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이스부터 NCT 127까지! 작사가에게 직접 듣는 K-팝 가사 비하인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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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부터 NCT 127까지! 작사가에게 직접 듣는 K-팝 가사 비하인드 스토리

2022-10-15T23:14:11+00:00 2022.10.07|

트와이스, 하성운, 슬기 그리고 NCT 127. 최근 주목받은 아이돌 신보에 참여한 작사가들에게 가사에 숨은 이야기를 물었습니다.

트와이스 ‘Talk that Talk’

“트와이스 미니 11집 <BETWEEN 1&2>의 타이틀곡 ‘Talk that Talk’은 리스너들이 첫 소절부터 ‘트와이스다!’라고 느낄 수 있는 곡이 됐으면 했어요. 그래서 아주 단순하고 원론적인 사랑 이야기를 직관적이고 사랑스럽게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트와이스 데뷔 앨범의 수록곡 ‘다시 해줘’의 캐릭터가 7년 후 성장한 모습으로 연애를 한다면 어떤 식으로 말하고 행동할지를 상상하며 쓰기도 했는데요. 트와이스 멤버 전원이 재계약한 후 나오는 첫 앨범이기에 여전하면서도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싶은 바람에서였습니다. ‘다시 해줘’의 주인공이 ‘니가 드디어 날 좋아한다고 말해주다니!’라며 설레는 마음을 아낌없이 표출하는 식이라면, 관계를 다루는 법에 좀 더 능숙해진 ‘Talk that Talk’의 화자는 서로의 감정을 알고 있으니 솔직하고 심플하게 가자고 리드하고 있죠. 이런 달라진 모습을 비교해 감상하시면 더 다채로운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danke(BTS ‘Filter’, NCT 127 ‘영웅 (英雄; Kick It)’ 등 작사)

하성운 ‘Focus’, ‘어떻게 생각해?’

“타이틀곡 ‘Focus’를 처음 들었을 때, 섹슈얼한 무드와 갈수록 딥해지는 곡의 진행에서 마치 붉은색 물감이 번져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 부분에 착안해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아주 작은 것부터 밀도 있게 그려보고자 했습니다. 고백하는 과정을 말하듯 풀어내는 수록곡 ‘어떻게 생각해?’는 코러스의 “어떻게 날 생각해?”라는 프레이즈부터 선명하게 떠올랐던 곡인데요. 아티스트의 지난 앨범을 쭉 들어보시면 사랑에 빠진 상대에게 항상 무언가 궁금해하고, 늘 더 알고 싶어 하는 캐릭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캐릭터가 하성운만 할 수 있는 고유의 사랑 얘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궁금증 많은 캐릭터라면 마침내 고백할 때도 질문하듯 말하지 않을까 상상해 작업했습니다. 또한 ‘Focus’와 ‘어떻게 생각해?’를 연달아 들으시면 ‘갭차이’를 느낄 수 있는데요. 카리스마 넘치고 치명적이던 사람이 사르르 웃을 때 매력적인 것처럼, ‘Focus’로 한껏 새빨간 매력을 어필한 후 ‘어떻게 생각해?’에서는 입꼬리를 무장 해제시키는 귀여움으로 리스너를 반전 매력에 가두고 싶었어요. 어떤 장르도 늘 찰떡같이 소화하는 아티스트 덕분에 제 의도가 온전히 실현된 것 같습니다.” ZNEE(NCT DREAM ‘별 밤 (On the way)’, 몬스타엑스 ‘Chaotic’ 등 작사)

슬기 ‘Crown’

“슬기의 첫 솔로 앨범 <28 Reasons>에 수록된 ‘Crown’은 완벽하게 유일무이한 존재에 대한 곡입니다. 가장 높은 곳에 홀로 올라섰을 때의 고독을 서글퍼하는 대신 황홀해하는 절대자의 감정을 담고자 했어요. 독보적인 분위기를 가진 화자가 등장하는 순간 좌중의 시선이 쏠리는 모습, 화자가 그 시선을 충분히 음미하며 서서히 높은 계단을 올라가 자신을 위한 왕관을 거머쥐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제목을 수식하는 형용사는 따로 없지만, 그 왕관은 흔한 금빛 왕관이 아닌 슬기만을 위한 검은 왕관이 아닐까 생각하며 작업하기도 했습니다. 또 곡 자체가 장악력이 강한 만큼 쉽게 시도하지 않는 무게감 있는 단어를 신경 써서 골랐는데요. 아티스트의 탁월한 소화력을 믿고 마음껏 무게 잡아본 행복한 작업이었습니다.” 김수지 (레드벨벳 ‘In My Dreams’, 윤하 ‘나는 계획이 있다’ 등 작사)

NCT 127 ‘흑백 영화 (Black Clouds)’

“헤어진 연인과 비 오는 날 영화처럼 재회하는 순간의 이야기를 담은 곡 ‘흑백 영화 (Black Clouds)’는 비 오는 날이 울적하고 슬프지만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작업입니다. 먹구름 아래에서도 영화같이 반짝이는 장면을 만들고자 했고, 화자를 NCT 127 멤버들로 삼고 나니 상상의 경계는 무한했습니다. 어떤 장면이든 주인공에 NCT 127 멤버들을 대입하면 충분히 아름다웠으니까요. 또한 이번 작업은 늘 해오던 임팩트 있는 문장이나 단어에 대한 고민을 잠시 접어두고 ‘장면’을 오롯이 표현하는 데 집중했기에 특별히 애착이 가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표현하고자 했던 장면과 감정이 이 노래를 듣는 누군가에게도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이 유난히 큰 곡이기도 해요.” 오현선 (NMIXX ‘ (TANK)’, 동방신기 ‘DINNER’ 등 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