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로샤가 꼽은 최고의 패션쇼
누구나 좋아하는 패션쇼가 있습니다. <보그> 사무실에선 늘 패션쇼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의상과 무대, 특별한 퍼포먼스 또는 이 세 가지가 어우러진 패션쇼는 가장 재미있는 엔터테인먼트이기 때문이죠. 최근에 각자가 생각하는 가장 잊을 수 없는 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 질문에 가장 잘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패션 디자이너’라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시즌마다 8분 정도(톰 브라운의 경우 45분) 길이의 쇼를 선보이기 위해 의상부터 컨셉까지 직접 만들어내는 사람들 말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자신의 패션쇼’와 ‘최고로 꼽는 다른 디자이너의 쇼’는 어떤 것인지 두 가지 간단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찻잎 점을 보기 위해 컵 속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그들의 대답은 놀라움과 기쁨을 선사하며 ‘아, 이건 정말 말이 된다’는 생각이 들게 할 것입니다. 알렉산더 맥퀸, 헬무트 랭 등 이 목록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디자이너가 몇 있긴 하지만, 특정 컬렉션이 두 번 이상 언급된 디자이너는 세 명에 불과합니다. 마크 제이콥스를 시작으로 사바토 데 사르노, 시몬 로샤, 피터 뮐리에, 안나 수이, 이자벨 마랑, 톰 브라운 등 현재 활약하고 있는 이 시대 디자이너들이 말하는 패션쇼를 만나보세요.
시몬 로샤
당신이 참여한 컬렉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쇼는 어떤 쇼인가요?
게스트 디자이너 자격으로 선보인 장 폴 고티에의 2024 S/S 꾸뛰르 컬렉션. 아직도 그때의 감정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정말 아름답고, 고무적인 경험이었습니다.
다른 디자이너의 쇼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쇼를 꼽는다면요?
어려운 질문이군요. ‘직접 봤다면 좋았을’ 쇼 두 개를 꼽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알렉산더 맥퀸의 2001 S/S ‘보스(Voss)’ 컬렉션이에요. 유리로 된 상자가 깨지고, 나체로 마스크를 쓴 채 누워 있던 저널리스트 미셸 올리(Michelle Olley)가 등장했죠. 꼼데가르송의 2005 F/W ‘브로큰 브라이드(Broken Bride)’ 컬렉션이 두 번째입니다. 예전부터 그 컬렉션에 등장한 룩을 좋아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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