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토 데 사르노가 꼽은 최고의 패션쇼
누구나 좋아하는 패션쇼가 있습니다. <보그> 사무실에선 늘 패션쇼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의상과 무대, 특별한 퍼포먼스 또는 이 세 가지가 어우러진 패션쇼는 가장 재미있는 엔터테인먼트이기 때문이죠. 최근에 각자가 생각하는 가장 잊을 수 없는 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 질문에 가장 잘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패션 디자이너’라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시즌마다 8분 정도(톰 브라운의 경우 45분) 길이의 쇼를 선보이기 위해 의상부터 컨셉을 직접 만들어내는 사람들 말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자신의 패션쇼’와 ‘최고로 꼽는 다른 디자이너의 쇼’는 어떤 것인지 두 가지 간단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찻잎 점을 보기 위해 컵 속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그들의 대답은 놀라움과 기쁨을 선사하며 ‘아, 이건 정말 말이 된다’는 생각이 들게 할 것입니다. 알렉산더 맥퀸, 헬무트 랭 등 이 목록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디자이너가 몇 있긴 하지만, 특정 컬렉션이 두 번 이상 언급된 디자이너는 3명에 불과합니다. 마크 제이콥스를 시작으로 사바토 데 사르노, 시몬 로샤, 피터 뮐리에를 비롯해 안나 수이, 이자벨 마랑, 톰 브라운 등 현재 활약하고 있는 이 시대 디자이너들이 말하는 패션쇼를 만나보세요.
사바토 데 사르노
당신이 참여한 컬렉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쇼는 무엇인가요?
구찌에서 치른 데뷔 쇼(2024 S/S RTW)예요. 제가 머릿속으로 상상하던 풍경이 그대로 펼쳐졌거든요. 정말 놀라운 순간이었죠. 가장 좋았던 건 새로운 팀과 함께 일한 모든 과정이었어요. 그들의 열정과 에너지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제 커리어에서 이렇게 강렬한 감정을 느낀 건 처음이었어요.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창의성, 팀워크, 순수한 설렘이 어우러진 그 순간은 영원히 기억에 남을 거예요.
다른 디자이너의 쇼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쇼를 꼽는다면요?
아틀리에 베르사체의 1997 F/W 꾸뛰르 컬렉션이에요. 제가 열네 살 때, 그러니까 난생처음으로 본 런웨이 쇼입니다. 쇼가 끝나고 일주일 후 지아니 베르사체는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났어요. 그래서 제게 더욱 뜻깊은 쇼가 되었죠. 원래 그를 존경하고 있었지만, 쇼가 끝난 후 그 마음을 완전히 굳혔어요. 영원히요. 컬렉션의 활기찬 에너지, 대담한 디자인, 순수한 우아함은 저에게 사라지지 않을 만큼 깊은 인상을 남겼죠. 지아니는 항상 제 마음속에 있고, 쇼의 순간들은 예술성과 상실감이 뒤얽힌 채 제 기억에 새겨져 있습니다. 제 창의적인 여정에 영감을 주고요. 패션만이 불러일으킬 수 있는 힘과 감동을 상기시키면서요.
최고의 패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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