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모델 진 캠벨과 보낸 5월의 어느 날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소리, 류이치 사카모토의 연주가 들리는 유럽의 어느 정원, 진 캠벨의 오후.
진 캠벨(Jean Campbell)은 평생 긴 머리를 고수해왔다. 그래서 ‘엘핀 뷰티(Elfin Beauty)’라는 애칭이 지난 9년간 모델로서 그리고 <보그> 표지 모델로서 그녀를 표현하는 수식어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런 그녀가 스물다섯 번째 생일을 3개월 앞두고 과감하게 새로운 픽시 컷으로 분위기를 바꾸겠다고 결정했다.
“머리를 자르니까 해방감 같은 게 느껴져요.” 그녀가 문자메시지로 말했다. “개인적으로나 직업적으로 굉장히 큰 변화죠. 인생의 새로운 장을 시작하는 기분이에요.”
진이 머리를 자르기로 결심한 것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즈음이었다. 그녀는 브라질에서 전자 기기를 잠시 꺼두고 디지털 디톡스를 하며 자연에 둘러싸여 있었다. “제가 머물던 곳이 지닌 아름다움과 고요함 속에서 삶의 에너지와 흥분에 휩싸였죠. 제 헤어스타일이 그런 분위기에 한몫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녀의 이 새로운 룩을 탄생시킨 주인공에 대해서는 굳이 물을 필요도 없다. 헤어 스타일리스트 루크 허시슨(Luke Hersheson)이 그녀가 열여섯 살 때부터 헤어를 맡아왔기 때문이다.
“루크는 오랫동안 놀라운 작품을 탄생시켜왔죠. 그리고 정말 뛰어난 헤어 드레서예요. 그래서 그를 선택했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적었다. “그의 작품과 아이디어 모두 제 마음에 쏙 들어요.”
그 컷이 어떻게 탄생했을까? “우리는 뭔가 급진적인 스타일을 하고 싶었죠.” 루크가 말했다. “린다 에반젤리스타와 에디 세즈윅, 심지어 함께 연기한 시에나 밀러의 사진을 참조했죠. 똑 떨어지고 딱딱하지 않은 부드럽고 여성적인 느낌의 스타일을 탄생시키고 싶었죠. 머리를 올렸는데 앞머리는 흘러내리게 둔 것 같은 느낌 말이죠. 짧아진 느낌이지만 여전히 부드럽고 활달한 분위기죠.”
“진에게는 이런 놀라운 자신감이 있어요.” 그가 말을 이었다. “헤어스타일이 그녀의 일부처럼 느껴지죠. 그런 느낌을 주는 것이 정말 중요했습니다. 그녀가 그 헤어스타일에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의 느낌을 풍기는 것이 중요했던 거죠.”
모방을 불허한 코코 샤넬은 한때 이렇게 말했다. “여성이 머리를 자르는 것은 삶에 변화를 주는 것과 같다.” 그리고 진에게도 이것은 분명 엄청난 변화였다. 그렇지만 그녀를 흥분시키는 것이기도 했다. “처음 머리카락이 조금 잘려 나갔을 때 미소가 떠오르더니 웃음이 나오더라고요. 그다음 제 자신이 갑자기 생판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고, 심지어 불안이 살짝 엄습하더군요.” 그녀가 그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지만 마무리된 모습을 보고 더없이 만족스러웠죠. 이제 거울 속 제 모습을 보면 머리카락이 많지 않으니 더 있는 그대로 느껴져요. 이제 굳이 긴 머리카락이 없어도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이상할 수도 있지만 좀 더 여성스럽게 느껴지고요.”
진의 새로운 헤어스타일에 자극받으셨나? 헤어 디자이너에게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느낌이 들고 귀 뒤에 꽂을 수 있도록 얼굴 주변을 따라 조금 더 길게 자르고 끝부분을 우아하고 부드럽게 마무리해달라고 요구해보길. 가운데 가르마를 타서 머리카락이 얼굴 윤곽을 따라 흘러내리게 하고 허시슨의 ‘올모스트 에브리싱 크림(Almost Everything Cream)’이나 그 비슷한 제품을 사용해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이 떨어진 듯한 질감을 표현해보는 건 어떨까. (VK)
- 포토그래퍼
- 강혜원
- 패션 에디터
- 손은영
- 모델
- 진 캠벨(Jean Campbell@Viva)
- 스타일리스트
- 당 사블롱(Dan Sablon)
- 헤어
- 세바스티앙 바스클(Sebastien Bascle@Calliste)
- 메이크업
- 마리옹 로빈(Marion Robine@Calliste)
- 캐스팅
- 버트 마티로시안(Bert Martirosyan)
- 프로덕션
- 박인영(Visual Park), 키튼 프로덕션(Kitten Production)
- 글
- 티시 와인스톡(Tish Weinstock)
- Sponsored by
- Polo Ralph Lau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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