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패션 캠프 ‘이에르 페스티벌’

이에르 페스티벌은 젊은 패션 디자이너와 사진가를 발굴하기 위해 30년 전 시작됐다. 프랑스 남부 지중해 연안의 작은 도시인 이에르를 둘러싼 언덕 위의 빌라 노아유(Villa Noailles)가 그 본부다. 매년 봄 전 세계 패션 ‘꿈나무’와 패션 전문가들은 각자 다른 희망에 부풀어 이곳을 찾는다. 누군가는 패션계의 반짝이는 별이 되길 원하고, 또 누군가는 패션의 젊은 에너지를 느끼려는 소망에서다. 지난 30년간 이곳을 거쳐 탄생한 스타들은 한마디로 굉장하다. 빅터앤롤프는 이에르에서 처음 패션계에 이름을 알렸고, 얼마 전 생로랑의 새 리더로 뽑힌 안토니 바카렐로는 10년 전 이곳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에르 페스티벌은 젊은 패션 디자이너와 사진가를 발굴하기 위해 30년 전 시작됐다. 프랑스 남부 지중해 연안의 작은 도시인 이에르를 둘러싼 언덕 위의 빌라 노아유(Villa Noailles)가 그 본부다. 매년 봄 전 세계 패션 ‘꿈나무’와 패션 전문가들은 각자 다른 희망에 부풀어 이곳을 찾는다. 누군가는 패션계의 반짝이는 별이 되길 원하고, 또 누군가는 패션의 젊은 에너지를 느끼려는 소망에서다. 지난 30년간 이곳을 거쳐 탄생한 스타들은 한마디로 굉장하다. 빅터앤롤프는 이에르에서 처음 패션계에 이름을 알렸고, 얼마 전 생로랑의 새 리더로 뽑힌 안토니 바카렐로는 10년 전 이곳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에르 콘테스트가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다. 이곳에 참여한 후보들은 물론, 심사위원, 취재를 위해 찾은 기자들 그리고 동네 주민들까지 모두 한데 어우러지는, 말 그대로 축제이기 때문이다. 4월 말의 4박 5일 동안 이 모든 사람은 함께 피크닉을 즐기고, 파티에서 몸을 흔들고, 샴페인 잔을 부딪치며 축배를 든다.

이에르 콘테스트가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다. 이곳에 참여한 후보들은 물론, 심사위원, 취재를 위해 찾은 기자들 그리고 동네 주민들까지 모두 한데 어우러지는, 말 그대로 축제이기 때문이다. 4월 말의 4박 5일 동안 이 모든 사람은 함께 피크닉을 즐기고, 파티에서 몸을 흔들고, 샴페인 잔을 부딪치며 축배를 든다.

물론 패션 콘테스트라는 본연의 의무에도 충실하다. 지난해 30주년을 맞으며 변화한 건 다양한 스폰서의 등장이다. 샤넬이 공식 후원 브랜드로 나서면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디자이너는 샤넬 공방과 함께 작업한 컬렉션을 완성할 놀라운 기회를 갖게 된다. 또 원단 박람회인 프리미에르 비종은 신인 디자이너들에게 원하는 소재를 쓸 수 있게 배려하고, 끌로에는 특별히 끌로에 프라이즈를 마련해 어린 디자이너들을 후원한다. 상금은 더 많아졌고, 그만큼 특별한 경험의 기회는 더 넓어졌다.

물론 패션 콘테스트라는 본연의 의무에도 충실하다. 지난해 30주년을 맞으며 변화한 건 다양한 스폰서의 등장이다. 샤넬이 공식 후원 브랜드로 나서면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디자이너는 샤넬 공방과 함께 작업한 컬렉션을 완성할 놀라운 기회를 갖게 된다. 또 원단 박람회인 프리미에르 비종은 신인 디자이너들에게 원하는 소재를 쓸 수 있게 배려하고, 끌로에는 특별히 끌로에 프라이즈를 마련해 어린 디자이너들을 후원한다. 상금은 더 많아졌고, 그만큼 특별한 경험의 기회는 더 넓어졌다.

서른한 번째 축제의 비공식적 시작은 지난 12월이었다. 전 세계 청춘 300명이 지원했고, 그중 단 열 명의 최종 후보가 선정된 것이 그때다. 이 후보들은 파리에서 열린 프리미에르 비종에서 소재를 선택해 지난 4개월간 자신의 개성을 200% 발휘한 컬렉션을 완성했다. 그동안 올해 심사를 맡을 심사위원도 정해졌다. 파코 라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줄리앙 도세나가 심사위원장. 그는 10년 전 바카렐로가 대상을 받았을 때,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다. 그리고 자신의 친구(구두 디자이너 피에르 아르디, 미국 보그닷컴 디렉터 니콜 펠프스, 스페인의 독립 매거진 신동 루이스 베네가스, 10대 사진가 코코 캐피탄 등)들을 불러 함께 심사위원석에 자리했다.

서른한 번째 축제의 비공식적 시작은 지난 12월이었다. 전 세계 청춘 300명이 지원했고, 그중 단 열 명의 최종 후보가 선정된 것이 그때다. 이 후보들은 파리에서 열린 프리미에르 비종에서 소재를 선택해 지난 4개월간 자신의 개성을 200% 발휘한 컬렉션을 완성했다. 그동안 올해 심사를 맡을 심사위원도 정해졌다. 파코 라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줄리앙 도세나가 심사위원장. 그는 10년 전 바카렐로가 대상을 받았을 때,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다. 그리고 자신의 친구(구두 디자이너 피에르 아르디, 미국 보그닷컴 디렉터 니콜 펠프스, 스페인의 독립 매거진 신동 루이스 베네가스, 10대 사진가 코코 캐피탄 등)들을 불러 함께 심사위원석에 자리했다.

4월 21일 오프닝 파티와 함께 막을 연 이에르 페스티벌은 첫 번째 프레젠테이션으로 시작됐다. 남부 프랑스 특유의 화사한 햇살이 쏟아지는 텐트에 모인 심사위원과 기자들은 오전 내내 차례로 후보들의 프레젠테이션을 경청했다. 올해 후보는 일본 출신 네 명, 핀란드 출신 세 팀, 프랑스 출신 두 명 그리고 스위스 출신 한 명. 일본 기자의 표정이 유난히 뿌듯했다. “문화복장학원 출신이 두 명이에요.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4월 21일 오프닝 파티와 함께 막을 연 이에르 페스티벌은 첫 번째 프레젠테이션으로 시작됐다. 남부 프랑스 특유의 화사한 햇살이 쏟아지는 텐트에 모인 심사위원과 기자들은 오전 내내 차례로 후보들의 프레젠테이션을 경청했다. 올해 후보는 일본 출신 네 명, 핀란드 출신 세 팀, 프랑스 출신 두 명 그리고 스위스 출신 한 명. 일본 기자의 표정이 유난히 뿌듯했다. “문화복장학원 출신이 두 명이에요.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자신의 컬렉션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에서도 각자의 개 성이 엿보였음은 물론이다.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꼼데가르쏭 재단팀 출신의 쇼헤이 기노시타는 친구의 입을 빌려 자신의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고자 두 번씩 거듭 말했다. 퇴근 후 자신의 부엌에서 금속 절단기를 사용해 소재를 태우고 잘랐다는 이야기. 옷 안에 심장박동에 맞춰 빛을 내는 전기 시스템을 완성한 프랑스 출신의 클라라 다귄은 디자이너라기보다 스탠퍼드 대학의 공학도를 연상시켰고, 사회복지사에서 프로 포커 플레이어 그리고 다시 패션 디자이너로 변신한 핀란드의 롤프 에크로스의 곡절 많은 인생사를 듣는 순간엔 모두 웃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컬렉션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에서도 각자의 개성이 엿보였음은 물론이다.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꼼데가르쏭 재단팀 출신의 쇼헤이 기노시타는 친구의 입을 빌려 자신의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고자 두 번씩 거듭 말했다. 퇴근 후 자신의 부엌에서 금속 절단기를 사용해 소재를 태우고 잘랐다는 이야기. 옷 안에 심장박동에 맞춰 빛을 내는 전기 시스템을 완성한 프랑스 출신의 클라라 다귄은 디자이너라기보다 스탠퍼드 대학의 공학도를 연상시켰고, 사회복지사에서 프로 포커 플레이어 그리고 다시 패션 디자이너로 변신한 핀란드의 롤프 에크로스의 곡절 많은 인생사를 듣는 순간엔 모두 웃을 수밖에 없었다.

프리뷰가 끝나자 모두 옥상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자연스럽게 심사위원, 기자, 후보가 모여 점심 식사를 즐겼다. “이곳에 다시 돌아오게돼 너무 행복합니다. 그리고 뿌듯합니다. 패션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배우기에 이보다 더 아름다운 환경은 없죠.” 완두콩과 연어 등이 담긴 점심 식사를 즐기던 줄리앙 도세나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번 후보들에 대해 더할 나위 없이 만족합니다. 패션에 대한 신선한 접근과 놀라운 의문점을 지닌 디자이너들이에요.”

프리뷰가 끝나자 모두 옥상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자연스럽게 심사위원, 기자, 후보가 모여 점심 식사를 즐겼다. “이곳에 다시 돌아오게돼 너무 행복합니다. 그리고 뿌듯합니다. 패션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배우기에 이보다 더 아름다운 환경은 없죠.” 완두콩과 연어 등이 담긴 점심 식사를 즐기던 줄리앙 도세나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번 후보들에 대해 더할 나위 없이 만족합니다. 패션에 대한 신선한 접근과 놀라운 의문점을 지닌 디자이너들이에요.”

이어진 프로그램 역시 후보들과의 일대일 만남. 슈퍼마켓에서 버린 포장지와 꽃집에서 버린 꽃을 옷으로 재탄생시킨 핀란드의 듀오 한느와 안톤 팀은 특히 인기였다. 21세기 스타일 히피를 연상시키는 그들을 보자 누군가는 핀란드 패션의 미래를 점치기도 했다. 또 런던 세인트 마틴 스쿨을 졸업한 와타루 도미나가는 꿈이 뭐냐고 묻는 나에게 “취업하고 싶어요!”라고 외쳐 웃게 만들었다. “크레이그 그린 수하에서 일한다면 저와 잘 맞을 것 같은데, 혹시 잘 아시면 소개 가능할까요?” 비엔나에서 패션을 공부하는 유헤이 무카이는 K-팝을 좋아한다며 자신의 옷이 어울릴 만한 한국 아이돌 가수 이름을 내 앞에서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진 프로그램 역시 후보들과의 일대일 만남. 슈퍼마켓에서 버린 포장지와 꽃집에서 버린 꽃을 옷으로 재탄생시킨 핀란드의 듀오 한느와 안톤 팀은 특히 인기였다. 21세기 스타일 히피를 연상시키는 그들을 보자 누군가는 핀란드 패션의 미래를 점치기도 했다. 또 런던 세인트 마틴 스쿨을 졸업한 와타루 도미나가는 꿈이 뭐냐고 묻는 나에게 “취업하고 싶어요!”라고 외쳐 웃게 만들었다. “크레이그 그린 수하에서 일한다면 저와 잘 맞을 것 같은데, 혹시 잘 아시면 소개 가능할까요?” 비엔나에서 패션을 공부하는 유헤이 무카이는 K-팝을 좋아한다며 자신의 옷이 어울릴 만한 한국 아이돌 가수 이름을 내 앞에서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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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콘테스트 외에도 프로그램은 다양했다. 줄리앙 도세나는 파코 라반의 아카이브 의상과 자신의 디자인을 섞어 간단한 전시를 준비했고, 특별 심사위원인 사진가 윌리엄 클라인도 예전 작품을 바탕으로 전시를 마련했다. 여기에 대형 브랜드의 경영진이 패션의 미래를 두고 토론하는 컨퍼런스, 사진가들의 크리에이티브 클래스 등등. 그런가 하면 공식 후원 브랜드인 샤넬은 빌라 노아유 옆에 자리한 작은 샤토에 르마리에(깃털 전문 공방)와 르사주(자수 장식 공방)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해변 창고에서 열린 패션쇼. 디자이너들은 처 음으로 자신의 옷이 런웨이를 걷게 된다는 사실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대부분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다른 후보들과 달리 엄마가 어시스턴트 역할로 함께 이곳에 온 스위스 출신의 클레멘틴 쿵은 처음으로 자신의 옷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순간을 잊지 못할 거라고 고백했다. 다른 디자이너들 역시 마찬가지. 피날레를 위해 모델들의 손을 잡고 런웨이를 춤추듯 뛰는 그들은 충분히 즐거워 보였으니 말이다. 반면 심사위원과 기자들에게 있어 패션쇼는 자세히 살펴본 옷을 좀더 객관적으로바라볼 수 있는 기회였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해변 창고에서 열린 패션쇼. 디자이너들은 처음으로 자신의 옷이 런웨이를 걷게 된다는 사실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대부분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다른 후보들과 달리 엄마가 어시스턴트 역할로 함께 이곳에 온 스위스 출신의 클레멘틴 쿵은 처음으로 자신의 옷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순간을 잊지 못할 거라고 고백했다. 다른 디자이너들 역시 마찬가지. 피날레를 위해 모델들의 손을 잡고 런웨이를 춤추듯 뛰는 그들은 충분히 즐거워 보였으니 말이다. 반면 심사위원과 기자들에게 있어 패션쇼는 자세히 살펴본 옷을 좀더 객관적으로바라볼 수 있는 기회였다.

끌로에 프라이즈는 핀란드의 한느와 안톤 듀오의 차지였다. 낭만적인 집시풍의 드레스가 유난히 아름다웠기에 대부분 짐작한 결과였다. 인기상 역시 예상대로였다. 스웨덴의 아만다 스바르트의 몫. 현대적이고 실용적인 옷이 이에르 주민을 사로잡았을 것이다. 그다음은 심사위원 특별상(원래 항목엔 없었지만 심사위원단의 주장으로 이번에 특별히 만들어진 상). 그 주인공은 역시 한느와 안톤. 꽃 배낭을 메고 나온 안톤이 믿기지 않는 듯 환호했다. 그리고 드디어 대상. 예상을 깨고 야자수 트로피를 손에 쥔 건 일본 출신 와타루 도미나가. 리버티 프린트 소재에 컬러풀한 플라스틱을 코팅하고, 대범한 컬러를 믹스한 남성복을 선보인 용기가 인정받은 듯했다.

끌로에 프라이즈는 핀란드의 한느와 안톤 듀오의 차지였다. 낭만적인 집시풍의 드레스가 유난히 아름다웠기에 대부분 짐작한 결과였다. 인기상 역시 예상대로였다. 스웨덴의 아만다 스바르트의 몫. 현대적이고 실용적인 옷이 이에르 주민을 사로잡았을 것이다. 그다음은 심사위원 특별상(원래 항목엔 없었지만 심사위원단의 주장으로 이번에 특별히 만들어진 상). 그 주인공은 역시 한느와 안톤. 꽃 배낭을 메고 나온 안톤이 믿기지 않는 듯 환호했다. 그리고 드디어 대상. 예상을 깨고 야자수 트로피를 손에 쥔 건 일본 출신 와타루 도미나가. 리버티 프린트 소재에 컬러풀한 플라스틱을 코팅하고, 대범한 컬러를 믹스한 남성복을 선보인 용기가 인정받은 듯했다.

심사위원장이었던 줄리앙 도세나가 가뿐한 표정으로 이번 심사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를 둘러싼 사람들은 모두 수상 결과에 대해 자신만의 의견을 쏟아내느라 바빴다. “저도 10년 전엔 대상을 차지하지 못한걸요. 이에르에 올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많은 걸 느낄 수 있으니, 그건 문제가 되지 않아요.” 도세나는 시무룩한 표정의 후보들을 위로하는 듯 말을 이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패션으로 하나가 되다니, 그것만으로도 아름답지 않나요?”

심사위원장이었던 줄리앙 도세나가 가뿐한 표정으로 이번 심사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를 둘러싼 사람들은 모두 수상 결과에 대해 자신만의 의견을 쏟아내느라 바빴다. “저도 10년 전엔 대상을 차지하지 못한걸요. 이에르에 올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많은 걸 느낄 수 있으니, 그건 문제가 되지 않아요.” 도세나는 시무룩한 표정의 후보들을 위로하는 듯 말을 이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패션으로 하나가 되다니, 그것만으로도 아름답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