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구찌를 말하는 방식
아카이브를 가로지르며 완성된 ‘제너레이션 구찌(Generation Gucci)’

구찌(Gucci)는 이번 시즌, 하나의 컬렉션을 넘어선 선언에 가까운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제너레이션 구찌(Generation Gucci)’는 특정 아이템이나 트렌드보다 그것을 입는 인물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태도에 초점을 맞춘다. 아티스틱 디렉터 뎀나(Demna)가 직접 촬영한 84컷의 이미지 시리즈는 전형적인 룩북의 형식을 따르면서도 동시에 하나의 세대에 대한 초상처럼 기능한다.
이번 컬렉션의 핵심은 아카이브를 다루는 방식에 있다. 과거를 재현하기보다 서로 다른 시대의 코드를 병치하며 하우스가 축적해온 유산을 새로운 맥락으로 재배열한다. 슬림 핏 팬츠와 매치한 투피스 수트, 헤드-투-토 레더 및 스웨이드 룩은 테일러링의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그 구조를 미묘하게 흔든다. 여기에 실크 스카프에서 영감을 받은 승마 프린트 실크 앙상블이 더해지며 익숙한 요소들은 더 가볍고 유연한 리듬으로 전환된다.
여성복에서는 상반된 요소를 다루는 균형감이 돋보인다. 실크 블루종과 란제리 스타일에서 출발한 룩, 그리고 저지와 실크 시폰 소재의 미니멀한 드레스는 서로 다른 긴장감을 유지한 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여기서 ‘파티’ 무드는 화려함의 과시가 아니라 움직임과 소재가 만들어내는 흐름에 가깝다. 옷은 특정한 장면을 위한 장치라기보다 일상과 특별한 순간 사이를 유연하게 오가는 매개로 작동한다.
슈즈와 액세서리는 이러한 흐름을 더욱 명확하게 드러낸다. 구찌 발리제리아(Valigeria)에서 영감을 받은 발레리나 슈즈를 남성 사이즈까지 확장한 점은 실루엣에 대한 기준을 다시 설정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동시에 댄싱 슈즈의 가볍고 슬림한 구조를 적용한 로퍼는 형태보다 움직임과 착용감에 집중한 결과다.
가방에서는 하우스의 아이코닉한 코드와 현대적인 기능성이 교차한다. 새로운 비율로 재해석된 재키 1961, 보다 각진 실루엣으로 변화한 디오니서스, 그리고 일상의 필수품을 담아내는 루네타 Phone+ 숄더백이 나란히 등장하며 다양한 상황에 어울리는 균형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여기에 구찌 파파라초(Gucci Paparazzo) 핸드백이 더해지며 웹(Web) 스트라이프와 홀스빗 하드웨어 같은 상징적 요소는 과장되지 않은 방식으로 스며든다.
아카이브를 존중하면서도 그것에 머물지 않는 태도, 그리고 스타일을 고정된 정의가 아닌 끊임없이 변형되는 언어로 다루는 방식. 결국 ‘제너레이션 구찌(Generation Gucci)’는 구찌가 만들어내는 ‘지금의 상태’를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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