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너의 모든 것> 시즌 2로 돌아온 펜 바드글리

2020.02.05

<너의 모든 것> 시즌 2로 돌아온 펜 바드글리

펜 바드글리(Penn Badgley)의 대중적 인지도는 상당합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가장 인기 있었던 TV 드라마 <가십걸>의 댄 험프리로 유명했으니까요. 하지만 요즘엔 스릴러 <너의 모든 것>의 사이코 스토커 역할로 대중의 관심을 더 모으고 있습니다. 원래 미국의 종편 채널 라이프타임에서 선보인 이 시리즈물은 2018년 9월에 첫 방영됐지만 세 달 후 넷플릭스에서 방영되면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죠. 반응은 열광적이었습니다. 첫 4주 동안 4,000만 가정에서 이 드라마를 봤고 바드글리는 SNS를 통해 수천 개의 메시지를 받았으니까요. 이 드라마는 학대와 폭력적인 남성성에 대한 시급한 담론에 불을 붙였습니다.

캐롤린 케프네스(Caroline Kepnes)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드라마는 젊은 작가 벡에게 점점 집착하게 되는 뉴욕의 서점 직원 조 골드버그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바드글리가 맡은 골드버그는 처음엔 로맨틱한 영웅처럼 보이지만 곧 사랑을 위해 납치와 살인을 저지르고, 시청자들은 그에 대해 동정심과 분노가 상충하는 경험을 하게 되죠. 그는 자신이 여자들과 강한 유대감을 맺고 있다고 믿는 연쇄 살인마일 뿐입니다.

러브 퀸 역의 빅토리아 페드레티와 조 골드버그 역의 펜 바드글리.

시즌 1은 조가 벡을 죽이고 전 여친인 캔디스에게 돌아가는 충격적인 반전으로 끝을 맺습니다. 시청자들은 캔디스가 이미 죽었다고 믿고 있죠. 지난 12월 26일에 공개된 시즌 2는 로스앤젤레스로 배경을 옮겨 캔디스와 야심 찬 셰프 러브 퀸 두 명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주말에 정주행하기 딱 좋은 드라마, <너의 모든 것> 시즌 2의 펜 바드글리와 <보그>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 작품은 넷플릭스에서 방영되면서 큰 인기를 얻었죠. 예상치 못한 성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SNS를 통해 퍼지면서 더 많은 이들이 보게 됐다는 점이 이해가 갑니다. 시청자로서 왜 우리는 조에게 끌리고, 그를 지켜보는 게 그토록 흥미로운지 자문하게 만드니까요. 일종의 사회 실험 같은 면이 있어요. 그래서 서로 다른 문화권의 수많은 사람들이 반응하는 거겠죠. 당연히 우리는 이런 반향을 일으킬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어요. 아마 넷플릭스라서 그런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밤을 새우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볼만한 작품이에요.

트위터의 수많은 팬들에게 일일이 답했죠. 사람들이 그런 방식으로 당신에게 다가올 거라는 걸 예상했나요?
내가 전혀 예상치 못한 건 사람들이 조를 연기한 사람을 인정하고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는 공통점을 보였다는 점입니다. 보통은 배우가 그런 역할 맡는 걸 좋아하지도 않을뿐더러 그런 역할도 많지 않죠. 그래서 이 드라마가 흥미로운 겁니다. 집중해서 볼 수 있고 동시에 명확하지 않은 것에 대해 자문하게 만드니까요. 로맨틱 코미디의 기법을 가져다가 그걸 전복시킵니다. 주인공은 항상 살인에 대해 거짓말을 하기 때문에 갑자기 모든 것이 완전히 다른 저의를 갖게 되거든요. 그 지점에서 사람들은 고민에 빠집니다.

사람들과 교류하며 깨달은 점이 있나요?
모두가 이런 주제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하고 싶은 열망이 있는 것 같아요. 보통 ‘뇌를 끄기 위해서’ TV를 본다고 말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트위터에서 나눈 수많은 대화는 많은 사람이 자신이 보는 작품에 감정이입하고 심도 있게 접근하고 싶어 한다는 걸 내게 보여줬습니다.

시즌 1의 성공 후 시즌 2를 제작하는 데 위험 요소가 있었나요?
이런 작품의 경우 똑같은 내용을 반복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나뿐 아니라 제작자인 세라 갬블과 그렉 벨란티, 작가들 모두 같은 생각이었죠. 제작진 모두 완벽주의라서 제대로 만들 거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시즌 2의 대략적인 내용을 전달받았을 때 그들이 이 컨셉을 멋지게 확장했다고 확신했고요.

이야기가 어떻게 발전했나요?
시즌 1과 시즌 2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어요. 빅토리아 페드레티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그 차이를 만들죠. 또한 조의 또 다른 면모도 보게 됩니다. 그는 로스앤젤레스에 있고 캔디스가 살아 있기 때문에 그의 세계관도 달라요. 배우로서도 캔디스와 함께 촬영하는 장면에서 중간에 끊고 어떻게 이게 가능한지 이해하려고 애쓴 적이 많았죠. 그게 조가 경험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그 경험이 그가 로스앤젤레스에서 벌이는 일, 그가 거기서 완수해야 한다고 느끼는 어떤 것에도 작용하죠.

캔디스 역의 앰버 칠더스.

갬블은 시즌 2를 조에 대해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 과정에서 어떤 점이 흥미로웠나요?
지금까지도 계속 고심하는 것은 과연 조가 얼마나 자신에 대해 알고 있는가입니다. 시즌 2 내내 하는 질문이기도 하죠.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네요.

이번에도 SNS를 통해 시청자들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나요?
네, 부정적인 댓글부터 보려고요(웃음). 하지만 우리는 진지하게 담론에 참여할 겁니다. 그게 어떻게 발전할지도 보고 싶네요. 우리가 그 담론을 한 차원 더 높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많은 사람이 책을 좋아하고 조용하다는 점에서 조를 <가십걸>의 댄 험프리와 비교하는데요.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가진 기존 이미지를 일종의 무기로 사용하는 건가요?
네, 사람들이 내가 과거에 연기한 캐릭터에 대해 가진 수많은 선입견을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면에서는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 역할을 맡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할 수도 있고요. 대부분 누구나 알 만한 대표작을 갖고 싶어 하고, 물론 이 작품도 그렇죠. 하지만 거기에는 또 다른 면도 있어요. 대중적인 인기를 끈 <가십걸>과 <너의 모든 것> 두 작품이 나를 통해 대화한다는 겁니다. 작가가 만든 캐릭터니까 내가 한 일은 없지만 적어도 내가 두 드라마에 출연했기 때문에 하나의 접점이 될 수 있죠.

두 작품을 비교하는 건 흥미로운 접근이군요. 시청자로서 <가십걸>에서 복잡하거나 문제가 될 만한 점은 거의 찾지 못했거든요.  
그런 목적으로 만든 작품이 아니니까요. 좀더 깊이 있게 접근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쨌든 그런 식의 해석을 의도한 작품은 아닙니다. <가십걸>이 제작된 2007년은 재정 위기가 오기 전이고 오바마 대통령이 뽑히기도 전이에요. 지금과는 매우 다른 시대죠. <가십걸>은 사치와 특권층에 대한 꿈을 상징하는 반면, 지금 우리는 그런 사치와 특권층이 심각하게 불안하고 불균형한 사회를 가져온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가십걸>은 통통 튀고 출세 지향적이지만 더 이상 출세 지향이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걸 이제 모두가 알죠.

<가십걸> 리부트가 진행 중입니다. 새 시리즈는 이런 이슈를 어떻게 담아내야 할지, 당신도 출연하는지 궁금해요.  
진행 상황에 대해 아는 건 없지만 어떻게 달라질지 나도 궁금해요. 변화가 필요한 건 사실이고 그 문제에 대해 이미 나보다 더 많이 생각하고 있을 테니까요. 잘 해결해서 멋진 작품을 만들어낼 거라고 확신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만약 내가 다시 출연하게 된다면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 거 같은데요. “좀 있으면 쟤가 전부 다 죽여버릴 거야”라고 말이죠.

    시니어 디지털 에디터
    송보라
    포토그래퍼
    Courtesy of Netflix
    Radhika Se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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