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도 절반이 지나갔습니다. 이맘때면 새로운 해의 달력을 준비하죠. 이제 2026년 파리 패션 위크 스케줄을 체크해볼 시간입니다.

2026년은 패션 산업이 전환점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올해 여러 패션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교체가 이어졌고, 런웨이 일정이 새롭게 재정비되었기 때문이죠. 1월 시작되는 남성복 쇼 및 오뜨 꾸뛰르 행사부터 연말에 펼쳐지는 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에서 펼쳐지는 패션쇼에 이르기까지, 내년은 그 어느 때보다 흥미로운 변화와 기대가 공존하는 한 해가 될 겁니다.

최근 공개된 2026년 1월 파리 남성복 패션 위크는 이러한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현지 시간으로 1월 20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패션 위크에는 패션쇼 35개와 프레젠테이션 32개가 예정되었습니다. 주목할 만한 쇼는 37년간 에르메스를 이끌어온 베로니크 니샤니앙의 마지막 쇼, 조나단 앤더슨이 디올에서 두 번째로 선보이는 남성복 쇼, 줄리앙 클라우스너의 드리스 반 노튼 쇼 등이 있습니다. 루이 비통, 릭 오웬스, 사카이 쇼 등 굵직한 이름들도 변함없이 라인업을 채웁니다.

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겐조는 런웨이 쇼 대신 프레젠테이션을 택했습니다. 파리에 있는 다카다 겐조의 자택에서 공개할 계획이며, 브랜드 측은 이를 “매우 상징적인 귀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다카다의 자택은 패션, 디자인, 건축, 미식, 음악이 어우러진 다층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니고(Nigo)가 큐레이션한 몰입형 경험이 예고돼 기대를 모읍니다.

로에베는 이번 2026 가을/겨울 남성복 시즌을 건너뜁니다. 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잭 맥콜로와 라자로 에르난데스의 첫 남성복 컬렉션은 2026년 3월 파리 패션 위크 기간에 여성 컬렉션과 함께 공개될 예정입니다. 이후 6월에는 다시 남성복 단독 쇼로 복귀한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죠.

지난 10월 에르메스 남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새롭게 임명된 그레이스 웨일스 보너 역시 이번 파리 남성복 패션 위크에는 불참합니다. 다만 첫 컬렉션은 1월 중에 공개할 것으로 예고한 만큼, 어떤 방식으로 선보일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신선한 이름들의 등장도 눈에 띕니다. 이번 시즌 공식 쇼 캘린더에는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서 깊은 인상을 심어준 디자이너 잔 프리오(Jeanne Friot), 2023 LVMH 칼 라거펠트 프라이즈 수상 브랜드 마리아노(Magliano)가 새롭게 합류해 눈길을 끕니다. 프레젠테이션 일정에는 캘리포니아 기반의 ERL, 사우디아라비아 레이블 KML, 스페인 디자이너 소니아 카라스코(Sonia Carrasco), 일본 브랜드 슈타인(Ssstein) 등도 새롭게 이름을 올렸습니다.

런웨이부터 프레젠테이션까지, 2026년 1월 파리 남성복 패션 위크는 한 해의 패션 사업이 지향하는 바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