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와 미래를 상징하는 브랜드 #꾸레주 #NameToK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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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와 미래를 상징하는 브랜드 #꾸레주 #NameToKnow

2022-11-24T14:53:06+00:00 2022.11.22|

블랙핑크 제니, 아리아나 그란데 등이 착용하며 Y2K 패션의 필수템으로 자리 잡은 꾸레주. 사실 이 하우스의 역사는 6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앙드레 꾸레주가 1961년에 파리에서 창립한 꾸레주 하우스는 패션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바 있어요. 10 꼬르소 꼬모의 설립자 카를라 소차니는 꾸레주를 두고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현대’와 ‘미래’라는 단어가 패션에 존재한다면, 그건 꾸레주 덕분이에요. 그는 패션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고, 꾸뛰르의 개념을 뒤엎었죠.”

몸에 붙는 니트 상의, 서스펜더가 달린 미니스커트에 고고 부츠를 착용하는 꾸레주의 시그니처 룩에선 1960년대 사회를 들끓게 하던 요소, 그러니까 스포츠와 미드 센추리 모던, 달 착륙과 함께 열린 우주 시대에 대한 설렘을 읽을 수 있습니다.

꾸레주를 사랑한 재키 케네디. Getty Images

당시 꾸레주를 사랑한 유명인의 면면을 보면 화려합니다. 우주 시대를 연 미국의 전 영부인 재키 케네디와 그의 동생 리 라지윌은 꾸레주를 좋아할 수밖에 없었을 테고요. 카트린 드뇌브, 트위기 등 새로운 시대상을 대표하던 이들이 특히 애정 공세를 퍼부은 바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프랑수아즈 아르디는 길고 가는 보디라인이 주는 특유의 중성적 매력 때문에 미니멀한 실루엣의 꾸레주가 잘 어울리는 유명인으로 꼽혔죠.

꾸레주의 아티스틱 디렉터, 니콜라 디 펠리체

올해 38세인 니콜라 디 펠리체는 이런 꾸레주에 새로운 영혼을 불어넣은 주인공입니다. 벨기에 브뤼셀 출신의 디자이너는 MTV를 보며 전자음악을 만들던 사춘기를 지나, 라 캉브르(La Cambre)에서 시각예술을 공부한 뒤 파리로 향했습니다.

초록은 동색이라던가요? 미래주의자의 성향을 가진 청년 디 펠리체는 당시 발렌시아가를 지휘하던 니콜라 제스키에르의 눈에 띄었어요. 이들의 인연은 제스키에르가 루이 비통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되고 나서도 이어져, 디 펠리체는 루이 비통의 시니어 디자이너까지 거쳤죠.

맞아요. 그는 지독한 업무와 끈끈한 팀워크로 유명한 나머지, 농담 삼아 ‘에콜 제스키에르’, 이름하여 ‘제스키에르 사관학교’라 불리는 제스키에르 패밀리의 일원입니다. 끌로에의 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나타샤 램지 레비, 파코 라반의 줄리앙 도세나, 디올 주얼리를 만들던 카미유 미셀리 등 스타플레이어로 가득한 패밀리죠. 디 펠리체는 당시를 두고 말합니다.

꾸레주 2022 F/W 캠페인

꾸레주 2022 F/W 캠페인

“매 시즌 새로운 리서치를 했어요. 예술부터 가구, 건축까지 인류가 만든 수많은 아름다움을 들여다봐야 했죠. 하지만 제스키에르에게 배운 최고의 레슨을 꼽으라면 완성도를 향한 집착이에요. 모든 런웨이 피스가 포토샵을 한 것처럼 완벽하게 완성되어 있었으니까요.”

이후 디올을 진두지휘하던 라프 시몬스의 팀에서 활약한 디 펠리체는 2020년 꾸레주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발탁됩니다. 당시 꾸레주는 20여 년간의 빙하기를 벗어나 조금씩 수면 위로 올라오던 참이었어요. 다음 편에서 소개할 코페르니 듀오인 아르노 바양과 세바스티앙 메예르, 그리고 욜란다 조벨에 의해서였죠.

흥미로운 건 꾸레주 하우스가 상승세를 타면서부터 빈티지 마켓에서 꾸레주 거래량이 늘었다는 사실입니다. 그건 그만큼 꾸레주 아카이브에 동시대적 요소가 많다는 얘기이기도 해요.

꾸레주의 세컨드 라인, 리에디션 컬렉션

꾸레주의 세컨드 라인, 리에디션 컬렉션

실제로 꾸레주의 세컨드 라인, 리에디션 컬렉션은 PVC와 비스코스 같은 미래적인 소재에 미니멀하면서도 스포티한 실루엣을 골자로 합니다. 모든 피스엔 아르테미데 또는 팬톤 의자가 연상되는 AC 로고를 장식했고요. 언뜻 1960년대의 그것과 다를 바 없게 들리지만, 똑똑한 디자이너 디 펠리체는 PVC 소재를 재활용 폴리우레탄 소재로, 니트웨어는 재활용 비스코스로 대체해 2020년대의 동시대성을 더했습니다.

얼마 전 파리에서 열린 2023년 S/S 시즌 꾸레주 컬렉션엔 거대한 모래시계를 형상화한 런웨이가 펼쳐졌습니다. 디 펠리체는 하우스 아카이브에서 1974년의 지퍼 장식 드레스와 1981년의 웨트 수트를 비대칭으로 재해석해 쿨한 뉘앙스를 더했어요. 스타일리시하면서도 편안한 룩은 밤새 춤을 추다 아침을 맞은 이비자 해변의 멋진 클러버 같기도 해요. 평론가들은 이를 두고 하우스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컬렉션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뒤를 흘낏 보고, 앞을 바라보는 데 걸린 시간.”

디 펠리체가 제작 노트에 남긴 이번 컬렉션의 주제예요. 아마도 그는 오랜 아카이브를 가진 하우스의 미래를 만드는 이 모든 과정을 즐기는 것 같습니다. 유명한 일타 강사가 한 얘기가 떠올라요. 잘하는데 즐기는 사람은 못 이긴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