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돌아온 2PM <1>

2PM 이 두 가지 타이틀 곡과 함께 돌아왔다. 무려 2년 만의 컴백이다. 젊은 남자의 건강함과 성숙함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는 그들. 〈보그〉 스튜디오에서, 어쩌면 활동 전 마지막이 될 여가 시간을 가졌다.

(왼쪽부터)닉쿤의 재킷은 앤 드멀미스터(Ann Demeulemeester),바지는 길 옴므(G.I.L Homme), 모자는 로버트 겔러(Robert Gellerat Koon with a View).우영의 니트 민소매 티셔츠는 디올(Dior).준 케이의 수트는 김서룡(Kimseoryong at Kud), 신발은그레이하운드(Greyhound). 찬성의 재킷은 슈퍼생스(Superthanksat Ecru), 셔츠는 그레이하운드, 신발은 락포트(Rockport).택연의 수트는 마이클 바스티앙(Michael Bastian at Koon with a View),톱은 사카이(Sacai). 준호의 재킷은 블랙 플리스(Black Fleeceat Koon with a View), 셔츠와 바지는 디올, 신발은 그레이하운드.

무엇이든 뚝딱 조합하면 신조어가 탄생하는 세상이지만, 세상이 다시 변해도 ‘짐승돌’이라는 말만큼은 붙들어둬야 할 것 같다. 땀 냄새 나는 탁월한 그 말은 2PM을 위해 태어났다. 2PM이 아니었다면, 미소년 아이돌들이 고운 얼굴을 하고서 복근을 새기는 해프닝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2PM이 돌아왔다. 웬만한 가수가 연중 3번은 ‘컴백’할 수 있는 가요계에서 무려 2년만의 컴백이다. 그들은 5월 초 3집 <Grown>의 더블 타이틀 곡인 ‘이 노래를 듣고 돌아와’와 ‘하.니.뿐.’의 음원과 뮤직 비디오를 차례차례 공개했다. 또래 평범한 남자들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육체를 과시하던 모습은 없었다. 대신 뮤지컬 무대가 떠오르는 안무로 노래 부르며 감정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는 2PM과 육체성보다 시간이 흐른 만큼의 성숙한 기운으로 승부를 보려 하는 2PM이 있었다. 우리가 기억하는 ‘짐승돌’의 시간을 아주 배반하지는 않은 채, 하지만 젊은 남자의 건강함과 성숙함의 의미를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보여주기 시작한 그들. 2PM은 본격적인 활동을 앞두고, 어쩌면 활동 전 마지막이 될 여가 시간을 가졌다. <보그>가 차린 스튜디오는 2PM의 휴양을 위한 아지트였다. 카메라 앞에서 자신들만의 시간을 보낸 그들은 점점 무대 위의 ‘수컷’이 아닌 20대 중반의 할 말 많은 남자들로 변해갔다. 촬영 소품으로 준비한 해산물이 아직 살아 있는 걸 발견하곤 레몬즙을 뿌려 보고, 해산물의 작은 리액션 앞에서 열광적인 리액션으로 화답하던 여섯 남자. 곧, 가요계를 2PM의 시간으로 물들일 그들이 오랜만에 가진 인터뷰다.

우영의 의상은 모두 콰시미 옴므(Qasimi Homme at Mue), 모자는 장 폴 고티에(Jean PaulGaultier at Mue), 신발은 그레이하운드(Greyhound).

보그 2PM은 아이돌인가요?
택연 이제 거기서 탈피해 남성 그룹으로 옮아가고 있죠. 우리 그렇지 않니? 딱히 아이돌다운 컨셉으로 활동하진 않았어요.
찬성 외모적인 요인도 있고, 처음부터 저희에 대해 숨기는 게 없었죠.
준호 ‘샤방샤방’한 노래를 부르지도 않았고.
보그 그래서인지 2PM은 언뜻 나이보다 성숙해 보이죠. 실제 평균 나이는 여느 아이돌 그룹과 비슷한데 말이에요.
준호 맞아요. 우리 사실 샤이니 친구들과 한두 살 차이밖에 안 나요.
택연 내가 온유보다 겨우 한 살 많지.
보그 그럼 여전히 짐승돌인가요?
우영 이제는 좀 인간으로 가야….
택연 흐흐. 짐승이란 표현이 무대 위에서 강렬하게 퍼포먼스를 한다는 점 때문에 나온 말이죠. 사실 그 말을 진영이 형이 처음 해줬어요. ‘Again&Again’이란 노래를 할 때 앨범 사진을 보면, 제가 그르렁거리는 표정으로 입과 코를 찡그리고 있거든요. 그걸 보고 진영이 형이 ‘택연이 너무 짐승 같다, 다른 사진으로 바꾸자’ 했대요. 근데 앨범 디자이너 분이 그 짐승 같은 모습이 더 잘 어울린다고 해서 그대로 갔죠.
보그 이번 컴백을 앞두고 4월 말, 도쿄돔에서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한 것 축하해요. 혹시 가수 생활 하는 동안의 목표 중 하나를 도쿄돔에 서는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세운 멤버가 있나요?
(일동) 모두 다요.
보그 구체적인 목표 하나를 이루고 나니까 기분이 어때요?
준호 그 다음 목표가 또 생겼죠. 스타디움에 서는 거요.
택연 도쿄돔은 야구장이고, 닛산 스타디움은 축구 경기장이에요. 8만~9만 명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에요.
준호 근데 도쿄돔 콘서트 이후 스타디움에 서는 게 목표라고 내뱉은 바로 그날, 동방신기 선배님들이 닛산 스타디움 공연을 확정했다는 뉴스가 났어요. 아, 그렇다면 이 꿈이 마냥 꿈만은 아니겠구나, 우리도 열심히 하면 되겠구나 싶었어요.
준 케이 그렇게 목표를 높여가는 것도 좋지만, 도쿄돔에 설 수 있을 정도의 힘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인기를 현상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보그 현상 유지라. 지금 가요계에서 2PM의 위치는 어느 정도라고 스스로 판단하나요?
찬성 음… 우리의 위치는 높낮이의 문제가 아니라 앞뒤의 문제일 것 같아요. 아직 앞으로 가야 할 일이 남았죠.
택연 한때 웬만한 사람들은 우릴 모두 알 거라고 착각한 적이 있어요. 근데 바로 지난 앨범 활동할 때, 대기실 근처에 송해 선생님이 계시다는 말을 듣고 인사 드리러 갔다가 이런 대화를 했죠. “안녕하세요 선생님! 옥택연이라고 합니다.” “이름이 뭐라구?” “네, 옥택연입니다!” “어어, 솔로니?” “아니요, 2PM이라는 그룹의 멤버입니다!” “어어… 신인이니? 열심히 해라.”
보그 하하. 지금 더블 타이틀 중 한 곡인 ‘이 노래를 듣고 돌아와’는 공개된 상태죠. 예상했던 것과 달리 ‘남성’보다 ‘청년’들의 모습이에요. ‘돌아와’라고 할 때 손을 ‘잼잼’하는 듯한 동작인데, 그 안무 아이디어를 처음 알았을 때 어땠어요?
택연 외국 안무가들에게 맡겨서 나온 안무인데, 그들이 안무 짠 것을 보여주기 위해 영상을 찍어 보냈어요. 근데 그분들은 한국어 가사를 정확히 모르니까 노래 내내 계속 웃으며 춤을 추는 거예요. 연인을 애타게 부르는데 심각하지 않고 웃고 있는 그 느낌이 오히려 좋았어요.
준 케이 널 보낸 걸 후회하고 있다는 가사 부분에서는 막 박수를 치는 안무예요. 후회하는데 박수를 치고 있다니까요? 그게 어찌나 묘하고 쾌감 있던지.
보그 택연은 ‘이 노래를 듣고 돌아와’와 다른 타이틀 곡인 ‘하.니.뿐.’ 모두에 박진영 씨와 공동 작사가로 참여했어요. 이제 저작권 방석에 올라앉겠네요.(웃음)
택연 진영이 형이 저에겐 저작권을 안 넘겨주시더라고요.
준 케이 곡의 원작자가 대부분 해놓고, 거기에 다른 사람이 수정을 할 경우엔 그러기도 하거든요.
택연 진영이 형이 써준 랩이 저한테 좀 안 맞는 것 같아서 직접 해보겠다고 하니 기꺼이 써보라고 하더라고요. 열심히 썼죠. 그리고 8번 퇴짜 맞았습니다. 다시 해서 갖다 드릴 때마다 ‘이건 아닌 것 같아.’

준 케이의 톱은 알렉산드르 플로코프(Alexandre Plokhov at Mue), 바지는 미하라야스히로(Miharayasuhiro at Mue), 신발은 길 옴므(G.I.L Homme).택연의 티셔츠는 솔리드 옴므(Solid Homme), 바지는 우영미(Wooyoungmi), 신발은 루이 비통(Louis Vuitton).

보그 다시 해보라고 주문할 때 디렉션을 주던가요?
택연 아니요. 그래서 ‘진영이 형이라면 여기서 어떻게 쓸까’를 많이 생각했죠. 힘들었어요.
찬성 저도 랩을 참 여러 번 써봤는데, 진영이 형이 다 퇴짜를 놔서… 이젠 포기했어요.
보그 투피엠은 이번 곡들을 준비하면서 가장 잘할 수 있는 걸 했나요, 가장 좋아하는 걸 했나요? 타이틀 두 곡이 아주 다른 분위기인 걸 보니 각각 적용할 수 있을 것도 같고요.
우영 잘할 수 있는 것과 좋아하는 것 두 가지가 더블 타이틀에 적절히 스며든 것 같아요. 컨셉과 느낌이 다를 뿐이죠.
보그 ‘하.니.뿐.’이란 제목을 듣고선 어떤 줄임말일까 선뜻 짐작이 안 갔는데, ‘하루 종일 니 생각뿐이야’라고요. 이 제목도 혹시 박진영 씨의 아이디어인가요?
택연 네. 예전엔 형이 타이틀 곡 제목은 무조건 영어로 써야 한다고 그랬어요. 그래야 해외 활동할 때도 제목의 의미만은 전달되지 않겠냐고. 이번엔 어쩐 일인지 우리말 제목을 쓰고 싶어 하셨죠. 데뷔곡인 ‘10점 만점에 10점’ 이후로 처음입니다.
보그 무려 2년 만의 컴백이에요. 요즘 방송 활동을 하는 대중가수에게 흔치 않은 일이죠. 공백 기간이 길었던 만큼 혹시 불안함도 자랐는지, 어떤 감정의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택연 지난 활동 곡인 ‘Hands Up’이 저희 노래 중에서 앨범이나 음원이 가장 많이 팔린 곡이에요. 그래서 기분이 아주 좋은 상태였죠. 그러고선 해외 공연을 40여 번이나 다녔어요. 일본에선 정규앨범 두 개, 싱글 다섯 개 냈고. 우리가 한국에서 잊혀졌으면 어쩌나 하는 마음보다 빨리 돌아가고 싶다는 그리움이 더 컸어요. 지금은 와우! 드디어 돌아왔어! 이 상태예요.
준 케이 저에겐 2년 동안 굉장히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너무 힘들었고,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죠. 일단 작년 초에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해결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은 거예요.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갈 때마다 내가 진짜 가장이 됐다는 걸 실감했죠.
보그 표정을 보니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군요. 하나하나 해결해 나갔다니 다행이에요.
준 케이 네. 그러면서 마음도 조금씩 밝아졌고요. 대처 능력이 조금은 생긴 것 같아요. 제 동생도 이끌어줘야 했거든요.
보그 닉쿤은 어땠나요?
닉쿤 아시다시피 작년 여름에 안 좋은 일이 생겼어요. 저 때문에 다친 사람, 회사 사람들과 멤버들, 그리고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이었죠. 한편으로는 제게 필요한 시간이기도 했어요. 그때까지 5년을 쉼 없이 달렸거든요. 스케줄 없는 날엔 제가 먼저 개인 스케줄을 이것 저것 잡아달라고도 했었고요. 사고를 일으키고 나서는 딱 멈출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오히려 제 자신을 찾은 것 같아요. 봉사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도 많이 만났어요.
보그 정말 힘든 일이 있을 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죠.
닉쿤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어떤지 알 수 있어요. 누가 나를 돈과 관련한 일로만 원하는지, 누가 나를 진심으로 생각하는지.
보그 그렇다면 그 이후 닉쿤은 어떤 점이 달라졌죠?
닉쿤 오히려 더 여유 있어졌어요. 저 원래는 걱정이 아주 많은 아이였어요. ‘패러노이드’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었고. 찬성아, 네가 예전에 나한테 무슨 얘길 해줬지? 인상적인 얘기였는데.
찬성 아. 예전에 회식하면서 같이 술을 마시는데, 쿤이 형이 피부 때문에 고민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근데 그 문제뿐 아니라 제가 평소에 지켜본 형은 참는 게 많아요. 참는 것마저 티를 안 내려는 게 보여요. 그래서 형한테 감정 표현 좀 하고 살라고 했죠. 스트레스를 표현 못할 상황이면 취미를 찾아서라도 해소해보도록 하라고요.
닉쿤 요새 배드민턴 치러 다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