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즈가 달라지는 마사지 장인 6
‘kg’만 몸매를 측정하는 지표는 아니다. 수치로 표현하긴 어렵지만 주무르는 손맛 또한 보디라인을 춤추게 한다. 손길 닿는 곳곳에 부종과 셀룰라이트가 사라지는 마사지 테라피.
‘손맛’의 파급 효과 몇 년 전 다니던 청담동의 경락 마사지 숍은 원장님의 손맛 덕에 갈 때마다 민낯의 연예인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었다. 그중엔 비대칭과 하체 비만으로 유명한 모 여배우도 있었는데, 몇 달 후 몰라볼 정도로 라인이 정돈된 모습으로 행사장에서 마주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날 포털 사이트에 뜬 기사 사진엔 필사적으로 오른쪽 얼굴만 고집하던 그녀의 좌측 실루엣이 포착됐고, 성형수술을 의심하는 댓글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칼 한 번 대지 않고 살과 뼈를 다듬는 그녀의 노고를 알고 있는 내가 다 억울할 지경인데 그녀는 오죽했을까?). 그날 이후 아무리 바빠도 주 1회는 숍에 몸과 돈을 바쳤고 일생 처음으로 돌출된 날개 뼈로 찬란한 여름을 보냈다. 그때부터 나는 경락 마사지의 아웃풋에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김현수한의원 김현수 원장은 이러한 나의 맹목적 믿음에 공신력을 더한다. “우리가 지방이라고 믿고 있던 살의 기저엔 부종이 자리할 확률이 상당히 높아요. 특히 요즘 같은 과잉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은 몸속에 독소가 가득한 데다 신진대사마저 원활하지 않으니 찌꺼기를 배출할 여력이 안되죠. 부종, 셀룰라이트를 잡는 데는 스트레칭이나 수기 마사지가 효과적이에요. 부종만 잡아도 실루엣이 달라지지만 꼭 기억해야 할건 ‘꾸준함’입니다. 몸은 생각보다 회귀본능이 강하니까요.”
잘근잘근, 토닥토닥의 시간 “두피가 딱딱하네요. 얼굴을 슬림하게 만들려면 우선 두피부터 잘게 풀어줘야 해요.” 보통의 마사지 숍에선 두피를 서너 번 튕기는 동작이 늘 엔딩 시그널 같은 것이었거늘, 왜 두피부터 살피는지 묻자 벨라체스파 김은경 원장은 이렇게 답한다. “두피도 결국은 얼굴의 일부잖아요. 현대인들은 과도한 스트레스로 두개골을 감싸는 모상건막이 경직되고 나쁜 가스로 가득 찬 경우가 많아요. 마사지를 하다 보면 대다수 고객의 두피가 딱딱하게 굳고 팽창되어 있죠. 보세요. 두피의 모상건막과 후두부를 풀어주는 것만으로도 얼굴 부종이 빠지고 안색이 환해졌죠? 심지어 머리둘레도 줄어들었을 거예요.”
거울을 보니 광대뼈와 턱을 감싸고 있던 두툼한 볼륨감이 가볍게 줄어들고 톤도 환해졌으며, 탁하던 눈마저 한결 개운해진 걸 알 수 있었다. “얼굴에도 셀룰라이트가 있어요. 눈 밑과 광대 아래의 옴폭 파인 관료혈, 입가 옆 심술보, 턱 라인이 셀룰라이트가 주로 출현하는 요주의 부위예요.” 때론 지그시 누르고, 펌핑하듯 말아 올리기도 하며, 꼬집기도 하는 등 굉장히 리드미컬했지만 그 손길이 어찌나 부드러운지 스르르 잠이 찾아왔다.
‘잔스 경락법’으로 유명한 뷰티피아의 이경희 원장도 고급 술잔처럼 생긴 세라믹 도구를 쓸 뿐 어린아이의 피부를 다루듯 몸을 구석구석 신중하게 매만지긴 매한가지였다. “과거처럼 붓고 멍이 들도록 힘으로 밀어붙이는 마사지법은 배제하고 있어요. 혹시라도 아프면 참지 말라고 이야기하죠. 경혈 포인트와 근막을 부드럽게 지압하는 ‘미압법’만으로도 충분해요. 이때 흑운모와 맥반석으로 만든 세라믹 도구는 자극은 줄이고 타깃 부위에 더 효과적으로 작용하죠.” 마치 큰 붓으로 그림을 그리다가 얇은 붓으로 섬세하게 터치하듯 도자기의 모서리 면은 더 정확하고 날렵하게 포인트 지점을 공략했다. 처음 세라믹이 닿는 부위에 약간의 뻐근함이 느껴졌으나 뭉친 셀룰라이트와 근육, 근막이 흐물흐물하게 풀어질수록 고통은 사그라들었다. 마사지를 마치고 비포 & 애프터 사진을 비교해보니 약 1년 넘게 늘 자리에 머물러 당연히 살이라고 여기던 두툼한 겨드랑이의 부유방과 날갯살, ‘뒷구리 살’의 부피가 거짓말처럼 줄어 있었다. “집에선 아쉬운 대로 소주잔을 이용해도 괜찮아요. 단, 마사지 시작 전 윤활제 역할을 하는 오일이나 크림을 넉넉히 바르고 한 곳을 3분 이상 연달아 마사지하지 않는 것이 자극을 최소화하는 비결이죠.”
하지만 가벼움의 달콤함은 너무 짧았다. 다시 잡지 마감에 돌입한 지금, 내 몸매는 다시 스멀스멀 비포 사진에 가깝게 돌아가고 있으니까. “우리 몸의 모든 세포조각은 원래 상대로 돌아가려는 회귀본능이 강해요. ‘경락 요요’ 현상으로부터 자유로우려면 처음 2주 동안은 주 2회, 약 3주 후부터 주 1회 정도의 간격은 유지할 것을 추천하죠. 그리고 동시에 꾸준한 스트레칭과 셀프 마사지로 부스팅해주어야 합니다.” 김은경 원장은 조언한다.
Very Important Spots
림프나 근육을 아무 데나 어설프게 맡겨선 안 된다. ‘영자 맛집’만큼 어렵게 셀렉트한 효과 만점 마사지 숍 리스트.
벨라체스파
이곳은 지방과 근육, 근막, 자율신경계를 유기적으로 이완시키는 오행 경락 케어가 기본 철학인데, 가벼운 연소계 미압 마사지 동작만으로도 확연한 비포 & 애프터 효과를 볼 수 있다. 체외 충격파 치료에서 영감을 얻어 직접 개발한 음파 진동 기기로 케어를 받을 수 있는 점도 이곳만의 메리트다. 여배우들이 애정하는 대표 프로그램은 단번에 얼굴과 몸이 쫄아드는 ‘코르셋 케어’.
뷰티피아
마치 술잔처럼 생긴 세라믹 도구를 이용한 ‘잔스 경락법’으로 유명한 이경희 원장의 에스테틱. 특히 페이스 프로그램은 20대 아이돌부터 50대 중년 여배우들까지 즐겨 받기로 유명하다. 얼굴의 입체감이 살아나고 팽팽하게 리프팅되며 피붓결과 톤까지 좋아지는 1석3조 효과는 지난 10년간 동네 목욕탕 내 마사지부터 고급 호텔 스파까지 두루 섭렵한 내게도 경이로웠을 정도!
코어테라피
두개천골요법과 카이로프랙틱을 병행해 비대칭을 이루는 얼굴과 척추를 근본적으로 교정하는 테라피. 일반적인 카이로프랙틱에 비해 부드러운 압으로 골막을 이완시키는 게 특징. 실제 양악 수술을 염두에 둘 정도로 턱관절이 비대칭이던 고객들도 한 번만 효과를 경험하면 단골이 된다고 하니 비대칭과 두루뭉술한 얼굴 라인으로 고민이라면 이재훈 원장과 상담해볼 것. 100% 사전 예약제.
아이디병원 슬리밍센터
클리닉에 무조건 고통을 수반한 케어만 있는 건 아니다. 쿼트로핏은 진동과 열을 가미해 운동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셀룰라이트와 부종을 빠르고 정확하게 공략하는 마사지법이다. 고주파 패치를 붙여 지방을 예열한 뒤 정형외과에서나 볼 수 있던 진동파 기기로 자극을 줘 정체된 부종의 체외 배출 과정을 돕는다. 수기가 아닌 기계 마사지는 따뜻한 손맛은 없지만 더 정확한 목표치에 빠르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
마리꼬 에스테틱
프랑스의 에스테틱 업계 1위로 얼마 전 국내 첫 매장을 오픈한 곳. 뛰어난 가성비, 두툼한 볼살과 턱 라인을 끌어 올리는 안면 리프팅 효과로 업계 지인들 사이에 입소문이 났다. 마사지 테크닉과 프로콜라겐 성분 제품의 시너지 효과로 얼굴라인이 살아나는 동시에 피부까지 좋아져 예비 신부들의 D-7 케어로도 유명하다.
BLS클리닉
클리닉 시술은 물론 애프터 마사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긴장과 스트레스로 뭉친 두피의 근육과 신경을 풀어주는 일명 브레인 테라피가 유명하다. 스크럽과 마사지 다음 이어지는 귀와 목, 두피의 아로마 도자기 침은 탈모 예방과 두통 완화 효과를 준다. 편안한 손길에 두피를 맡기고 나면 얼굴까지 리프팅되는 드라마틱한 효과를 볼 수 있다.
- 포토그래퍼
- 김보성
- 모델
- 최정미, 유다빈
- 컨트리뷰팅 에디터
- 박세미
- 헤어
- 이경해
- 메이크업
- 김석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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