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막 돌아왔는데, 모두 ‘이 운동화’를 신고 있었습니다

지난 5월, 처음 일본에 도착했을 때 저는 많은 것을 잘못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변기 물을 내리는 버튼을 알아내는 데 걸린 시간은 차마 밝히고 싶지 않을 정도였죠. 피팅 룸에서 마스크를 받고는 완전히 어리둥절했어요. 일단 인간 버전의 ‘매사냥 두건’ 방식으로 착용해보았는데, 아주 엇나간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뭐, 연쇄살인범처럼 보이긴 했지만, 색다른 경험이었죠.
다행히 패션에서는 언어 장벽이 없었고, 디자인을 사랑하는 도쿄 시민들의 흠잡을 데 없이 다채로운 스타일에 매료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런던과 마찬가지로 도쿄의 미학을 하나의 ‘룩’으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가장 눈에 띈 아이템은 있었습니다. 바로 검정 운동화였죠.

특별히 획기적인 디자인은 아닐지 몰라도 지난 10년 동안 유행했던 박스에서 갓 꺼낸 듯한 흰색 운동화나 컬러 포인트 운동화가 대세였던 것을 고려하면 도쿄 패션계가 블랙 컬러 운동화를 선택하고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당연히 일본의 컬트 브랜드 오니츠카타이거가 단연 인기였습니다. 헤일리 비버도 최근 착용한 멕시코 66은 물론이고, 비교적 덜 알려진 스크로우(Sclaw) 모델도 눈에 띄었죠. 물론 아디다스 태권도, 삼바, 나이키 샥스 등 단색 제품도 꽤 자주 보였습니다.
좀처럼 운동화를 신지 않던 저조차도 결국 검은색 아디다스 태권도를 구매하게 됐고요. 운동화를 신고 사무실에 복귀하자 동료들이 지른 탄성은, 제가 얼마나 극적인 변화를 겪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였죠.
실제로 몇 번 신어본 결과 흰색보다는 왠지 모르게 운동화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걸 확실히 알 수 있었어요. 날렵한 실루엣으로 출시되어 여름 미니스커트나 원피스에 매치하기 딱 좋았고요. 이제 제가 운동화 덕후가 되는 걸까요? 그렇다면 도쿄 덕분입니다(추후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 글
- Joy Montgomery
- 사진
- Getty Images, Momo Angela, Instagram, Joy Montgomery,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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