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맛볼 줄 아는 사람은 와인을 마시는 게 아니라 와인의 비밀을 맛보는 사람이다.” 살바도르 달리의 말처럼 하나의 와인에는 수많은 비밀이 담겨 있다. 이 비밀은 하나씩 맛으로 승화된다. 세계 최초 샴페인 브랜드 돔 페리뇽의 야심작 ‘P2 1998’이라면 그 안에 담긴 이야기의 층위가 몇 겹인지 궁금해진다.
우선 와인의 네이밍에서 사연을 읽을 수 있다. 과거 돔 페리뇽은 셰프 드 카브인 리샤 지오프로이가 외노테크(와인을 모아 진열한 곳)에서 특정 빈티지 와인을 숙성해 만든 제품에 ‘외노테크’라는 라벨을 붙였다. 그러나 1998년 빈티지부터는 플레니튜드(절정, Plénitude)라는 이름을 붙였다. ‘P2’는 ‘두 번째 절정(Second Plénitude)’이란 의미. P1에 다다르기 위해 와인은 최소 7년의 앙금 숙성을 거쳐야 하며, P2는 최소 12년 이상 기다려야 도달할 수 있다.
‘P2 1998’은 1998년에 작황한 최상급 포도로 만든, 두 번의 앙금 숙성을 거친 와인이라는 뜻. 그 맛은 어떨까? 30년 가까이 셰프 드 카브로 일하는 리샤 지오프로이는 일반 빈티지 와인과 P2의 맛에 대해 “보통 TV에서 HDTV로 변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전한다. 아울러 선명한 맛에 경이로운 찬사를 덧붙였다. 에너제틱하게 올라오는 기포, 오렌지색 과일과 구운 아몬드 향, 농밀한 풍미야말로 미묘한 기쁨.
P2 탄생을 기념해, 돔 페리뇽은 갤러리아 웨스트에서 P2 1998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지오프로이와 긴밀하게 작업하는 와인 메이커 뱅상 샤프롱은 돔 페리뇽 와인의 철학과 미학을 한국 고객들에게 직접 설명하기 위해 내한했다.
팝업 스토어 리셉션에서는 첫 번째 절정기인 돔 페리뇽 2006 빈티지, 두 번째 절정기인 돔 페리뇽 P2 1998과 어울리는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P2를 경험하는 것은 시간을 초월하며 강렬하고도 예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