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로 간 사토리얼리스트
스콧 슈만은 스트리트 스타일, 스트리트 패션을 처음으로 정의한 사진가이자 스트리트 스타일 기록가로 지난 14년 동안 패션계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위치를 점했습니다. 수많은 팬과 추종자가 생겼고, 대륙을 넘나들며 사진을 찍었으며 세계적인 브랜드와 협업도 했죠. 지난달 그는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새 책 <사토리얼리스트: 인도>가 곧 출간된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새 책의 커버 사진을 공개하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대도시, 시골 마을, 패션 위크, 뮤직 페스티벌, 평범한 거리의 삶까지 모든 것이 이 책에 담겨 있어요. 인도의 활기찬 다양성과 진화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길 바랍니다.”
이 책에는 수십 년 동안 이어져온 인도에 대한 그의 애정이 담겨 있습니다. 책 머리말에는 이 책에 대해 ‘인도로 가는 길’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죠. 새 책에 대해 그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2008년 델리 패션 위크에 참석하기 위해 처음 인도를 찾았죠. 그다음부터 여러 차례 인도를 방문했습니다. 인도에 대한 책은 왜 내게 됐나요?
순전히 개인적인 이유입니다. 내가 인도를 좋아하기 때문이죠! 2008년 처음 방문할 때만 해도 난 전형적인 인도의 모습을 보게 될 거라 상상했어요. 하지만 내가 실제로 경험한 것은 그동안 책이나 잡지에서 본 어떤 것과도 달랐습니다. 겨우 한 번 가서는 인도에 가봤다고 할 수 없어요. 여러 번 방문해야 합니다. 더 많은 것을 알수록 호기심은 더 커졌어요. 그리고 2014년이 되어서야 이 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됐죠. 당시에는 책을 의식하지 않고 사진을 찍었지만 300페이지 중 그간 공개한 사진은 딱 10장뿐이에요.
인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나는 흔한 대도시가 되기 전에 그 다양성을 포착하고 싶었어요. 내가 본 인도에 대한 그 어떤 책과도 다르길 바랐죠. 그래서 동시대 인도의 모습과 전통적인 옛 인도의 모습을 동시에 담았습니다.
뭄바이, 캘커타, 고아, 코치, 조드푸르, 바라나시, 퐁디셰리, 찬디가르, 알시사르 등 인도 전역에서 촬영한 사진이 담겨 있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소나 경험이 있나요?
캘커타의 꽃 시장 한가운데서 촬영한 남자의 사진이 있습니다. 이른 아침이었고 그 남자는 얼굴에 반짝이를 뿌렸더군요. 그 이유를 물었더니 “멋지잖아요”라고 말하면서 미소 지었어요. 전혀 예상치 못한 대답이었죠.
뻔하지 않게 인도의 진짜 모습을 담아내는 방법은 어떤 것이었나요?
인도는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나라입니다. 목표는 그 다양성을 보여주는 거였어요. ‘인도는 이러이러한 나라’라고 가르치려는 게 아니었죠. 인도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담은 백과사전 같은 게 아니잖아요? 그저 나 자신을 수많은 다양한 상황에 밀어 넣고 마음에 와닿는 아름다운 것들을 찍었습니다.
인도의 외딴곳에서 그 동네 사람을 찍는 건 세계적인 패션 도시에서 사진 찍는 것과 어떻게 다른가요?
페루, 중국, 아프리카에서도 촬영한 적이 있기 때문에 별문제가 되지 않았고, 인도의 시골에서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어요. 언어가 장벽이 되기도 하지만, 난 보디랭귀지에 능하거든요. 그리고 일단 상대방이 나의 진심을 알게 되면 그다음부터는 물 흐르듯 진행됩니다. 가장 어려운 부분은 위험하지 않은 길로 안내할 수 있는 좋은 가이드를 구하는 거였죠. 농장이나 꽃 시장에 가고 싶었지만 여행객이 가는 뻔한 곳으로 데려가는 실망스러운 상황도 있었으니까요.
대상을 어떻게 선정하나요? 국경을 넘어 공감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시각적인 매력이죠. 그들의 성격이 외향적이든 내향적이든, 사교적이든 수줍음이 많든 간에 그들에게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표지 사진의 경우 자이푸르 교외 어딘가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헤어스타일, 선글라스, 담배… 내가 다가갔을 때도 정확하게 그 모습 그대로 앉아 있었죠. 사진을 찍을 때 놀라지도 않더라고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요. 그걸 말로 설명할 수는 없어요.
이 책은 스타일에 대한 책이 아니지만 당신은 인도의 거리와 패션 위크를 경험했어요. 당신의 인상은 어떤가요?
사람들은 인도 패션에 대해 말할 때 신나게 떠들어대죠. 하지만 너무 뻔한 이야기뿐이에요. 난 인도 패션에서 디자인을 구성하는 필수 요소를 다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원단, 색감, 패턴, 비율 같은 거요. 뭄바이 크로포드 시장에서 서로 어울리지 않는 마드라스 체크 패턴을 입은 한 무리의 남자들을 만난 적이 있는데,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그렇게 완성된 결과물은 정말 멋졌죠. 라야가다에서는 부분적으로 주름진 사리를 입은 여자의 사진을 찍은 적이 있는데, 그저 편해서 그렇게 한 거였지만 내 눈에는 마치 꾸뛰르 드레스처럼 보였답니다.
무엇이 당신을 자꾸 인도로 향하게 만드나요?
내가 인도에 가는 걸 좋아하는 이유는 다음번에 갔을 때 무엇을 발견할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본 걸 완전히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또 다른 층이 드러나죠. 모든 답과 함께 새로운 질문이 생깁니다. 매번 이번이 마지막 여행이라고 다짐하지만 한편으로는 다음에는 어디를 방문할지 생각하고 있죠.
- 시니어 디지털 에디터
- 송보라
- 포토그래퍼
- Courtesy of Scott Schuman
- 글
- Praachi Raniwa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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