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그’ 에디터들이 추천하는 한여름 밤, 한잔하고 싶은 바
6월의 ‘애프터 아워’. 일부러 먼 길을 돌아가게 만드는 공간.
‘모키’ 영등포구 경인로 732

문래동 철공소 사이 빨간 벽돌로 지은 단층 건물. 첫 방문은 친구와 함께였지만, ‘모키’는 혼자일 때 더 좋다. 일부러 손님이 적은 시간대를 노려 노트북이나 책 한 권을 들고 중앙의 큰 테이블에 앉는다. 소리가 울리는 넓은 공간이라 오히려 더 조용하다. 여기에 산미 있는 원두로 만든 따뜻한 라테 한 잔까지 곁들이면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이다. 소금빵이나 카늘레 같은 간단한 디저트도 있지만 그중 ‘조청떡구이’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아, 아직까지 맛보지 못한 팥빙수는 올여름 목표. 김다혜 패션 에디터
‘포어포어포어’ 용산구 만리재로 180-1

마음이 헛헛할 때 혹은 너무 신이 날 때 화이트 와인을 마신다. 거의 매일 마신다는 말이다. 화이트 와인의 미덕은 너무 비싸거나 귀한 것에서 오지 않는다. 입안에 착 감겨 콸콸 마실 수 있는 것이 최고. 서계동의 ‘포어포어포어’에 가면 내가 원하는 화이트 와인의 맛과 향, 질감을 두루뭉술하게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고 정확하게 찾아주는 ‘사장님’이 있다. 가끔 원하는 게 없어도, 이분이 추천해주는 와인을 마시면 지금 필요한 게 바로 이 한 잔이었구나 싶을 때도 있다. 화이트 와인을 밤낮으로 끼고 지내도 모자랄 이 계절, 이곳에서 진하게 취해보길. 신은지 패션 에디터
‘퍼멘츠’ 용산구 대사관로15길 8-3

‘퍼멘츠’에 갈 때면 마음이 가볍다. 시원한 여름밤에 와인 한 병 비우기도 좋고, 나른한 오후에 아이스 호지차 두유 라테를 홀짝이기에도 편하다. 비건 음식도 맛이 좋다. 콜리플라워로 튀긴 ‘간장치킨’이나 토마토 수프를 닮은 라면은 안주나 브런치로도 훌륭하다. 쉽게 가기 좋았던 집 근처 용산 뒷골목에서 최근 한남동으로 옮겼다. 조금은 허름하고 친근한 공간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좋은 시간을 보내기엔 더할 나위 없다. 손기호 패션 에디터
‘형제주류’ 강남구 논현로151길 41

전문 분야에서 일하는 대학원 동기 여러 명이 오픈한 와인 바. 아트 피스로 꾸민 작은 공간을 채운 건 4명이 앉을 수 있는 바와 커다란 테이블 하나뿐. 소규모 모임이나 호젓이 술 한잔하기 좋다. 식사나 안주 메뉴는 제공되지 않지만 손님이 알아서 음식을 주문 및 배달할 수 있다. 대신 질 좋은 와인을 합리적인 가격대로 맛보고 또 좋아하는 음악도 맘껏 감상할 수 있다. 예약제로 ‘프라이빗하게’ 운영되다 보니 주인의 지인 혹은 그 지인의 지인이어야 들를 수 있다. 그래서 더 특별하다. 손은영 패션 디렉터
‘차차이테’ 용산구 이태원로54길 7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공간이다. 취향을 은은하게 드러내는 동시에 심신의 균형을 돌보려는 흐름에서 티하우스 ‘차차이테’의 존재감은 선명하다. 이곳은 절기마다 어울리는 차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구현한다. 여러 종류의 찻잎으로 한 모금마다 낯설고도 섬세한 조화를 경험할 수 있다. 처음 이곳을 알게 된 건, 당시 만나던 친구와 헤어진 직후였다. 이후 혼자 찾은 이곳에서 내게 허락된 2시간 남짓을 온전히 음미했다. 혼자가 된다는 것, 그리고 관계의 모양이 달라진다는 건 어쩌면 향기를 남기고 또 지워내는 일과 닮아 있다. 붐비는 한남동에서 조금 비켜난 자리. 차와 함께 관계와 시간에 담긴 향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이곳은 충분히 좋은 선택이다. 박기호 패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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