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도 검정을 입고 싶다면
블랙은 사계절용이에요. 여름도 예외는 없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더위를 실감한 건 샌프란시스코 베이의 한낮이었어요. 블랙 라운드넥 티셔츠에 블랙 데님을 입고 나섰는데, 뙤약볕 아래 서는 순간 답답하고 우중충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거든요. 분명 늘 입던 캐주얼한 블랙인데, 왜 이렇게 무거워 보이지 싶었죠.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문제는 블랙이 아니라 소재와 실루엣이라는 걸 말이에요. 두꺼운 면 티셔츠에 스트레이트 데님, 위아래가 똑같은 ‘검은 기둥’ 같은 무게감. 블랙은 잘못이 없었습니다. 제가 잘못 입은 거였죠. 그날 이후 저만의 여름 블랙 규칙이 생겼는데요. 별거 아닌데, 꽤 잘 통합니다.
상하의 볼륨 대비는 확실하게


@carolinalindo

@marsidelnikova
블랙은 비율로 말하는 색입니다. 위아래가 같으면 그냥 검은 덩어리예요. 의도적으로 정반대 실루엣을 연출해야 하죠. 크롭트든 맥시든 대비만 확실하면 됩니다. 상체에 딱 붙는 슬리브리스 톱에 와이드 팬츠나 벌룬 팬츠, 넓게 퍼지는 A라인 스커트를 매치해보세요. 위아래의 대비가 극대화될수록 블랙은 오히려 가벼워지거든요.
1990년대 미니멀리즘 고수하기

블랙에 뭔가 더하고 싶다면, 무조건 참으세요. 덜어낼수록 완성되는 색이라고 끊임없이 되뇌면서 말이죠. 이런 1990년대 스타일에서 특별한 게 뭔지 찾으려고 하면 사실 아무것도 없어요. 바로 그게 포인트입니다. 1990년대 미니멀리즘의 핵심은 자제력이거든요. 뭔가 더하고 싶은 충동이 생길 때, 용기 있는 생략이 필요합니다.
가벼운 실크, 시스루, 레이스 소재 활용하기


@meliglezp

@meliglezp
블랙이 덥다는 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정확히는 두꺼운 소재가 더운 거예요. 실크 슬리브리스 톱은 가벼울 뿐만 아니라 시원하기까지 하죠. 시스루는 설명이 필요 없고, 블랙에 적절히 곁들인 레이스는 시각적 무게감을 분산시켜요. 반대로 피해야 할 건 두꺼운 블랙 데님이나 가죽 소재입니다. 특히 한여름에 블랙 레더를 입으면 소중한(혹은 비싼) 가죽 피스가 변형될 수도 있고, 그 전에 몸이 녹아내릴지도 몰라요. 블랙 옷장을 여름 버전으로 바꾸고 싶다면 소재부터 다시 들여다보세요!
롱 드레스 한 벌로 승부하기

@lucyalston_

@lucyalston_
블랙 아이템 한 벌로 여름을 통과하는 가장 우아한 방법이 여기 있습니다. 바로 일자로 떨어지는 블랙 롱 드레스예요. 발목까지 내려오는 길이라면 플립플롭과 매치하기도 좋죠. 위아래 비율 고민도, 소재 조합도 필요 없어요. 블랙 단색이 부담스럽다면 잔잔한 도트 패턴으로 변형을 줘도 좋아요. 블랙의 무드는 유지하면서 한결 가벼워지거든요. 반대로 올 블랙 슬립 드레스에 베이지 리넨 재킷을 어깨에 걸치면 출근길도 문제없습니다.
여름 무드 액세서리 매치하기

블랙 옷을 입고 굳이 여름 감각을 더하려고 라피아 백이나 컬러 샌들을 고르는 순간 뭔가 어중간해진 경험, 한 번쯤 있을 겁니다. 블랙 룩에는 액세서리도 타협 없이 블랙으로 가보세요. 크로셰나 메시 소재의 블랙 모자, 헤드 밴드, 투박한 스톤 네크리스처럼 여름이 연상되는 소재지만, 컬러는 끝까지 블랙으로 유지하는 거예요. ‘올 블랙인데 왜 여름처럼 보이지’ 싶은 룩은 이렇게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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