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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네 명의 여자들

2016.03.17

by VOGUE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네 명의 여자들

    바야흐로 스포츠와 스포츠웨어 전성시대!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네 명의 멋진 여자들에게 올 가을 스포츠 테마 중에서 딱 어울리는 스타일을 제안했다.

    어깨 패드 장식이 돋보이는 톱은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MBMJ), 허리에 묶은 주홍색 패딩 점퍼는 에르메스(Hermès), 운동화를 변형시킨 롱부츠는 아디다스(Adidas by Jeremy Scott).

    BMX_PARK MINI

    강화 BMX 경기장에서 남자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엄청난 높이의 트랙을 달리고 점프하는 국내 유일의 여자 BMX 선수 박민이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앳된 얼굴이지만 경력 13년의 베테랑 선수다(이미 여러 차례 국제 대회에서 세계 1위에 올랐고, 모든 대회에서 금메달 유망주). “어릴 때부터 운동을 무척 좋아했어요. 아빠와 아이스하키를 즐기곤 했는데, 겨울 스포츠라는 단점이 있었죠. 그러던 중 아빠가 자전거를 사오셨어요. 취미로 시작한 것이 어느새 제 인생이 됐죠.” 유난히 따가운 가을 햇볕에도 선수들은 모두 온몸을 감싸는 운동복을 입고 연습 중이다. “워낙 위험해서 복장과 보호 장비 규정이 엄격한 편이에요. 긴소매 저지 톱과 가죽 팬츠, 헬멧 등이 필수죠. 연습 때도 부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몸을 가리는 운동복을 입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디자이너 케이티 힐리어가 BMX 걸들에게 아이디어를 얻은 올가을 MBMJ 컬렉션은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을까? “피겨와 쇼트트랙 경기가 있듯 BMX도 기술을 선보이는 프리스타일과 속도를 겨루는 레이싱 경기가 있어요. 프리스타일 경기에선 의상도 중요해 MBMJ 룩을 입으면 멋질 것 같아요! 저는 주로 동작하기 편한 레깅스를 즐겨 입지만, 한 번쯤 시도해보고 싶어요.” 쉴 때는 비니와 스냅백을 좋아하고 스트리트 패션을 즐기는 그녀가 촬영을 위해 MBMJ 룩으로 갈아입고 킬힐까지 신자 아주 멋진 룩이 완성됐다. “제가 직접 경기에 나가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익스트림 스포츠 문화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해요.” 얼마 전부터는 자신의 이름을 건 ‘Mini Jam’이란 귀여운 타이틀의 청소년 BMX 대회를 개최한 그녀다. “기술을 연습하다가 다쳐 앞니가 깨졌고, 어깨와 손, 다리 등 안 부러진 곳이 없어요. 하지만 자전거를 타고 더 높이 뛰고 더 빨리 달릴수록 쾌감이 느껴져요. 바로 그 스릴을 즐기는 거죠!”

    하늘색 터틀넥과 컬러 블록 보디 수트, 어깨에 걸친 트렌치코트, 앵클 부츠, 골드 싱글 귀고리는 모두 루이 비통(Louis Vuitton), 주홍색 넥워머는 디올(Dior).

    CLIMBING_SONG HAN NA RAI

    최근 <더 클라이머>라는 케이블 TV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송한나래는 엄청나게 무거운 가방을 여러 개 들고 스튜디오에 나타났다. 스포츠 클라이밍과 아이스 클라이밍 두 종목을 모두 커버하기에 로프와 벨트, 빙벽화 등 다양한 장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스포츠 클라이밍을 즐기는 아빠를 따라 암장에 갔다가 멋모르고 시작했어요. 솔직히 그 때만 해도 이렇게 힘든 운동인 줄 몰랐죠.” 언뜻 보기에도 모델처럼 늘씬한 그녀는 클라이밍계의 유명 인사다. 몸에 쫙 붙는 루이 비통 보디수트 차림으로 뚝섬의 인공 암벽을 찾자, 클라이밍을 즐기던 사람들이 인기 스타의 예상치 못한 등장에 요란하게 환호했다. “사실 클라이밍은 몸을 가볍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최대한 얇게 옷을 입어야 해요. 또 단시간에 많은 에너지를 쓰다 보니 겨울에 빙벽을 탈 때조차 민소매와 쇼츠 차림이죠. 오늘 제가 입은 보디수트는 이동은 편하지만 좀 무거운 편이군요. 더울 것 같기도 하고요. 하지만 저 같은 클라이머에겐 썩 잘 어울려 보이는데요?”

    스포츠 클라이밍이 없는 겨울 시즌에도 운동을 쉬고 싶지 않아 2년 전엔 아이스 클라이밍도 시작한 그녀는 태어나 두 번째로 참가한 빙벽 전국선수권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 “어릴 때 손목 부상을 입어 운동을 그만둔 적이 있어 부상에 대한 걱정이 많은 편이에요. 특히 5m 높이를 아무런 장비 없이 올라가는 볼더링 경기의 경우, 완등을 하고 나면 매트 위로 몸을 던져 내려와야 하는데, 올라가는 것보다 떨어지는 게 더 무서울 때도 있죠.” 그런 두려움에도 계속 도전하는 이유? “두려움을 능가하는 아찔한 즐거움 때문이에요. 익스트림 스포츠의 진정한 매력이죠.” 촬영이 끝나자 그녀는 다시 하늘하늘한 블라우스와 스키니 진으로 갈아입고 장비를 챙겼다. “매주 5일씩, 1년 내내 연습하다 보니 평상복보다 운동복을 입는 시간이 더 많죠. 그래서 연습이 없는 날은 여자답게, 예쁘게 입으려 해요. 어릴 때부터 운동하다 보니 상체 근육이 발달했지만, 가능한 여성스러운 옷을 입고 싶어요. 하하!”

    최민혜의 비즈 장식 원피스는 발맹(Balmain), 그래피티 프린트 톱은 맥큐(McQ), 어깨에 걸친 야구 점퍼는 프리마돈나(Fleamadonna), 스웨이드 워커는 팀버랜드(Timberland). 구송이의 팝아트 패턴 톱은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 하늘색 와이드 팬츠는 그레이하운드(Greyhound), 어깨에 걸친 가죽 재킷은 프라다(Prada), 힙색으로 연출한 검정 숄더백은 루이 비통(Louis Vuitton).

    SKATBOARD_CHOI MIN HYE & KOO SONG YEE

    패셔너블한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의상을 책임지는 스타일리스트 최민혜, 독특한 톤의 사진 작업만큼이나 개성 넘치는 포토그래퍼 구송이. 두 사람은 바쁜 일정을 쪼개서라도 시간을 맞춰 스케이트보드를 함께 즐기는 절친이다. 스케이트보드를 타기 시작한 것은 2년 전부터. “스트레스를 해소할 만한 활동적인 운동을 원했어요. 고민 끝에 스케이트보드를 배우기로 했죠.” 최민혜의 결심에 스케이트 팀을 다룬 영화 <로드 오브 독타운>에 열광하던 구송이가 의기투합했다. “탈색한 제 헤어스타일과 잘 어울리지 않나요? 하하!” 워낙 스타일에 민감한 두 사람은 운동할 때도 남다른 감각을 뽐낸다. “흔히 생각하는 ‘보드 룩’과는 다른 느낌으로 입으려 해요. 그래서 오히려 스케이트보드와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을 때가 많죠. 가령 테니스 룩을 입고 보드를 타는 식?” 오늘은 <보그>의 제안대로 화려한 패턴의 맨투맨 티셔츠와 와이드 팬츠, 니트 비니까지 90년대 느낌으로 차려입은 구송이가 말했다(평소 상반된 아이템을 매치하는 것을 즐기는 그녀다운 대답).

    “물론 편안하게 입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부상 위험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스케이트보드 문화는 역시 패션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예요. 팬츠 대신 미니 드레스 차림으로 라이딩을 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날그날 어떤 디자인의 스케이트보드를 선택하느냐와 관계가 있죠.” 스케이트보드 수집이 또 다른 취미가 된 최민혜의 말대로 요즘 스케이트 보드들은 패션 소품 못지않게 스타일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익스트림 스포츠인 만큼 다치는 것이 무섭지는 않을까? “초보 시절에는 자주 넘어져무릎이 깨진 적도 있어요. 피가 흐르고 아팠지만 재미있었죠. 고교 졸업 후 그렇게 제대로 넘어져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눈물이 날 상황인데 웃음이 빵 터졌어요.” 초반에 두 사람은 서로 다치는 모습을 셀 수 없이 지켜봐야 했다. “정해진 시간과 장소 없이, 스케이트보드를 들고 다니며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최고 장점이에요. 이왕 익스트림 스포츠 세계에 입문했으니 조만간 클라이밍에도 도전하고 싶어요.” 최민혜의 말에 구송이는 스케이트보드의 자유로움을 강조했다. “처음에는 다양한 기술을 빨리 습득하고 싶은 마음에 욕심을 부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자연스럽게 즐기고 있어요. 좀더 능숙해지면 물 위에서 즐기는 제트스키에 도전하려고요!”

      에디터
      패션 에디터 / 임승은
      포토그래퍼
      CHA HYE KYUNG
      사진
      헤어 / 원종순 메이크업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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