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말고 ‘K-스킨’, 전문가 6인이 털어놓은 코리안 피부의 비밀
투명하게 빛나지만 과하지 않고 결점을 아우르는 자연스러운 피부. 우리는 그것을 ‘K-뷰티’ 이상의 개념으로 존재하는 ‘K-스킨’이라 지칭한다. 이를 위해 헌신하는 전문가 6인을 <보그>가 만났다.

WHERE SKIN BEGINS 좋은 피부는 어디서 시작될까. 보통 피부과 시술이나 마사지 혹은 공들인 스킨케어 루틴을 먼저 떠올리지만 그에 앞서 우리가 매일 쓰는 화장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 어떤 원료를 담을지부터 피부에 얼마나 부드럽게 펴 발릴지, 겉돌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미려면 무엇이 필요한지까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가장 먼저 고민하는 곳이 ODM 기업이다. 이지원 유씨엘(UCL) 대표는 화장품 개발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연결해 브랜드를 위한 최적의 결과를 구현한다. 더불어 원료 개발과 생산 과정의 스토리를 브랜드 특성에 맞게 큐레이션할 수 있도록 업사이클링 소재부터 제주 농가와 계약 재배해 추출한 성분까지 가장 한국적인 천연 소재를 발굴해 브랜드에 제안한다. 지난 3월 화장품 박람회 ‘코스모프로프 볼로냐 2026(Cosmoprof Worldwide Bologna 2026)’에서 제주산 원료를 적용한 자외선 차단제로 선케어 부문 1위를 수상했고, 독자 원료인 식물 세포수™를 기반으로 저온 감압 응축 공법을 통해 식물의 유효 성분을 손상 없이 담은 LBB ‘골드렐라 펩타이드 28 안티 멜라닌 에센스’는 올리브영 입점과 동시에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전시 공간과 라이브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제조를 넘어 브랜드 설계자 역할까지 확장하는 중이다.
지금 시대의 좋은 피부란? 외부 조건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상태. 특별히 꾸미지 않아도 결이 고르고 얇은 윤기가 자연스럽게 감돌며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좋아 보이는 안색이다. 같은 피부라도 수면, 스트레스, 계절 등 매일의 환경과 컨디션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달라지기 때문에 겉으로 보이는 것뿐 아니라 피부가 쉽게 무너지지 않도록 밑바탕을 견고히 다져야 한다는 얘기다.
‘좋아 보이는 피부’는 어떻게 만들까? 피부를 가려 깨끗하게 보이게 만드는 것과 피부 자체가 좋아 보이도록 만드는 것은 다르다. 전자는 덮는 것이고 후자는 정돈하는 것. 제품 개발 역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결점을 얼마나 가릴 것인가가 아니라 피부를 어떻게 정돈된 상태로 보이게 할 것인가. 이를 위해 세 가지를 함께 본다. 빛, 결, 수분이다. 빛은 결점을 흐려 보이게 하고 피붓결은 인상을 정리하며 수분은 전체적인 컨디션을 좌우한다. 이 세 요소가 균형을 이루면 피부는 별다른 연출 없이도 건강해 보인다.
그 지점에서 중요한 점은? K-뷰티의 경쟁력은 성분보다 오히려 텍스처에 있다. 가볍지만 밀도 높고 은근한 윤기를 머금은 포뮬러는 단순한 점도 조절이 아니라 디테일하게 완성된 결과. 입자 크기와 분포를 조절해 바르고 난 뒤에는 부드럽게 퍼지면서도 빠르게 밀착되고 유분과 수분의 네트워크를 통해 잔여 유분의 양을 최소화한다. 즉 흡수 속도와 잔여감을 동시에 고려해 레이어링 이후에도 무너지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제조사의 기술력. 한국 제품이 유독 흡수력과 마무리 느낌에 집요한 이유다.
K-뷰티와 글로벌 제품의 차이는 어디서 올까? 피부를 바라보는 기준 자체가 다르다. 한국인은 대부분 얇고 치밀한 피부 구조라 표면의 작은 변화도 빠르게 체감한다. 그래서 결, 광, 촉감처럼 눈에 보이고 바로 느껴지는 요소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반면 서양인은 진피층이 두꺼운 구조로 피부 표면보다 수분 유지력이나 탄력 같은 장기적인 개선에 주목하는 편이다. 결국 전자는 ‘지금 피부가 어떻게 보이는가’를 다듬는 쪽에 가깝고, 후자는 ‘시간을 두고 어떻게 변해가는가’를 지켜보는 데 집중한다.
그 기준은 누가 만들까? 결국 실사용자다. 한국 소비자는 피붓결, 윤기, 끈적임처럼 아주 미세한 차이를 빠르게 감지한다. 그리고 이 감각은 단순한 취향을 넘어 제품이 맞춰야 할 하나의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이 까다로운 기준 아래 국내 제품은 더 가볍고 더 정교하고 더 편안한 방향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제조사 입장에서 보면 K-뷰티는 기술이 이끈 흐름이라기보다 이런 기준이 만들어낸 결과다. 글로벌 시장이 주목하는 것도 완성된 피부 자체라기보다 이 감각이 축적된 방식이 아닐까.
이런 변화가 제조사의 역할도 바꿀까? 완전히 바뀌었다. 과거에는 특정 성분이나 효능이 먼저였다면 지금은 ‘어떤 피부를 만들 것인가’가 우선순위다. 제조사는 이 목표를 실제로 구현 가능한 형태로 바꿔야 한다. 은근한 광, 정돈된 결, 매일 사용해도 부담 없는 텍스처. 제품을 사용하는 누구나 이 모호한 요구를 경험할 수 있도록 공식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포인트다.
앞으로 K-스킨은 어디로 향할까? 더 이상 눈에 보이는 변화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것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좋아졌는가보다 그 컨디션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가다. 이 흐름은 피부를 다루는 관점 자체를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특정 성분이나 제품 하나에 기대어 방안을 모색했다면 이제는 피부 상태를 기준으로 루틴을 조정한다. 피부가 예민해지는 시점, 수분이 떨어지는 순간,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패턴을 읽고 그에 맞게 대응하는 식이다. 여기에 바이오 기술과 개인화, AI까지 더해지며 피부를 예측하고 관리하는 흐름은 더 정교해지고 있다. 이제 화장품은 단순히 바르는 제품을 넘어 피부 컨디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도구로 확장되고 있다. 결국 K-스킨은 피부를 이해하고 기준을 세우고 그 균형을 이어가는 일이다.

CURATED CLINIC 의료 장비로 가득 찬 공장형 진료실 대신 여백과 균형이 살아 있는 공간. 병원보다는 갤러리가 연상되는 구도피부과의원은 로컬 신을 벗어나 글로벌 레이더에도 포착됐다. 드나드는 이들 사이에는 이름만 들어도 솔깃한 셀럽과 인플루언서들이 포함되고 최근에는 킴 카다시안의 방문으로 이슈가 됐다. 병원 웹사이트가 한국어를 비롯해 네 개 언어로 운영되는 이유기도 하다. 모나코, 프랑스, 러시아, 두바이,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의 내원자들은 오영준 원장의 노하우를 경험하기 위해 기꺼이 비행기 티켓을 끊는다. 클리닉이 하나의 목적지가 되는 순간이다. 지금 K-클리닉이 지향하는 점도 이와 맞닿아 있다. 하나의 시술로 드라마틱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피부 상태를 읽고 여러 방법을 섬세하게 조합해 자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 “피부 톤과 두께, 지방 분포, 표정 습관까지 세밀하게 분석한 뒤, 그에 맞는 시술을 단계별로 제안합니다. 이를테면 탄력을 끌어올리는 에너지 기반 리프팅 장비와 피붓결을 매끈하게 하는 스킨 부스터를 병행하거나, 필요에 따라 눈 밑 지방 재배치 같은 수술도 더하죠.” 오영준 원장은 “이제는 하나의 시술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순서와 조합으로 접근하느냐가 결과를 좌우한다”고 설명한다.
K-클리닉의 경쟁력은 어디서 비롯될까? K-뷰티의 영향력은 여전히 견고하다. 그리고 그 관심은 이제 화장품을 넘어 클리닉으로 확장됐다. 실제로 알리페이 플러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3분기 동안 한국 피부과 거래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98% 이상 증가했다. 소비의 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과거에는 한국에 와서 화장품을 사고 간단한 페이셜 관리를 받는 것이 전부였다면 지금은 K-클리닉의 심미안과 손 기술, 다시 말해 얼굴의 균형과 인상을 읽고 각자의 상태에 맞게 제안하는 ‘디자인 감각’을 위해 움직인다.
여러 시술을 조합하는 방식이 흥미롭다. 2020년대 초반 스킨 부스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부터다. 단일 장비나 시술로는 피부의 복합적인 변화를 충분히 끌어내기 어려워지면서 각 기기가 작용하는 피부의 ‘층’에 대한 이해도 한층 정교해졌다. 표피와 진피, 그보다 깊은 층까지 각각 어떤 자극을 주고 어떤 회복을 유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이어졌고 그 결과 주사 치료와 레이저, 에너지 기반 장비를 상황에 맞게 구성한다.
어떤 기준으로, 얼마나 세밀하게 나누어 적용하나? 같은 얼굴이라도 부위마다 반응하는 깊이와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자극이 닿는 층과 강도를 세밀하게 나눈다. 예를 들어 울세라 한 샷을 쏘더라도 안면신경의 위치나 지방이 빠질 가능성까지 고려해 에너지 레벨을 조정한다. 어디에, 어떤 깊이로, 얼마나 나누느냐. 그게 한국식 디테일이다.
요즘 대세인 시술은? 써마지, 울쎄라, 튠페이스 같은 에너지 기반 리프팅 장비와 줄기세포 계열을 비롯한 스킨 부스터. 피부 깊숙한 층의 탄력을 끌어올리면서 밀도를 높이는 것, 이른바 ‘리프팅+컨디션 관리’의 조합이다. 우리는 여기에 한 단계 더 나아간다. 하안면, 즉 얼굴의 가장 아랫부분에 근본적인 구조부터 시작해 심부 볼과 이중 턱을 정리하는 ‘윤곽 정리술’은 공명 초음파, 쉽게 말해 피부 깊은 층을 흔들어 스스로 탄력을 만들게 하는 기술로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콜라겐이 있는 진피층을 정확히 조준한다. 그 부위에 미세하게 만들어진 열과 진동이 탄력을 높여 자연스러운 페이스 라인을 빚는다. 시술 직후 바로 일상 복귀가 가능한 게 강점일 만큼 다운타임도 짧다.
K-클리닉을 택하는 결정적 이유가 있다면? 손 기술, 미적 감각과 개인 맞춤 처방까지. 해외에서는 여전히 정해진 틀 안에서 반복적인 시술을 하는 경우가 많고, 결과 역시 과하거나 획일적으로 느껴진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반면 한국은 같은 시술이라도 얼굴 구조와 인상에 따라 강도와 범위를 달리하기 때문에 원래 본인의 얼굴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균형을 찾는다.
글로벌 시장에서 K-클리닉의 역할은? 의료 서비스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자체가 되지 않을까. 지금까지는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졌다면 한국 클리닉에서 축적된 맞춤형 관리와 노하우가 스킨케어 제품과 홈 케어 루틴의 형태로 세계인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 것이다.

SCALP HARMONY 영국 공주 유제니를 비롯해 마이클 패스벤더, 젠데이아가 내한 일정 중 서울의 헤드 스파를 찾았다. 미국 인플루언서 알리샤 마리와 레미 크루즈는 K-두피 테라피 경험을 자신의 SNS 채널을 통해 공유하며 이슈가 됐다. 한국 헤드 스파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휘게스파의 박설혜 대표 역시 이 장면의 일부가 됐다. 휘게스파는 한국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에 숍을 운영하며 헤드 스파를 하나의 문화로 확장하는 중이다. 동시에 콜롬비아, 포르투갈, 미국, 프랑스, 스페인 등 전 세계를 오가며 현지 전문가를 교육하고 자신이 구축한 노하우를 전파한다. 최근에는 파리에서 열린 ‘세르클 데 팜 드 라 쿠아퓌르(Cercle des Femmes de la Coiffure, 프랑스 여성 헤어 전문가들이 모여 트렌드와 기술을 공유하는 컨벤션)’에 참여해 두피와 감각을 연결하는 ‘홀리스틱 케어’를 소개했다. 그녀가 구현하는 헤드 스파는 일반적인 트리트먼트와는 결이 다르다. 상담에서 시작해 두피의 긴장과 순환을 따라 흐름을 풀어낸 뒤 밸런스를 맞추는 일련의 과정. 향과 촉감, 압과 리듬이 맞물리며 몸이 스스로 이완되는 상태를 만들어낸다. 두피를 통해 얼굴과 몸 전체의 균형을 재정렬하는 리추얼인 셈이다.
두피 케어에 대한 요즘 인식은 어떤가? 두피를 헤어의 일부가 아니라 얼굴과 이어진 피부로 받아들인다. 예전에는 문제가 생긴 뒤 관리를 시작했다면 지금은 그 전 단계에서 미리 점검한다. 변화는 제품에서도 드러난다. 세정 위주였던 카테고리가 진정, 각질 케어, 보습 등으로 훨씬 세분화됐다.
관리의 접근 방식도 달라졌나? 피부는 갑작스럽게 변하기보다 작은 자극이 쌓여 컨디션이 만들어진다. 두피 역시 유·수분 밸런스와 순환, 긴장 상태까지 하나의 연결된 선으로 본다.
한국식 헤드 스파의 가장 큰 차별점은? 정해진 순서대로 자극하는 게 아니라 손끝으로 고객의 반응을 확인하면서 터치를 달리한다. 두피에 손이 닿았을 때 단단하게 굳어 있는 포인트, 눌렀을 때 묵직하게 걸리는 부위를 하나씩 짚어낸다. 이런 케어는 경락이나 지압처럼 한국 수기 관리의 연장선이다.
관리 전후 극적으로 달라지는 부분은? 두피의 긴장과 얼굴 인상의 변화다. 두피가 부드럽게 풀리면 경직된 안면 근육도 자연스럽게 이완되고 표정이 한층 편안해진다. 동시에 호흡이 깊어지고 몸이 가벼워지면서 전반적인 컨디션 역시 안정된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인스타그램 영상 속 편안한 분위기에 이끌려 방문한 고객이 있었다. 당시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어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였는데, 관리 이후 한결 가벼워졌다는 이야기를 전해왔다. 그 일을 계기로 자신을 위한 시간을 의식적으로 갖기 시작했고 이후 삶의 리듬 자체가 달라졌다고 했다. 자신감이 회복됐다는 메시지를 받았을 때 이 일이 두피나 피부를 다루는 것을 넘어 삶의 방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실감했다.
휘게스파가 정의하는 ‘홀리스틱 케어’란? 결국 두피와 피부는 몸뿐 아니라 감정 상태와 깊이 연결돼 있다. 긴장이 높아지면 두피도 함께 굳어지고 순환도 더디다. 그래서 휘게스파는 트리트먼트 과정에서 ‘리듬’과 ‘템포’를 중요하게 본다. 압의 강도뿐 아니라 손이 닿는 속도와 간격, 고객의 호흡까지 맞춰가며 점차 몸이 가장 편안한 상태에 이를 수 있도록 돕는다.
K-헤드 스파를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사람의 결을 읽고 흐트러진 기운을 차분히 가라앉혀 본연의 균형으로 되돌리는 작업.

CORE RESET 근육의 긴장과 이완, 순환의 방향, 뼈대 위에 쌓인 습관까지. 에스테틱에서 바라보는 피부는 더 이상 표면에 머물지 않는다. EA에스테틱 강은아 원장은 얼굴의 무너진 균형을 바로잡는 일에 진심이다. 중력과 시간에 의해 조금씩 벌어지고 내려앉은 페이스 라인, 긴장과 반복된 습관으로 틀어진 골격과 흐름을 원상 복구하는 것. 그가 하는 일은 무언가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되찾는 과정에 근접한다. 뼈와 그 주변을 감싸는 근막이 정돈되면 얼굴의 무게중심이 달라지고 라인이 또렷해지며 이목구비가 자연스럽게 살아난다. 틀어진 구조를 바로잡고 막힌 림프를 여는 것만으로도 인상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지점에서 K-스킨케어의 방향은 한층 확장된다. 피부에 바르는 것 혹은 시술로 끌어올리는 것을 넘어 얼굴의 구조와 순환, 그리고 그 위에 쌓인 시간의 흔적까지 함께 다루는 것. 좋은 피부를 만든다기보다 그 얼굴이 가장 나답게 드러나는 조건을 되돌려놓는 일에 한층 더 가깝다.
K-스킨을 이야기할 때 경락은 어떤 의미인가? 한국에서는 피부를 따로 구분 짓기보다 얼굴 전체로 다룬다. 부기, 윤곽, 혈색이 하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시선은 자연스럽게 손으로 직접 만지며 풀어주는 케어로 이어진다. 미세하게 어긋난 뼈대까지 짚어내는 세심함이 해외와는 차별화된 점이다.
지금 사람들이 원하는 얼굴의 기준은? 손댄 흔적 없이 또렷한 인상이다. 불필요한 부기 없이 선이 살아 있고 혈색이 자연스럽게 도는 얼굴, 있는 그대로의 윤곽을 깨끗하게 드러내고자 한다.
촬영을 앞둔 고객의 요청은 다른가? 특별한 날에는 부기를 얼마나 내리느냐가 핵심이다. 그동안 꾸준히 쌓아온 관리의 효과를 화면 앞에서 가장 잘 비칠 수 있도록 마지막 디테일을 다듬는다. 에스테티션 입장에서 평소엔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집중하지만 이럴 땐 오히려 힘을 뺀다. 이미 만들어진 것들이 가장 잘 드러나도록 라인을 깔끔하게 잡고 막힌 순환을 풀어 군더더기 없는 얼굴로 만든다.
에스테틱은 단기 효과와 루틴 사이 어디에 있나? 꾸준히 관리받은 얼굴은 기저 자체가 다르다. 같은 스트레스를 받아도 회복 속도가 빠르고 무너지는 정도가 더디다. 반면 가끔 받는 케어는 그날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둔다. 둘 다 의미가 있지만 시간이 쌓여 공들인 얼굴은 결국 차이가 난다.
적절한 주기는? 과유불급. 일주일에 한 번 정도면 적당하다. 더불어 피부가 보내는 신호를 먼저 읽어야 한다. 붉은 기가 올라온 경우에는 얼굴을 직접 자극하기보다 데콜테와 두상 중심으로 막힌 림프가 원활히 흐르게, 무엇보다 노폐물 배출에 포커스를 맞춘다.
지금 에스테틱의 위치는? 클리닉은 기기로 변화를 만들고 홈 케어는 이를 유지한다. 에스테틱은 그 사이에서 손으로 직접 다루는 영역이다. 기계로 닿지 않는 부분, 스스로 풀기 어려운 긴장까지. 특정 부위가 아니라 목, 어깨, 두상, 데콜테까지 뼈대를 바로잡고 막혀 있던 순환을 풀어준다. 부분만 건드려서는 전체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BODY FIRST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중심에서 이제는 보디와 웰니스까지. K-뷰티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어요.”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플렉토 스튜디오 주현 디렉터가 꺼낸 말이다. 그가 체감한 변화는 분명하다. 일본, 중국, 호주, 태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온 이들이 여행 일정 중 스튜디오를 찾는다. 피부 관리처럼 몸을 다루는 시간 역시 하나의 루틴으로 받아들인다. 국내 분위기도 비슷하다. 예전보다 훨씬 많은 이가 운동을 ‘일상의 일부’라 여긴다. 체형을 만드는 것을 넘어 체력을 끌어올리고 긴장을 해소하며 스스로를 조율한다. 플렉토 스튜디오가 제안하는 바레, 필라테스, 자이로토닉은 ‘움직임의 질’에 집중한다.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몸을 세밀하게 깨우는 동작 위주로 연령과 성별에 상관없이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짧은 성과보다 지속을 전제로 한다. 이제 K-뷰티의 범위는 얼굴을 넘어선다. 피부는 더 이상 표면의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로 읽힌다. 주현 디렉터가 강조하는 것은 하나다. 몸이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는가. 운동은 그 흐름을 회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몸이 가벼워졌다고 느끼는 순간은 근력을 넘어 전반적인 신체 기능이 제자리를 찾는다.
해외에서는 ‘보디-마인드-스킨’을 하나로 보는 접근이 익숙하다. 한국은 어떤가? 세계적으로 움직임을 통해 몸을 활성화하는 데 익숙한 반면, 우리나라는 운동, 마사지, 시술을 각각 나누어 본다. 다만 최근 1~2년 사이 분위기가 바뀌었다. 러닝 이후 요가나 필라테스로 몸을 풀고, 아이스 배스나 명상으로 마무리하는 식의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각각의 관리를 따로 두지 않고 하나의 루틴으로 엮으려는 시도다.
한국적인 보디 케어의 특징은? 반신욕, 사우나, 경락, 뜸처럼 체온을 끌어올리면서 몸을 풀어주는 데 익숙하다. 요즘 해외에서도 운동 후 사우나를 통해 회복하는 시간을 갖고 그 안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트렌드가 인기다. 우리도 역시 이런 전통적인 요소를 웰니스의 관점으로 다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사우나가 일상적인 공간에서 벗어나 몸을 회복하고 관계를 나누는 장소로 탈바꿈하는 국내의 사례가 반갑다.
‘컨디션이 좋은 몸’이란? 힘을 써야 할 때는 무리 없이 쓰고, 풀 때는 자연스럽게 이완되는 몸. 개인적으로 손발에 열이 오르고 얼굴빛이 맑아질 때 그날 컨디션이 좋다고 느낀다. 또 척추가 다양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호흡이 깊게 이어질수록 몸이 훨씬 가볍게 열린다.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얼굴을 보는 이유다. 결국 피부도 몸의 컨디션이 거울처럼 그대로 비치는 영역이다.
플렉토 스튜디오에서 전개하는 바레, 필라테스, 자이로토닉은 어떻게 다른가? 세 가지 모두 몸을 쓰는 원리가 다르다. 바레는 리드미컬한 반복 동작을 통해 하체를 치밀하게 자극하면서 라인을 다듬는다. 발끝부터 이어지는 작은 근육까지 세밀하게 쓰기 때문에 전체적인 균형감이 살아난다. 필라테스는 호흡을 기반으로 중심을 안정시킨다. 흉곽을 확장하면서 깊은 근육을 쓰기 때문에 몸을 단단하게 지지하는 힘이 길러진다. 자이로토닉은 직선이 아니라 곡선과 회전을 활용한다. 척추를 중심으로 부드럽게 이어지게 하면서 몸 전체를 연결한다. 특정 부위를 강화하기보다 끊겨 있던 기능을 다시 이어준다고 보면 이해가 쉽다.
다른 움직임이 결국 도달하는 지점은 무엇인가? 핵심은 호흡. 숨이 깊어지면 횡격막이 움직이고 그 압력이 내부를 자극한다. 그 과정에서 정체되어 있던 불필요한 노폐물은 자연스럽게 빠진다. 예를 들어 바레는 종아리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하체 펌프 작용을 활성화하고 필라테스는 흉곽을 넓히는 호흡으로 내부 순환을 돕는다. 자이로토닉은 몸을 입체적으로 연결하면서 막혀 있던 림프 구간을 풀어준다. 결국 세 가지 모두 단순히 근력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신경과 감각을 함께 깨우는 과정이라 얼굴근육도 부드러워지고, 피부도 한층 편안해지는 공통점이 있다.
몸의 정렬이나 자세가 실제로 피부에 영향을 준 사례는? 라운드 숄더나 거북목처럼 상체가 말린 이들은 목과 쇄골 주변이 눌리며 얼굴까지 영향을 받는다. 안색이 탁해 보이거나 쉽게 붓고, 전체적으로 피곤한 인상이 그 때문. 이런 경우 흉곽을 열고 호흡을 깊게 쓰는 훈련이 필요하다. 숨이 몸통 깊은 곳까지 닿으면 몸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지 않고 피부가 따뜻해진다. 그럴 때 하품이 나오면 눈물이 맺히는 반응처럼 몸이 깨어나는 느낌이 분명하게 느껴질 것이다. 눈도 한층 맑아 보이고, 톤도 훨씬 깨끗해 보인다.

BALANCED TECH K-뷰티는 더 이상 제품 카테고리로 설명되지 않는다. 지금 글로벌 시장이 주목하는 건 피부의 겉모습보다 그 상태를 만들어내는 방식과 그 안에 담긴 철학이다. 그리고 중심에는 뷰티 디바이스가 있다. 실제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계속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LG경영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디바이스 시장은 2018년 약 5,000억원 규모에서 2030년 3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삼일PwC 보고서에 의하면 글로벌 역시 연평균 약 35%의 고성장이 예측된다. 이는 단순한 카테고리 확장만이 아니라 관리 기준 자체가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톰 더 글로우를 이끄는 양정호 대표 역시 이 변화를 가장 가까이 지켜본 인물이다. LED 마스크 유통으로 시작해 다양한 제품이 시장에 등장하고 사라지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이 외면받는지를 현장에서 확인했다. 그가 정의하는 뷰티 디바이스의 핵심은 세 가지다. 효과, 안정성과 지속성. 문제는 이 세 요소가 동시에 성립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효과를 높이면 자극이 강해지고 안정성을 우선시하면 체감은 약해진다. 여기에 데일리로 사용하는 제품이라는 조건까지 더해지면 균형은 더욱 까다로워진다. 톰 더 글로우가 ‘물방울 초음파(LDM)’ 기술에 주목한 것도 이 때문.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디바이스를 특별한 케어가 아니라 매일 반복 가능한 루틴으로 만들기 위한 필수 요소다. 톰 더 글로우의 지향점도 분명하다. 디바이스를 ‘제품’에서 ‘루틴’으로 옮기는 것. 그리고 그 루틴을 누구나 일상에서 지속할 수 있게 만드는 것.
디바이스가 빠르게 대중화된 이유는 뭘까? 초기 비용은 들지만 한번 구매하면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소비다. 여기에 기기 형태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크고 복잡했다면, 지금은 손안에 들어올 만큼 사이즈가 축소돼 휴대와 사용 모두 간편하다. 기능성 화장품과의 시너지도 눈여겨볼 만하다. 흡수, 진정, 보습, 탄력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스킨케어 단계 역시 간결해졌다.
해외 반응은 어떤가? 톰 더 글로우는 브랜드를 처음 기획할 때부터 미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출발했다. 물론 미국은 규제와 소비자 기준까지 모두 장벽이 높은 시장이라 까다롭지만 한국 역시 만만치 않다. 오히려 디바이스 분야에서는 국내 경쟁 강도가 더 높다고 느낀다. 이런 환경에서 축적한 경험이 글로벌 확장의 기반이 됐다. 최근에는 틱톡 숍과 아마존 등 이커머스 채널에서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단순 노출을 넘어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제품력과 콘텐츠 경쟁력이 동시에 통한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톰 더 글로우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기존 디바이스 시장이 ‘고주파(RF)’나 ‘고강도 집속 초음파(HIFU)’처럼 비교적 강한 자극 기반의 기술 중심이었다면 톰 더 글로우는 저자극이면서도 고효능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물이 서로 다른 초음파가 빠르게 교차되면서 피부 속에 더 촘촘한 진동을 만드는 ‘물방울 초음파(LDM)다. 효과는 유지하면서 매일 사용해도 될 만큼 피부가 받는 부담이 적다.
K-디바이스만의 특징은? 시간 대비 효율을 중시하는 점. 가령 마스크 팩은 보통 20~30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톰 더 글로우는 약 10분이면 충분하다.
앞으로의 톰 더 글로우는? 브랜드를 시작할 때부터 ‘프라이빗 에스테틱’을 목표로 삼았다. 시중에는 제품이 넘쳐나지만 살롱에 준하는 경험을 집으로 가져오는 브랜드는 드물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초기 제품 개발에만 약 2년의 시간과 30억원 이상의 비용을 투자했다. 현재는 디바이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킨케어 라인을 코스맥스와 협업해 개발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디바이스와 스킨케어를 결합한 홈 에스테틱 카테고리를 견고하게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시장을 고려한 합리적인 가격대의 신제품 라인업을 올해 상반기에 선보인다.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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