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하던 중 “자기야, 잠시만! 나 화장실 가서 대변 좀 보고 올게”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부끄러워질 수 있겠죠. 연애 초기엔 단지 화장실에 너무 오래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민망할 수 있으니까요. ‘화장실 줄이 너무 길었다’는 괜한 변명이 목구멍까지 올라오곤 합니다. 실수로 방귀라도 뀌게 되는 날엔 이불 킥하기 딱 좋은 에피소드가 되죠.
게다가 아주 개인적인 생리 현상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하면 혹시 ‘상대방이 나에게 이성적인 매력을 덜 느끼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끝까지 참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랑과 믿음은 모름지기 진정한 친밀도에서 비롯되는 법! 동화 속 주인공들도 아닌데 생리 현상을 굳이 숨겨야 할까요?
이를 뒷받침하는 재미있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방귀, 볼일 등 생리 현상에 대해 솔직하게 터놓는 연인 사이일수록 더 오래, 더 사랑하며 만날 확률이 높다는군요.
호주의 한 데이트 사이트에서 1,000명이 넘는 고객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결혼 전의 커플이라면 서로 예쁜 모습만 보여줘야 할 것 같지만 결과는 예상과 반대였죠.
오히려 연인 사이에서 방귀를 자유롭게 뀔 수 있을 때 더 행복감이 높아진다고 응답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처음으로 ‘첫 가스를 분사’하는 순간이 더 빨리 다가왔죠. 그들에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평균 3개월이면 충분했습니다.
20~30대 커플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설문 조사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약 2개월에서 6개월 사이에 첫 방귀를 트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그 기간이 서로 ‘사랑한다’고 처음 표현하는 기간과 매우 일치한다는 점이죠. 사랑=방귀, 어느 정도 통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게다가 평균적으로 방귀를 트는 순간은 첫 성관계를 맺고 난 후부터 ‘사랑한다’고 표현하기 전, 그 중간의 애매한 시기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방귀를 트는 행위가 서로 익숙해지고 친밀해지는 단계 어딘가에 있긴 한가 보군요.
설문 조사 응답자 중 한 명은 “방귀를 트는 건 서로의 유머 감각을 이해하고 좀더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데까지 연인 관계가 진전되었다는 걸 말해주는 것 같아요. 거기서부터 서로의 생리 현상에 대해 좀더 편하고 재미있게 이야기할 수 있죠”라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관계에 빛을 더하는 작은 장애물이라고 밝혔죠.
응답자가 남자인지 여자인지에 따라서 답변은 또 갈렸습니다. 여성은 남성 앞에서 먼저 방귀를 트는 것을 상당히 불편해하거나, 본인의 성적인 매력을 떨어트린다고 인식하는 것에 비해, 남성들은 자신의 방귀 소리가 재미있다고 생각하거나 방귀를 트는 것 자체를 웃기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 전문가는 우습게 들릴 수도 있지만 ‘연인 사이에서 방귀를 트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당신이 연인 앞에서 편하게 방귀를 뀔 수 있다는 것은 서로의 관계에서 성 역할을 넘어서 자유롭게 그 이상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서로가 계속해서 단정하고, 예의를 갖춰야 한다는 의무감과 기대감에서 벗어날 수 있죠.”
이렇듯 상대방이 자연스러운 ‘사람’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연인 관계에서 필수적인 부분입니다. 언제나 좋은 일만 있을 순 없으니까요.
설문에 참여한 한 30대 여성은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방귀도 틀 수 없는 관계가 진짜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냄새 나는 악취를 받아들이는 것은 사랑하는 관계를 꾸며냄이나 공손함만으로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