥터 마틴은 이번에도 슈퍼모델 아기네스 딘과 함께 협업으로 오리지널 테바와 똑 닮은 샌들을 선보였다. 이런 분위기에서 오리지널 테바가 재조명받는 건 당연한 수순(지난겨울 셀린 ‘퍼켄스탁’의 인기를 떠올려보라. 오리지널 버켄스탁도 덩달아 인기가 상승하지 않았나!). 마침 올해는 테바 탄생 30주년이 되는 해. 다양한 컬러를 겸비한 테바는 부담 없는 가격으로 매력 만점에 인기 만점이다.

    테바는 80년대에 그랜드캐니언의 래프팅 가이드에 의해 탄생한 브랜드다(‘테바’라는 이름은 ‘자연’이란 뜻의 히브리어에서 비롯됐다). 이번 시즌 테바를 하이패션으로 변신시키는 데 공을 세운 프라다 하우스는 스포츠 트렌드의 영향 때문만은 아니라고 전한다. “미우치아 프라다는 이번 시즌 전혀 어울리지 않을 듯한 소재 속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이질적 소재들이 서로 잘 어울릴 때 멋스럽잖아요?” 패션쇼에서 본 샌들은 현실에서의 착용감을 배려해 장식이나 소재 등 디자인을 수정해 매장에 진열한다고 덧붙인다. “그래서 판매용 신발들은 쇼피스보다 훨씬 가볍고 착용감이 좋죠. 쇼와 달리 플랫 슈즈가 매장에 많은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이런 패셔너블한 아웃도어 슈즈는 스포츠 룩이나 드레시한 의상에도 잘 어울린다. 옷차림이 심플해지는 여름엔 강렬한 이미지의 테바 샌들 하나로 포인트를 줄 수 있다. 올여름 시크한 스타일을 위해 슈즈 쇼핑부터 서둘러야 한다면?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편안한 신세계를 선물할 테바 샌들부터 구비해야 할 듯.

      에디터
      패션 에디터 / 손은영
      포토그래퍼
      KANG TAE 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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