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주에겐 반전이 있다
예능계의 잔 다르크, 이미주. 그의 깊은 이면.
갑자기 아팠는데도 오늘 촬영하러 왔군요.
컨디션이 이렇게 안 좋기는 처음이에요. 면역력이 떨어졌나 봐요. 그래도 <보그>와 한 약속은 지켜야죠!
지난해부터 예능 블루칩으로 떠올랐어요. 스케줄이 재작년, 작년과 비교하면 지금 완전히 다르겠죠. 일주일에 며칠 쉬어요?
일주일 내내 일하기도 하고, 많아야 한두 번 쉬어요. 원래 집순이라 나가 놀지 않으니, 사람들 만나서 일하는 게 좋아요. 놀면서 돈 번다는 맘으로 일하죠. 휴가를 줘도 놀 줄 몰라서 집에만 있을걸요?
친구들도 “너 안 나올 거지?”라고 전화한다죠.
요즘엔 그렇게나마 연락하는 친구도 없어요, 하하. 특히 코로나19 시기라 더 조심하려고 해요. 실수해서 대중에게 신뢰를 잃고 싶진 않아요.
21세에 ‘러블리즈’로 데뷔하고 28세가 된 지금까지 개인 생활은 거의 없겠군요. 아쉽지 않나요?
솔직히 아쉽기도 하지만 러블리즈 친구들을 만났고 생각보다 빨리 꿈을 이뤘다고 여기면 마음이 편해져요. 일할 땐 열심히 하고 나중에 여유가 생길 때 놀아도 늦지 않겠죠? 나이가 어리다고 재밌게 놀진 않잖아요.
지금은 일할 때인가요?
노는 것처럼 즐겁게 일하는걸요.스케줄이 있어 행복해요.
목표를 정하면 누가 뭐라든 꾸준한 편이라고 했죠. 중학교 수련회 때 아이돌이 되기로 결심한 뒤로 부모님 몰래 연습하고, 고향인 옥천에서 상경해 오디션도 보러 다녔어요. 그 전까지 서울에 와본 적이 없다고요.
주말에 혼자 기차 타고 물어물어 왔죠. ‘길치’여도 결국엔 찾아냈어요. 어느 날 공개 오디션 합격 소식이 집 전화로 왔어요. 부모님께서 이 사실을 알고 “너가 가능성이 있구나, 열심히 준비했구나”라고 하시면서 학원에 보내주셨죠. 제대로 해보라면서요.
그 시절이 생생하겠네요.
기차에서 오디션에 합격하는 상상을 계속했어요. 오디션에 붙고 나선 데뷔만 꿈꿨고요. 데뷔하고선 무대에 멋지게 서는 꿈을 꿨어요. 하나를 이루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길 반복했죠.
지금 목표는 뭘까요?
‘꾸준히 하자’. 거창하지 않아 보여도 지금 가장 필요해요. 얼마 전에도 회사에 이런 부탁을 했어요. 오래 일하고 싶으니 건강에 무리 가지 않게 스케줄을 잡아달라고요. 물론 회사에서 조정해주셨고요.
이제 할 말은 하는군요.
은근 확고한 편이에요. 특히 일에 있어서는 냉정한 면도 있죠.
자기 관리도 철저한 편인가요?
굉장히 중요하죠! 몸이 안 좋아지면 프로그램에 피해를 주니까 신경 써야죠.
정신적인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거짓말 아니고 스스로를 잘 컨트롤해요. 어떻게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지금껏 ‘멘붕’이 한 번도 안 왔으니 잘하는 거겠죠? 무너지기 전에 냉정하게 판단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죠. “저 오래 하고 싶습니다!”라고 회사에 말한 것처럼요.
직원들은 미주 씨가 문 열고 들어오면 무섭겠어요.
공손하게 전화 드려요. 하하.
데뷔 전에 운동을 한 것도 확고한 성격 형성에 도움을 줬을까요? 체육 교사인 아버지 영향으로 양궁, 육상 등을 했죠.
사실 운동에 소질이 없어요. ‘멘탈’은 영향을 받았을 수 있죠. 연습생 때 향수병이 와서 부모님께 전화 드렸더니 “네가 한다고 했잖니! 이럴 시간에 연습해”라고 애정 어린 욕을 섞어 말씀하셨어요. 사실 엄마는 얼마나 저를 데려가고 싶었겠어요. 자칫 제가 포기할까 봐 엄격하셨죠.
성격은 어머니를 많이 닮았나요?
네. 강하지만 여리기도 해요.
러블리즈 무대에서 발목이 삐었는데도 계속 춤추는 본인 영상을 보고 예능 프로그램에서 운 적이 있어요. 갑자기 우는 모습이 안쓰러웠어요. 가장 발랄한 아이돌이지만 역시 여린 면이 있지 싶었죠.
힘들던 그때가 생각났어요. 발목을 접질렸지만 엄지발가락에 힘을 주고 춤을 췄어요. 일단은 무사히 끝내야겠단 생각에 아픈 줄도 몰랐죠. 병원에 가니 인대가 파열됐대요. 그제야 아프더라고요. 그런 고난이 있어서 성장했겠죠?
아픔을 잘 참는 편인가요?
아프면 약점을 보인다고 생각해요. 티 내서 주변에 피해 주기도 싫고.
강하게 구는 만큼 자신을 다독이는 시간도 중요한데 어떻게 보내나요?
집에 가면 해제돼요. 아무도 안 믿지만 청소를 좋아하거든요. 청소를 하거나 지금 내 상황과 어울리는 가사의 노래를 들어요. 울고 싶을 땐 슬픈 영화를 봐요. 혼자 있는 시간만이라도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서 다행이에요. 슬픈 영화를 보고 엉엉 울면 속이 시원해져요. 나만의 위로법이에요.
최근 인상 깊은 영화는 뭔가요?
나문희 선생님이 출연하신 영화는 다 봤어요. 한창 힘들 때 선생님이 주연하신 <감쪽같은 그녀>를 보고 위로를 받았어요. 나문희 선생님의 연기를 보면 가족이 생각나요. 마음 놓고 안겨서 울 수 있는 할머니 같아서요.
연기하고 싶다는 인터뷰도 봤어요. 그런데 2016년 웹 드라마 <나는 취준생이다> 외에는 작품을 찾기 힘드네요.
가수와 예능 일을 제대로 한 다음에 다른 일을 차근차근 시작하려고요. 지금 주어진 일부터 집중해야죠.
러블리즈의 메인 댄서기도 한데, 선미처럼 퍼포먼스 강한 솔로 앨범도 원한다고 했죠?
언젠가 솔로의 기회가 올지 모르니 준비하고 있어야죠. 예능 프로그램이 많아도 보컬과 춤이 녹슬지 않게 연습하고 있어요.
기차에서 데뷔를 상상했듯이 바라는 일을 자꾸 떠올리면 현실이 될지 모르죠.
요즘도 상상을 많이 해요. ‘난 이렇게 될 거야!’ 근데 현실주의자다 보니 딱 이룰 수 있는 만큼만 상상해요. 이루지 못하면 상처받으니까요.
현실적이라 주변에서 고민 상담을 많이 요청하겠어요.
맞아요. 친한 동생들이 어쩌면 좋을지 종종 물어요. 제 상담법은 일단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해준 뒤 마지막엔 현실을 얘기하죠. 약 주고 병 줘요.
“나는 반전미가 있다”는 말을 많이 하던데, 어떤 반전인가요?
되게 많아요. 일단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이미지는 쾌활하지만 실은 섹시하답니다. 차분하고 조용하고 요리도 잘해요!
독립하면서 요리에 재능을 발견했다죠?
배달 음식을 많이 먹으니 건강에도 안 좋고 지출도 많아졌어요. 요즘엔 될수록 집에서 해 먹으려고요.
예능 활동이 많아서 에너지 넘치는 미주만 도드라졌죠.
그게 아쉽지만 대중이 좋게 봐주시니 소중해요. 반전 매력은 천천히 보여드리면 되죠.
상경해서 8년여간 숙소 생활을 했으니, 자기 공간을 무척 바랐죠. 2년 전 독립해서 본인만의 집을 계약했을 때 어땠나요?
처음엔 우리 집이 아닌 것처럼 어색했어요. 친구네 잠깐 놀러 간 것 같았죠. 살면서 내 냄새가 공간에 배고 내 물건이 여기저기 있으니까 그제야 집 같더라고요. 근데 집 꾸미기를 못해서 침대, 소파, TV, 옷장만 있어요.
본인 사진도 많다던데요?
하하. 이젠 내 사진이 걸려 있는 내 집이 제일 편해요. 들어가면 ‘역시 집이 최고야!’ 이런다니까요.
돈 많이 들어서 배달 음식 잘 안 시킨다고 했는데, 경제 관념도 있는 편이죠?
일단 돈을 모아 부모님께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어릴 때 쓰고 놀아야지”라고 하시는데 아끼는 게 더 좋아요. 럭셔리 아이템도 별로 없어요. 방송하면 예쁘게 입혀주시니까 따로 사고 싶은 게 별로 없어요. 오늘 하고 온 것처럼 트레이닝복에 슬리퍼 위주죠. 메이크업을 잘 안 해서 화장품도 몇 개 없고요.
요즘 아이돌은 패션에 관심이 많던데 다르네요. 그럼 뭐 좋아해요? 독서도 자주 한다던데?
책은 잠깐 좋아했었죠. 하하. 요즘엔 책을 읽으면 잠들어요. 대신 영상은 좀 봐요. 넷플릭스로 드라마도 보고 예능 프로그램도 꼭 챙겨 봐요.
요즘 K-콘텐츠가 이슈죠? 해외 진출 계획도 있나요?
해외 진출 계획 정말 많죠. 이 시국이 끝나면 얼른 해외 팬들 앞에서 공연하고 싶어요. 사실 해외보다 일단 스태프들과 다 같이 모여서 밥 먹고 싶어요.
스태프들에게 잘하는 편이라죠?
제 사람이라는 믿음이 뚜렷해요. 그분들은 어떻게 여기실지 모르지만 저는 무척 사랑한답니다. 하하. 오늘도 나를 위해 아침부터 애써주시니 얼마나 감사해요.
올해도 몇 달 안 남았군요. 돌아볼 때 잘한 일, 남은 시간 동안 하고 싶은 일은 뭔가요?
올해는 이미주라는 이름을 대중에게 알려서 기분 좋아요. 제가 열심히 노력하고 재미있는 사람이라는 걸 꾸준히 보여드릴게요.
일 외에 사생활 관련된 소망은?
갑자기 우울해지네요. 하하. 생각해보니 사적인 저를 잘 돌보지 못했어요. 이젠 취미를 만들어서 나만의 시간을 써볼게요. 그럼 더 멋진 이미주가 되겠죠!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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