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부부가 뭐길래! 패션 피플이 열광하는 이유
경매로 몇억에 팔렸다, 새치기 때문에 싸움이 났다. 요즘처럼 캐릭터 인형 소식이 자주 들릴 때가 있었던가 싶습니다. 제가 태닝 헬로 키티를 가방에 달고 다니는 사이, 라부부가 ‘지금 제일 핫한 키 링’이라는 칭호를 얻었더군요. 귀여운 굿즈에 심드렁한 편은 결코 아니지만, 하도 뉴스가 많다 보니 마음보다 머리가 먼저 반응합니다. 라부부가 대체 무엇이길래 이리 인기가 많은지에 더 관심이 쏠렸달까요? 트렌드라 하면 일단 뜯어보는 게 제 성격이기도 하니까요.

라부부는 홍콩 출신 아티스트 카싱 룽(Kasing Lung)의 창작물로, 피규어 수집가들 사이에서만 통하던 존재였습니다. 그러던 중 2023년 10월, 블랙핑크 리사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라부부 키 링을 올리면서 라부부의 팔자가 바뀌었죠. 심지어 광고 포스팅도 아니었습니다. 라부부의 유통처 팝마트 국제전략책임자 케빈 장(Kevin Zhang)은 “예상치 못한 시작이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죠. 이후 태국 왕실 인사들까지 라부부를 달며 열풍에 가세했습니다. 그렇게 동남아를 지나 유럽과 미국까지 확산했고요. 지금은 리한나, 킴 카다시안, 두아 리파, 리조까지 라부부를 선택하며 글로벌 캐릭터로 자리 잡았죠.

그렇게 여기저기서 고개를 들이미는 라부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단연 생김새입니다. 장난기를 머금은 눈썹과 초롱초롱한 눈, 풍성한 솜털, 몸에 대비되는 뾰족한 이빨! 꿍꿍이를 숨기고 있는 듯 보이는 악동 같은 외모는 전형적인 귀여움에서 살짝 비켜나 있죠. 유치하지도 진지하지도 않은 매력 덕분일까요?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얼굴은 다양한 연령대에 어필하기에 충분했고, 신선한 캐릭터에 대한 갈증을 채워줬죠.
라부부가 단지 예쁘기만 했다면 이렇게까지 인기가 지속되진 않았을 겁니다. 라부부에게 두터운 팬층이 생긴 건, 꾸미는 재미도 있기 때문이죠. 마치 ‘인형 놀이’처럼요. 사람들은 손수 만든 옷이나 액세서리로 라부부를 스타일링해서 SNS에 공유했습니다. 직접 만들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라부부의 옷을 판매하는 틈새시장도 생겼고요. ‘쓸모없지만 귀여운 아이템’이라는 시선에 굴하지 않고, 귀여운 것을 더 귀엽게 만드는 데 집중하는 사람들이 라부부의 매력을 계속 끌어올린 거죠. 그래서 라부부가 반짝 뜨고 마는 트렌드가 아니라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은 겁니다.
재작년부터 쭉 이어져온 가방 꾸미기 트렌드와도 자연스럽게 맞물립니다. 값비싼 가방에 유쾌한 표정의 라부부가 추가되니 진지한 분위기가 한층 풀렸죠. 소재, 색감, 표정이 서로 다른 라부부를 조합하는 식으로 스타일링하는 재미도 있고요. 가방이 마치 라부부를 위해 준비된 무대 같기도 합니다.
라부부는 비싼 브랜드를 고집하지 않아도 되고, 실용성을 계산하지 않아도 괜찮죠. 마음이 끌리는 것을 거리낌 없이 선택하세요! 귀여운 걸 하나쯤 가방에 달고 다니는 사람은 분명히 지금 가장 재밌는 스타일을 즐기는 사람일 테니까요. 이제 남은 건 내가 원하는 라부부의 재고가 남아 있길 바라는 일뿐이죠!


- 포토
- Instagram, Courtesy of Pronounce, Phil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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