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의 청바지는 망가질수록 멋집니다

2026.06.30

2027년의 청바지는 망가질수록 멋집니다

찢어진 청바지에 대한 추억을 갖고 있는 분이라면 반가울, 디스트로이드 진이 화려하게 귀환했습니다.

Dior 2027 S/S Menswear

2027 봄/여름 남성복 컬렉션에 바래고, 닳고, 해진 흔적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청바지가 대거 등장했죠. 가학적인 더위에 지쳐버린 모델들에겐 숨구멍이 되어주었고요. 1990년대를 그리워하는 이들에겐 그런지의 노스탤지어를 완벽히 자극하는 장면이었죠.

이제 패션은 불완전함을 예찬합니다. 단정하고 흠 없는 생지 청바지가 남성복의 정석처럼 여겨지던 10여 년이 저물고, 낡을수록 멋져 보이기 시작한 거죠. 이 오래된 미학의 역사는 런웨이를 훨씬 앞섭니다. 청바지는 1873년 광부와 철도 노동자의 삶을 견디기 위해 탄생했죠. 고된 노동과 세탁, 반복적 착용을 통해 자연스럽게 부드러워지고, 종국에는 닳고 해져버리는 것이 하나의 서사를 이뤘고요. 오늘날 스톤 워시드 기법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각각의 마모와 탈색이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품어내는 디스트로이드 청바지는 완벽하지 않지만, 유일한 것이죠. 완벽함보다 개성이 중요한 시대에 딱이고요.

구멍 나고, 바래고, 찢어지고, 망가진 채로 입는 데님

2027년 봄/여름 런웨이 속 데님들은 자신의 결함을 자랑스럽게 드러냈습니다. 디올의 청바지는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에서 격렬한 주말을 보내고 돌아온 것 같은 인상을 풍겼죠. 구멍과 찢어진 자국, 강렬한 마모로 가득했고요. 그 결과 낭만이 살짝 서린 네오 부르주아풍 빈티지 스타일이 완성되었고요. 흐트러진 결함은 오히려 매력으로 느껴졌습니다. 루이 비통은 햇볕에 바랜 듯한 자연스러운 워싱의 스트레이트 진을 선보였습니다. 돌체앤가바나 역시 선명한 마모와 닳은 흔적으로 개성 강한 데님을 완성했죠.

Dior 2027 S/S Menswear

Dior 2027 S/S Menswear

Louis Vuitton 2027 S/S Menswear

Dolce & Gabbana 2027 S/S Menswear

이 트렌드는 오라리, 랄프 로렌를 비롯해 블루마블(Bluemarble), 에튀드(Études)의 실루엣으로도 이어졌습니다. 파우더리한 블루부터 의도적으로 망가뜨린 버전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바랜 블루의 뉘앙스를 탐구했죠. 매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청바지는 여러 계절을 통과한 듯 보일 겁니다. 재킷도 예외가 아니었죠. 끝단은 해지고, 솔기는 낡았으며, 균일하지 않은 워싱에 의도적으로 손상된 표면까지, 프라다 2026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보여준 ‘해짐의 미학’은 데님 트렌드 전체를 뒤덮은 모양새였습니다. 아미는 이를 이어 ‘오래 입은 옷’의 미학을 보여주었고요. 완벽함보다 개성을 추구하는 시대, 메가 트렌드보다 나만의 것을 아끼게 된 시대에 재해석된 데님은 어느 때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Auralee 2027 S/S Menswear

Ralph Lauren 2027 S/S Menswear

Bluemarble 2027 S/S Menswear

Études 2027 S/S Menswear

Ami Paris 2027 S/S Menswear

Dior 2027 S/S Menswear

Dior 2027 S/S Menswear

Ami Paris 2027 S/S Menswear

황혜원

황혜원

웹 에디터

<보그> 웹 에디터로 주로 패션 트렌드를 다루며, 웹사이트 전반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쓰는 걸 좋아합니다. 돈이든 글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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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nny Coynault
사진
Launchmetrics Spotlight
출처
www.vogue.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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