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지금, 서울 디자이너 #3: 페인터스, 파프, 기준, 르수기아뜰리에

2022.06.06

by 김다혜

    지금, 서울 디자이너 #3: 페인터스, 파프, 기준, 르수기아뜰리에

    새롭고 독창적이다. 지금 서울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11인과 브랜드 11.

    튤과 러플을 층층이 쌓아 완성한 거대한 상의와 언밸런스한 헴라인의 스커트는 페인터스(Painters), 검정 카우보이 부츠는 후망(Humant).

    피에로를 연상시키는 격자무늬와 기다란 프린지 장식이 재미있는 상의와 바지는 페인터스(Painters), 빨간 부츠는 후망(Humant).

    전원 PAINTERS

    페인터스는 늘 새로움으로 가득하다.

    모든 것에 대한 낯선 시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예술성을 강조하면 상업성은 낮아진다.

    강한 취향과 개성이 있어야 브랜드 정체성도 공고해진다. 꾸뛰르와 레디 투 웨어의 두 개 라인을 동시에 전개하는 방식을 지향하지만, 아직은 브랜드가 더 단단해져야 하는 단계라 준비 중이다. 실험적이면서도 트렌디한 옷, 상업과 비상업, 그 중간의 이야기를 담고 싶어 이번 ‘Accepted’ 컬렉션을 시작하게 되었다.

    업사이클링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유학 시절 파우스틴 스타인메츠(Faustine Steinmetz)에서 인턴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텍스타일을 다뤘고, 원단이 아닌 소재로 만든 옷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무작정 검정 비닐봉지에 광택제를 뿌려 의상을 만들었는데 꽤 마음에 들더라. 그 일을 계기로 소재를 보는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

    브랜드를 세 단어로 정의한다면?

    Shift, Complex, Diversity.

    특별한 일정이 있다고 들었다.

    6월 말, LA에서 열리는 ‘World Fashion Exhibition’에 참여하게 되었다. 지속 가능한 패션 산업을 알리기 위해 전 세계 친환경 의상을 선보이는 특별한 전시에 함께할 수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

    지퍼에 따라 자유자재로 조립, 해체되는 재킷과 팬츠, 발라클라바는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Post Archive Faction), 반짝이는 은색 메리 제인 슈즈는 플랫 아파트먼트(Flat Apartment).

    뾰족하게 가시가 돋은 것처럼 디자인한 재킷과 스커트는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Post Archive Faction).

    임동준 POST ARCHIVE FACTION

    그동안 ‘숨겨진 브랜드’ 이미지가 강했다.

    전략이라기보단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하려고 했다. 제품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최근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오프화이트 2022 F/W 컬렉션에 참여해 화제가 됐다.

    2020년 여름부터 줌과 왓츠앱을 통해 아이디어와 과정을 공유하면서 함께 완성한 프로젝트다. 서울, 밀라노, LA, 시카고 등 다양한 시간대의 사람들과 함께한 만큼 그룹 채팅방은 밤낮없이 업데이트가 되었다.

    시즌 관계없이 숫자를 붙인 컬렉션을 선보인다.

    소프트웨어처럼 계속 개선되고 진화한다는 의미로 숫자를 사용했다. 최근 공개한 5.0은 파프가 가진 ‘Right(예술성), Left(대중성), Center(중간)’ 스펙트럼 확장에 집중했다.

    디자인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디자인 과정에서 분해와 조합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옷의 원형(Archetype)에서 어떤 방식으로 진화하고, 어떻게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지 생각한다.

    브랜드를 세 단어로 정의한다면?

    포스트(Post-) 아카이브(Archive), 팩션(派).

    파프를 통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있다면?

    좋은 옷을 입으면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은 착각이 들 때가 있다. 실제로 더 나은 사람이 되기도 하고. 이 같은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

    민소매 드레스는 기준(Kijun), 검정 부츠는 쏘유레슈어(So.U:Lesures).

    연두색 벨벳 재킷과 니트 상의, 야자수를 프린트한 미니스커트는 기준(Kijun), 흰색 부츠는 톤노22(Tonno22).

    김현우 KIJUN

    1980~1990년대 서울을 좋아한다. 

    내가 경험한 시대와 장소를 포함하고 있다. 그 당시 여성들은 굉장히 솔직하고 대담한데, 지금 봐도 멋스럽다. 1980년대 특유의 색과 분위기, 1990년대 세기말 퓨처리즘과 미니멀리즘 등 다양한 것들이 혼재된 것이 내 취향에 흡수되었다.

    2022 프리폴과 F/W 컬렉션이 동일한 테마다.

    하와이 여행 사진에서 힌트를 얻었다. 야자수, 코코넛, 석양 등을 활용한 프리폴 컬렉션이 해변에서의 휴양을 다뤘다면, F/W 시즌은 호텔이라는 장소에 초점을 맞췄다.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2002년 영화 <펀치 드렁크 러브>가 큰 도움이 됐다.

    독특하고 재미있는 무늬가 눈에 띈다.

    시즌마다 테마를 반영한 프린트를 개발한다. 오리지널 프린트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와이안 플라워를 참고한 이번 시즌 꽃무늬 역시 마찬가지다.

    브랜드를 세 단어로 정의한다면?

    Asian, Wit, Delicate.

    좋은 소식이 있다고 들었다.

    기준의 첫 번째 오프라인 매장이 오는 7월 한남동에 문을 연다. 내년 S/S 시즌에는 남성 컬렉션도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

    등이 훤히 파인 주황색 드레스는 르수기아뜰리에(Lesugiatelier).

    미래적 그래픽이 돋보이는 볼레로 상의와 핑크 비키니 상의는 르수기아뜰리에(Lesugiatelier).

    김진숙 LESUGIATELIER

    최근 브랜드명을 변경했다.

    재정립의 시간을 가졌다. 그 과정의 일환으로 브랜드 이름에도 변화가 생겼다. 여성복 브랜드지만 남성적 실루엣도 있어 기존 이름 앞에 Le를, 개인보다 팀을 강조하기 위해 뒤에 Atelier를 붙였다.

    ‘욕망’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욕망이라는 것은 크게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주도하고, 작게는 당장 무엇을 입을지 결정한다. 매 시즌 어떻게 욕망을 가시화할 것인지 고민한다.

    브랜드를 세 단어로 정의한다면?

    욕망, 의외성, 대담함.

    최근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는 분야는?

    지금의 한계를 뛰어넘을 미래 패션이다. 디자이너도 아이패드 하나로 디지털 노마드처럼 일하는 세상을 상상한다. 지난 2021 MAMA에서 이효리가 착용한 디지털 드레스는 메타패션 플랫폼 오브오티디(OFOTD)와 협업한 결과물이다. 앞으로도 디지털을 기반으로 흥미로운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영원히 변치 않길 바라는 것이 있다면?

    호기심! 르수기아뜰리에 컬렉션의 대부분은 경험에서 시작했고, 호기심을 통해 발현되었다. 열정이나 환경 변화를 통한 동기부여는 한계가 있다. 무엇을 하든 호기심만 있으면 나아갈 여지는 분명히 있다. (VK)

    패션 에디터
    김다혜
    포토그래퍼
    박배
    모델
    이우석, 이예리, 장해민, 제니
    헤어
    임안나
    메이크업
    유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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